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무성대 아이돌을 빨아온 사람의 서러움

어린이 · 2022.06.11 14:44:19

https://note.com/otakake/n/ncd119aa88fc5

얼마전 일웹에서 화제가 되었던 글

"10년간 좋아했던 캐릭터와 작별하고 싶지만 방법을 알 수 없는 오타쿠 이어기"

마음 가는대로 써제끼는 장문이니까 공감가는 동병상런 오타쿠만 읽어라

아니면 이런거 볼 시간에 치맥이나 하고 만화나 읽으면서 행복하게 살고

결론부터 쓰자면 아이돌마스터 신데렐라 걸즈를 더이상 따라갈수가 없는데 미련을 떨치질 못하겠으니 누가 대신 대가리 봉합좀 시켜달란 얘기임

내 담당 아이돌, 아니 캐릭터는 마츠야마 쿠미코임. 신데렐라걸즈 서비스 시작부터 있었고 간판캐릭터랑은 유닛 설정. 성우 없음. 10년간 빨면서 목소리 한 번 못들어봄.

어떤 캐릭터인지는 굳이 안쓰겠음. 궁금하면 찾아봐라 다 파악하는데 5분도 필요없거든.

내가 10년간 좋아했던 캐릭터는 결국 고작 그정도 캐릭터였던 거임. 음성도 없고 스토리도 한줌도 안되고 카드도 없고 굿즈도 없는거랑 마찬가지. 검색해봐야 결과 절반은 봇임.

응원하는 프로듀서도 없음. 아니 없어졌음.

그야 그렇지 아무 보상이 없는데

돈 쳐박아서 총선 투표 꼴아박은적도 있고 PR도 열심히 해봤음. 미오 인기에 엎혀가려고 미오랑 유닛인거 존나 어필도 해봄. 미오P들 입장에선 개 민폐였겠지. 지금 활동중인 P들 대부분이 있는 데레스테에선 언급조차 된 적 없는 내다버린 유닛이니.

그렇게 10년간 죽어라 프로듀서 활동 하면서 응원했고 아무것도 얻은건 없었음. 인기도 없고 순위는 최하위권. 그러니까 응원하던 P도 다 나가떨어지지

생각해보면 애초에 이제 다른 P한테 직접 홍보한다고 그게 먹힘? 이미 다른 훨씬 매력적인 폰겜에 유저 다 뺏기고 있는 중이라 P 숫자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 아닌가? 그릇 위의 파이 크기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거임. 근데 이제와서 내 아이돌도 위태위태한 판에 다른 아이돌에 관심 가져달라는게 먹힐리가 있을까?

아니, 난 절대 무리라고 본다. 10년묵은 캐릭터 공부할 시간에 처음부터 성대도 의상도 카드도 다 갖춘 새 캐릭터 빠는게 훨씬 효율적임.

그러니까 더이상은 희망이 없음

간간히 운영진 보기에 얘는 본전은 나오겠네 하는 애들 두셋이나 성대 받는거고 거기에 마츠야마 쿠미코가 들어갈 일은 절대 없음

뭐가 문제였을까

어필 포인트가 없다? 하긴 피아노를 잘 친다는 설정이지만 딱히 음대출신도 아니고 기껏해야 사운드트랙이나 깔짝거리는 아마추어중에서도 밑쪽에 들어가는 실력이겠지. 게다가 피아노 치는 아이돌 다른 애들도 넘쳐나고

쿠미코는 예뻐지려고 노력하는 아이돌임. 근데 그게 특징이라기엔 너무 애매함. 정신적으로? 음식? 화장품? 전부 다 한다고 묘사까지 있음. 근데 그게 특징인가? 심지어 이쪽으로 특화된 애들도 얼마든지 있음

쿠미코는 겨드랑이 보여주는 일러스트가 어필 포인트중 하나인데, 겨드랑이 보여주는 일러 하나 없는 아이돌이 있나? 결국 개성이랄게 없는거임

생각하면 할수록 얘는 그냥 아무 특징이 없음. 개성도 나이도 취미도 뭐하나 특이한게 없음. 아니라고 위로하지 마라. 담당이니까 더 잘 알수밖에 없음. 얘는 아무런 특징도 없고 어느 면이건 다 다른 캐릭터로 대체가능하다는 걸

그래서, 그러니까 공식도 헷갈려함

데레 공식은 섹시 딜리버리가 캐치프레이즈인 마츠모토 사리나랑 쿠미코를 헷갈린적이 있음. 한자변환 실수긴 할텐데 솔직히 존나 쓰리더라.

