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기가 온 사람들은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런 감정도 지금은 느끼고 싶지 않기에 

일은 일대로 집중해서 하고, 퇴근후의 패턴은 똑같은 일상으로 지낸다. 아무런 일이 없었다는듯이 지낸다. 

상대를 미워하는 일 조차도 귀찮은 것이 바로 권태기다. 상대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는 개념은 아니다. 

이미 권태기가 오기 전에 연애에 감정을 너무나도 많이 썼으며, 그로 인하여 더이상 쓸 감정과 에너지가 없는 것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그만큼 움직여야 해서 에너지가 필요하듯이 누군가를 미워하는 것도 그만큼 생각을 해야 하고,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미간을 찌푸리면서 짜증도 내면서 '거지같아' 라고 말하면서 욕도 해야 한다. 

욕을 하려면 입을 움직여야 한다. 하지만 권태기는 이 과정은 귀찮은 것이며, 감정소모에 에너지를 쓰려고 해도

쓸 에너지가 없다. 

권태기가 온 사람들은 자기가 더이상 미친 사람이 되는 것이 싫어서 감정소모를 그만둔 것이다. 

권태기가 온 사람들이 감정소모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이처럼 연인 생각을 하면 

감정이 들쭉 날쭉 해서 미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그게 힘들어서 무감각해지려고 하는 것이다. 

헤어지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내 기분을 지금 풀어주지 않는 상대에게 기대하고 싶지도 않고 친구들에게 연인의 욕을

하면서 비련의 주인공 코스프레 하는 것도 싫다. 차라리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이 덜 미치는것 같아서다. 

그래서 무감각하게 지내는 것이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아서 감정이 다 식어서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연인에 대한 생각을 하면 자신이 미친 사람처럼 되는 것이 싫어서 그래서 권태기가 오면 증오하는것도 

미워하는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권태기는 연인에 대한 불만이 반복적으로 누적이 되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권태기는 화를 내지 않는다. 

그냥 지쳤다는 것만 차분에게 연인에게 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