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 영상은 생략한다. 지금도 기억에 의존해서 씀.

무용을 전공한 이들은 보통 어깨와 등이 펴져있어 상체가 안정감있고,

발레를 전공한 이들은 팔자 모양으로 발목을 돌려 중심을 확실히 잡은채

똑바로 전방으로 내딛는다.

영숙또한 마찬가지고.

체중에 비해 근육량이 되기에 보폭도 시원시원한 편이고

걸음걸이가 빠른데, 또박또박 걷는 느낌이다.

걸을때 필요없는 팔 동작이 없지만, 팔과 어깨가 제어된 상태다.

상철은 운동하던 학창시절과는 달리 오랜동안 책상작업을 해 온 탓에

상체가 좀 구부정하고 거북목이며 팔이 별로 움직이지 않는다.

걸음걸이가 성큼 성큼 걷는 느낌이다.

마치 육중한 공룡이 달려가는 느낌 같은 것.

보통 아스퍼거 기질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특이한 걸음걸이인데,

다양한 관절에 동시에 제어신호가 들어가는게 힘들기 때문이다.

걸음걸이는 어색해도 춤은 제법 리드미컬하거나 우스꽝스러워 재밌을 수 있고,

일시적인 힘을 끌어내는 격투기 동작이나

높이뛰기 같은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연속된 변화동작은 그럴듯하게 해낼 수도 있다.

( 한 손 피아노는 그럭저럭 치더라도 드럼 연주는 힘든식 )

심각하게 운동능력에 문제가 있는 아스퍼거들이 아니면,

어렸을때 자신의 운동능력에 답답함을 느껴 운동에 빠지기도 하지만,

사회에 나와 당장 필요없게 되면 운동습관이 사라지곤 한다.

사소한 것들에서도 자신이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당연스럽게,

당차게 행동하는 영숙의 모습을 관찰하며

상철이 또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