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감금시설의 맨 끝방

ㅇㅇ(27.102) 2021.10.12 21:09:43
조회 58 추천 0 댓글 0
														

울려오는 알람소리에 기계적으로 일어나 반쯤 감긴 눈으로 CCTV 화면을 바라보았다.

각각의 화면은 교도소처럼 단단한 쇠문이 주욱 늘어선 복도와

차디찬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방들을 보여주고 있었다.

각 방에는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한명씩 들어있었다.

아직 침대에서 일어나지 않은사람.

어느새 일어나 CCTV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사람.

정신이 나간 듯 밤새 벽에 머리를 찧어 대는 사람.

그리고 모든 것을 포기한 듯 멍하니 앉아있는 사람.

몇 개의 화면을 골고루 살펴보고 아무 이상이 없다는 걸 확인한 나는

몸을 떨며 일어나 얼음처럼 차가운 물에 얼굴을 대강 씻어내어 정신을 차렸다.

피부도 푸석푸석하고 머리도 엉망이었지만 이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차피 밖에는 나가지도 못하니 그냥 저냥 지내자 생각하고는 식사 배급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곳에 식사가 들어오는 건 하루 세 번 정해진 시간.

억센 인상의 아줌마 한분이 한마디 말도 없이 외부로 통하는 커다란 철문에 난 작은 구멍을 열고 플라스틱용기를 넣어준다.

창문도 없는 이곳에선 그 철문이 유일하게 밖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었지만 내가 들어온 직후에 단단히 잠겨 절대 열리지 않았다.

앞으로도 몇 달간은 이 감옥 같은곳에서 적적하게 보내야 한다 생각하니 한숨이 나왔다.

느릿느릿하게 움직여 플라스틱 용기에서 음식을 꺼내어 나눠 담으며 처음 이곳에 온 그때를 떠올렸다.

어딘가에서 우연히 본 의심스런 전단지를 보고 찾아간 곳.

돈을 많이 준다는 문구에 홀려 찾아간 그곳은 아무것도 없었다.

“어이, 일하러 왔어?”

하지만 어디선가 나타난 인상 험악한 아저씨가 날 어느 지하 사무실로 안내했다.

“먹고 자고 하면서 3개월.

밖에는 못나가고. 할 일은 끼니때 사람들 밥 챙겨주는거랑 청소, 잡일.

그리고 사람들 감시하는 것 까지.

일이 쉬운 대신 컴퓨터나 휴대폰 같은건 안되고 여기서 보고 들은건 죽을때까지 비밀로 해야지.

헛짓거리 안하고 일 끝내면 1,500만원 현금으로 줄거고

일처리 맘에 들면 기분에 따라 보너스. 무슨 얘긴지 알겠지?

문제 생겼을 때만 비상전화로 나한테 연락주고.“

사장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지나가는 듯 무심하게 던진 말로 유추해보면

영화 같은데 나오는 불법 감금 시설인 듯 했다.

이곳에 갇힌 사람들은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1년까지 갇혀 있다고 한다.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대부분은 원한 때문에 누군가를 가두거나

어느 조직에서 문제 될 만한 사람을 잡아둘 때 사용하는 듯 했다.

너무도 위험한 일이었지만 돈얘길 듣는 순간 바로 결정을 내려버렸다.

그렇게 이곳에 들어와 일을 한지 삼주째.

들은대로 일은 그리 힘들게 없었다.

청소와 잡일이라 봐야 별거 아니었고 감시랍시고 멍하니 티비나 보며 간간히 CCTV를 쳐다보는게 고작이었다.

제일 큰 일은 하루 세 번, 용기에 담긴 음식들을 잘 배분해서 방에 갇혀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

티비에서 보던 교도소 배급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그리 간단치는 않았다.

문에 난 배식구를 열기만 해도 날 죽이겠다며 팔을 뻗어대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으니까.

처음 며칠간은 식판이 엎어진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후에 배식구 밖으로 손이 나올 때 마다 있는 힘껏 밟아주자 더 이상 그런일은 없었다.

다만 문 안에서 들려오는 무지막지한 욕설을 어쩔수 없이 들어야 했다.

