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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메인디쉬 두 상자, 에피타이저 한 상자앱에서 작성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6 21:51:49
조회 1264 추천 25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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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빛 아래에서 그보다 겸손한 불빛들이 하나 둘 자리를 비켜주는 시간. 그 점잖은 분위기에도 눈치없이 들떠 여전히 빛을 거두지 않은 한 편의점이 있었다.
  하지만 만일 언짢음을 느낀 달빛이 직접 항의를 하러 내려올지라도 이 편의점이 들떠있는 이유를 알게 되면 그대로 자리를 떠남이 예의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무도 부드러운 달빛 아래 누구보다 들떠있는 이 커플을 탓할 수는 없을 것이기에.

  그만큼 들뜬 기분을 알기에 나는 치요코에게 미안해서 안절부절 못 하고 있었다.

  "미안, 내가 미리 준비해놨어야 하는데 중간에 이렇게 나오게 만들고..."

  "저도 준비 안 했으니까 쌤쌤이라구요 프ㄹ.... 흠흠"

  이제와서 세삼스럽지만 치요코가 이런 모습으로 발견되었다간 수많은 사람들을 실망하게 할 것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은 치요코를 귀엽고 순수하고 티 한 점 없는 아이돌로 알고 있을 테니까. 물론 그 생각은 조금도 틀림없는 보편타당한 사실이다. 그러니까, 나만 제외한다면 말이지.
눈 앞에 있던 순진무구한 소녀가 내 여자가 된 지가 언젠데, 변장한 치요코의 모습을 보며, 그리고 조금 전까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입을 움직였다.

  "고마워, 그래도 사과하고 싶..."

  그러자 치요코는 내 옆구리를 툭 치더니 불만스럽게 속삭였다.

  "됐으니까 빨리빨리 사고 돌아가자구요!"

  이번에도 쓸데없이 말을 많이 한 것 같다. 빨리빨리 돌아가잔 의견엔 나의 온 몸이 동의하는 바였기에 먼저 달려나간 치요코를 쫓아 서둘러 움직였다.

  "이쪽! 이쪽에 있어요!"

  치요코가 먼저 발견해서 나를 부른 곳에는 콘돔이 종류별로 나열되어 있었다. 나보다 먼저 여길 발견해서 부를 정도가 되다니, 내 가르침이 헛되지 않았구나.
  짧게나마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카운터 쪽에서 힐끔힐끔 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설마 치요코를 알아 본 건가? 순간 그 시선에 불안을 느꼈지만, 남자 점원의 시선이 치요코의 어깨에 닿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헛웃음이 나왔다.
  조금 전에 급하게 옷을 챙겨입고 나와서 치요코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 치요코의 어깨에 브라 끈이 상당하게 비져나와 있었다. 남자로서 저 점원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또한 남자로서 치요코를 내버려 둘 순 없었기에 나는 오른손을 들어서 치요코의 작은 어깨를 감싸쥐었다.

  "에? 골랐어요?"

  "아니... 아, 맞아. 이게 좋겠다."

  나머지 손으로 콘돔을 집어드는 내가 눈치챘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점원은 떨떠름한 표정으로 시선을 피했다. 자식, 넘 볼 만한 걸 넘봐야지.
  그렇게 한껏 우쭐한 기분에 빠져 콘돔 한 상자를 집어든 내 손 위로 치요코의 손찌검이 날라왔다.

  "여기 한 번 더 올 생각이에요? 정신 차려욧!"

  치요코의 조그만 손찌검이 아플 리가 없었지만, 괜한 폼 잡다 걸린 기분이라 마음이 조금 아팠다.
  치요코가 투덜거리며 같은 걸로 한 상자 더 집어들었고, 좀 겸언쩍어진 나는 조용히 계산대로 향하는 그녀와 함께 걸었다.

  "그런데... 그건 언제 집어 든 거야?"

  치요코의 손에 들린 작은 상자는 셋, 둘은 앞서 집어든 콘돔 상자였지만 나머지 하나는 과자였는데 나는 그것이 계산대 위로 올라가기까지 눈치채지 못 했다. 언제 봐도 귀신같은 솜씨라니까.

  "빼빼로에요. 가는 길에 먹으려구..."

  뭐 쵸코가 쵸코를 먹고 싶다는데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그런데 그러자 문득 나도 가는 길에 쵸코 한 입 하고싶은 기분이 들었다.

  "나도 달달한 게 땡기는데... 그건 너무 기다랗지 않나?"

  치요코가 동그란 눈으로 날 올려다 보더니 이내 배시시 웃으면서 빼빼로를 돌려다 놓고 뻬레로로쉐를 집어들었다. 물론 가장 많이 든 놈으로.



  계산을 마치고 나오는 길, 분명 선선하니 밤 산책 하기 좋은 날씨일 텐데 아직까지도 몸의 열기가 채 식지 않은 우리들은 바깥이 덥기만 할 뿐이니 빨리 호텔 방으로 돌아가 더 더워지고 싶은 모순적인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빨리 들아가자, 바로 앞에..."

  "돌아가는 길에 먹자고 했었죠?"

  역시나 치요코, 초콜릿이라면 참지를 못하는구나. 아직 돌아가는 길이었지만, 나 역시 눈 앞에 있는 쵸코를 무시하기엔 너무나도 달콤해 보여서 치요코를 향해 허리를 살짝 숙였다.
  그렇게 동그란 초콜릿을 문 채로 눈을 살포시 감고 기다리던 치요코의 입술과 나의 입술은 쵸코향을 풍기며 부드럽고 달콤하게 포개어졌다.

  우리의 에피타이저는 매우 달콤했다. 물론 그 뒤의 메인디쉬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싸이버거를 주신대서 모자란 한남력 쥐어짜서 써봤습니다.
못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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