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잘못이 없다. 악의를 가지고 행동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린 어린이를 '순수악'이라고 부른다. 선과 악의 정의가 없는 순수한 형태지만 세상에 의해 악으로 평가받을 뿐이다. 옥순도 마찬가지다. 옥순은 아무 잘못이 없다. 옥순은 결코 악의를 가지고 상대방을 대하지 않았다. 

옥순은 연애를 10년 동안 쉬었다고 말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연애 시장에서의 자신의 가치는 끊임없는 거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당근마켓에서 치열하게 가격 네고를 하는 행위와 똑같다. 시장의 수요보다 비싸면 상품은 팔리지 않고 재고 창고에서 먼지만 쌓여간다. 어쩔 수 없이 눈높이를 낮춰서 가격 경쟁력을 높이면 다시 또 사람들이 몰린다.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연애시장에서의 현재 나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알게 된다. 그런데 시장에서 10년 동안 벗어나 있었다면 현재 가치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옥순이의 10년 전은 28살이다. 여자 나이 28이면 적지 않은 나이지만 그렇다고 또 엄청 많은 나이는 결코 아니다. 스튜어디스라는 직업적인 이점도 있기에 많은 남자의 대쉬가 있었을 것이다. 현재 나의 가치를 과거 28살 옥순에서 찾으면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여자는 나이가 들수록 겸손해지며 서른이 넘어가면서 많은 것과 타협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눈물을 머금고 현실적인 가격 재조정을 한다. 그러나 옥순은 그럴 기회가 없었다. 아직도 왕년의 잘 나가던 본인의 망령 속에 갇혀있기 때문에 '팀옥순'을 순수하게 외쳤던 것이다. 다른 여성들은 연애시장을 통해 현실과의 간극을 좁혔는데 옥순은 괴리감이 더 커졌다. 

MBTI OKSN은 유독 내면에 집착한다. 왜 그럴까? 이것은 반대로 말하면 자신의 외면(행동)이 부정 당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보통 그 외면은 사회화되지 않아서 세상과 충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보자. A는 친한 친구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백화점에서 물건을 훔쳤다. 이때 사람들은 물건을 훔친 A를 욕한다. 하지만 A의 입장은 억울하다. 나는 친한 친구를 위해 선의의 행동을 한 것인데 본인의 진심을 세상이 몰라준다고 서운해한다. A는 이런 비슷한 행동을 꾸준히 반복하면서 세상과 부딪히는 좌절의 경험이 많아진다. 세상은 A에게 문제가 있다고 끊임 없이 말해줬을 것이다. 그러나 A는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 조언을 하는 대상과 연을 끊으면서 고립되어간다. 그러면서 "세상은 언제 나의 진심을 알아줄까? 같은 내면 타령을 시작한다. 이런 부분에 결핍이 있다 보니 피상적인 대화에서 상철이 본인의 내면을 봐줬다고 착각하고 혼자 사랑에 빠지는 악수를 둔다. 그 단편적인 대화에서 어떻게 내면을 바라볼 수 있을까? 옥순이의 마음이 그만큼 불안정했다는 신호다. 

OKSN 타입은 대부분 여자에게서 많이 관찰된다. 남자 중에 MBTI가 OKSN인 경우는 드물다. 왜냐하면 남자는 세상 속 나의 위치를 잘 파악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족한 것들을 메꾸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행동이 부정당하면 적극적으로 교정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여자는 아니다. 여자는 존재 자체로 가치가 있다. 특히 이십대 시절의 이쁜 여성은 본인이 무언가를 노력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대접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중심적인 OKSN 타입들이 많아진다. 평생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인정받아왔기에 자신의 조그만한 노력도 엄청 크게 포장한다. 옥순이는 영수와의 데이트에서 현숙을 이렇게 평가했다. "근데 그분은 노력 안 한 거일 수도 있잖아요" 현숙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다. 현숙이라고 노력을 안 했을까? 그러나 옥순은 현숙의 노력을 이해하지 못했다.

OKSN 타입은 동성 친구들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정확히는 비슷한 패턴으로 친구들이 나가떨어진다. 

1. OKSN이 순수악을 시전한다.

2. 주변 친구들은 그러지 말라고 OKSN에게 조언한다.

3. OKSN은 친구들의 반응에 슬퍼한다.

4. 친구들은 미안한 감정을 느낀다.

이것이 반복되면서 친구들은 도망간다. 그리고 OKSN은 홀로 남게된다. 그러나 이성 친구들은 많아서 OKSN 타입은 남사친들이 더 편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늑대 같은 남사친들은 호시탐탐 OKSN을 노리기만 할 뿐 진정한 친구가 되어주지 못한다. 이내 곧 OKSN은 다시 외롭다고 느낀다. 

OKSN 타입들에 대한 특징이 이것보다 더 많지만 구체적으로 파고들면 끝도 없기에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겠다. 정리하자면 순수한 어린아이와 같은 존재다. 이런 타입의 사람을 만난다면 동급의 어른, 친구로 보지 말고 보호하고 지켜줘야 할 어린이로 바라보는 것이 마음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