이번에도 한바탕 난리를 치른 후에 복도 맨 끝방을 바라보았다.

저곳은 내가 올때부터 비어있는 곳이었다.

물론 안에 들어가 볼 수 없게끔 잘 잠겨있었지만

사장의 말에 따르면 내가 오기전 저 방에 갇혀 있던 사람이 죽은 모양이었다.

“드물긴 하지만 가끔씩 있지. 아주 독한 놈들.

왜인지는 모르지만 죽으려고 염병을 하길래 입을 천으로 막아버리고 꽁꽁 묶어뒀는데 그 천을 씨ㅂ어 삼켰어.

그대로 질식해 죽었지.

지금 있는 놈들은 그럴리 없지만 혹시라도 뭔일 있으면 바로 연락하고.“

사장은 아무 감정 없이 말했지만 난 그방을 볼때마나 뒷덜미가 저릴 정도로 오싹했다.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여전히 욕설을 내뱉은 사람의 방문을 힘껏 걷어차 준 뒤

내 몫의 식사를 챙겨서 자리로 돌아왔다.


‘쿵쿵쿵쿵’

벽에 기대어 졸고 있던 나는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떳다.

멀쩡하다가도 밤만 되면 발광을 해대는 사람들이 간혹 있었다.

이번에도 누군가 문을 두드리며 내보내 달라고 난리는 치는 모양이었다.

벌써 몇 번씩이나 있던 일이었기에 짜증을 내며 CCTV를 바라보았다.

각 방은 밤에도 작은 등 정도는 켜져 있었기에 안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모든 방 사람들은 별일 없이 얌전히 침대에 누워있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생각하던 그 순간, 다시 다급히 문을 두드리는 듯 한 소리가 들려왔다.

‘쿵쿵쿵쿵’

난 고개를 갸웃거리며 복도로 나갔다.

그리고 잠시 후, 소리의 근원지가 어딘지 알게 되었다.

멀리 보이는 복도 맨 끝방.

소리는 분명 그곳에서 나고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공포가 나를 덮쳐왔다.

이성은 저곳이 빈방이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오히려 그것 때문에 더욱더 공포스러웠다.

문은 흔들리는게 눈에 보일 정도로 안에서 힘껏 두들겨 대고 있었다.

그 방의 CCTV는 꺼져있었기에 안을 확인 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배식구를 열고 안을 들여다볼 용기도 나지 않았다.

난 계속 들려오는 소리를 무시한채 자리로 돌아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누웠다.

갇혀 있다 보니 머리가 어떻게 되버린 것일까?

철문을 두드리는 소리는 내가 두려움에 떨며 잠이 들때까지 계속 되었다.