쿠미코는 다른 아이돌이랑 구별이 안 가는 캐릭터임. 특징도 없는 갈색 긴머리 혹은 롱헤어 캐릭터라면 관심없는 P는 다 구별도 안갈거임

근데 공식이 착각하는건 존나 아프더라.

마츠모토 사리나도 똑같이 성대는 없음. 똑같이 초기부터 존재하는 블루 나폴레옹 유닛 멤버임. 똑같이 갈색 긴머리에 가운데 가르마임. 그치만 사리나한테는 섹시 딜리버리라는 확실한 어필 포인트가 있음. 그래서 지지층도 아직 굳건함. 그러니까 사리나는 아마도 다음번에 성대 붙겠지.

그리고 쿠미코는 그런 캐릭터랑도 헷갈리는 존재임.

아프더라.

쿠미코는 아무것도 없음. 개성도 어필 포인트도 아무것도 없다고.

아프더라.

고고하게 아름다움이란 걸 추구하는 자세, 피아노는 좋아하지만 프로급은 아니라는 꿈과 실력 사이에서의 갈등, 이딴 건 아주 일부한테만 먹히는 포인트임.

나는 바로 그 부분에 꽂혀서 좋아하게 됐지만 남들한테까지 그게 먹힐거라곤 생각하질 않음

힘들다

내 주변 P는 전부 성대있는 아이돌 담당이고 라이브나 신곡 소식에 일희일비하는데 난 이제 그걸 쳐다보기조차 지침

옛날엔 좀더 평온한 마음으로 축하도 해주고 그랬지만 이젠 무리임

라이브 공지 굿즈 발매 이벤트 추가 이런걸로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하..좋겠네. 나랑은 평생 상관없겠지만...이런 원망밖에 안 생기게 됐음. 진짜 병신같지.

진짜로

다른 캐릭터를 좋아했어야 했음

좀 더 이 게임을 늦게 시작했어야 했음

너무 빨리 만났어 쿠미코를

그땐 음성 있는 캐릭터가 소수라 다같이 평등하게 음성이 없었음. 아니 사실 그때도 평등하긴 커녕 차별 쩔었지만 음성이 캐릭터 좋아하는 이유가 되진 않았으니까

좀더 늦게 시작했으면 나도 평범하게 음성딸린 캐릭터 빨았겠지. 그럼 쿠미코같은거 좋아할리도 없었을테고

음성이 있으면 있는대로 차별대우는 똑같다고? 응 근데 누구는 그 단계에 진입조차 영원히 못해. 내가 보기엔 그냥 다 똑같이 부러운 대상임

내다버린 엑스트라 아이돌, 그게 음성없는 아이돌에 대한 대부분의 유저들의 인식이고 그 사람들한테 나같은 고참들은 방해만 되는 존재임. 슬슬 음성없는 애들 정리좀 하란 소리 매번 듣고 어쩌면 운영도 눈치보느라 정리 못하는 거 뿐일지도 모름

나도 처음엔 그런 소리 들으면 빡치기도 하고 상처도 받고 그랬음

근데 지금은 그래도 될 거 같음. 아 제발 그래줬으면 좋겠다.

이제 10주년이잖아? 인기없는 애들 싹 정리하고 새 게임 내자고

음성 있는 애들로만 시작해서 신캐릭은 다 처음부터 음성 달고 내면 되잖아

제발 그래달라고

제발 이제 모가지좀 쳐달라고

이제 신카드도 정보도 아무것도 추가 안되니까 더이상 안 빨아도 된다고 해달라고

그럼 편해진다고

추억으로 남기고 끝낼 수 있다고

마츠야마 쿠미코가 좋음

아마 앞으로도 쭉 좋아할거임

근데 이제 너무 피곤하다. 다른 아이돌 부러워하는 것도 나올리도 없는 신카드 기대하는 것도 다 지쳤음. 마이너 아이돌 주제에 표 모아본다고 발악하는것도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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