tv다시보기 바로가기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논란보다 더 욕 많이 먹어서 억울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9/23 - -
이슈 [디시人터뷰] '더 인플루언서' 표은지, 귀여움과 섹시함을 겸비한 모델 운영자 24/09/26 - -
AD 라이즈 오브 킹덤즈 5주년 출항! 대한민국 승리를향해! 운영자 24/09/23 - -
904488 오바메양이 뽈차는놈이름이었어? [1] ㅇㅇ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4 0
904487 모바일 씹덕겜이랑 스팀 씹덕겜이 느낌이 다르긴함 텐붕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2 0
904486 쿠지 주얼 까먹고 있었네 ㄹㅇ 치에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0 0
904485 ㅋㅋ 난 씹레무과금인데 누가 돈내고씹레하지 ㅋㅋ [2] 뭉눅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41 0
904483 페스가 쩔어서그런가 한정확률 너무 낮아보임 [5] 楽園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52 0
904482 코로나는음성인데 감기기운올라오네 [4] 멜로로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9 0
904480 전 다 있지만 프로 풀콤 못쳐서 치치에치레 가기 부끄러움 쌍둥이자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2 0
904479 아 맞다 쿠지도 있네 녹색고블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5 0
904477 요즘 씹레 성희롱 마려운 큐트 3선발 [3] ㅇㅇ(138.199) 22.01.12 86 0
904476 유카짤 [1] Tick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4 0
904474 그래도 씹레최근에 쥬얼 잘벌려서 체리푸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6 0
904473 아카네쨩 새짤 [1] SaJeo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9 0
904472 지금 파면 하면 할 놈들있냐 [6] はにかみday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60 0
904471 혜자팩 제외 5만쥬엘 정도가 어느정도 안심가능한 선인거 같은 [2] 녹색고블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2 0
904470 유카짤보실분 [10]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53 0
904469 저도 치치자치레 못가요 [2] 만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7 0
904468 낚시나 캠핑 같은 취미도 돈 엄청 깨지는데 게임정도면 [2] ㅇㅇ(106.102) 22.01.12 21 0
904467 미래는 재작년에 몰아 쳐먹은기 크긴했다 [1] 센카와치히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6 0
904466 아니 쿠키 삭제했더니 차단목록까지 날라가버렸네 [16] 하야미카나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75 0
904465 천장 200이면 한정 3개 다 따려면 실질 400 되는 게 아닐까 [3] vivid16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9 0
904464 섹스는 게임의 5배, 도박은 섹스의 Karn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2 0
904463 시발 2마츠리 에이티식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9 0
904462 싱글겜 팍팍 사도 어지간한 취미보다 돈 덜 들긴 함 [4] ㅇㅇ(119.194) 22.01.12 44 0
904461 고닉 다쟈레성인 [2] ㅇㅇ(58.233) 22.01.12 49 0
904459 정의(웃음)당 개발살 나서 심씨 정치 접을 듯 ㅋㅋ [3] ㅇㅇ(39.112) 22.01.12 72 0
904457 천장 쳐도 3060ti도 못사는데 ㅋㅋㅋㅋ Ticki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8 0
904456 [핫산] 노래방에서 방을 헷갈려 트라프리 방에 들어온 토오루. [8] 하야미카나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403 34
904454 램쥐버거궁금하긴하네.. [4] 楽園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6 0
904453 어씨발 설마 씹레 더 큰 버그 찾은건가 [5] PC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75 0
904452 이번 씹타 한정스카웃도 안샀음 50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8 0
904451 기우제 겸 스알스카우트 몇장 털었다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2 0
904450 저런거보니까 희망가지게되는데 설탕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4 0
904449 대부분은 여러분의 절제심 문제입니다 [4] 카레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41 0
904448 뭔 역이름이 아니라 기업단지같네ㅋㅋㅋ [2] 유우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4 0
904447 아직 2번 밖에 무료연느와르는 시도못했으니 녹색고블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8 0
904446 게임이 의외로 돈 적게드는 취미던데 [3] ㅇㅇ(223.38) 22.01.12 46 0
904445 아이로슷 아이로슷 아이로슷유 회색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7 0
904444 씹레 천장좀 낮춰주거나 가챠한번당 비용존 낮춰줘 체리푸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3 0
904443 40연챠면 16램 두개와 1000와트짜리 파워를! 센카와치히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9 0
904442 특화일치가 그 보컬은 보컬특화 하고 단수는 단수특화 들고오라는거 아님? [1] 군라이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6 0
904441 탱크싫은이유 [1] ㅇㅇ(119.194) 22.01.12 20 0
904440 엥 라파방 특화 맞춰야대? [1] 설탕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4 0
904438 꽁돈생겼는데 다음블랑때 비줠참 천장으로 데려올까 [3] ㅇㅇ(211.219) 22.01.12 34 0
904437 저는 하루나오면 쌩천장치거나 도망자가돼야함 버닝버스터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18 0
904435 느와르는 진짜 유독 건지지를 못해 [2] 녹색고블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41 0
904433 90년대 게임 좀 파보고 있는데 ㅇㅇ(119.194) 22.01.12 33 0
904432 라파방 할때 특화일치시켜 오라는거 이해 못해서 [3] 군라이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39 0
904428 무료연 망해도 1도 타격 없는 이유 ㅋㅋ [2] 카레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74 0
904427 사실 천장도 천장 나름이라 [1] 회색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26 0
904426 씹레 천장 200되면 생기는 일ㅋㅋ [1] 유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12 53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