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주 어릴때부터 갖고 있던 인형들이 신혼집에 있는데 워낙에 낡고 오래되었기도 하고 예쁘지도 않아서 버리자고 했더니 남편이 버리지 말라고 하더라

공룡, 거북이, 곰, 피카츄, 산타클로스 뭐 이런 인형들이었는데 한번 눈에 밟히기 시작하니까 점점 보기가 싫더라

그래도 남편이 아끼는거겠지 하고 1달쯤 참고 참아줬는데 친가 방문 문제로 사소하게 언쟁이 좀 있었음

남편은 출근하고 혼자 집에 남아있는데 갑자기 너무 억울하고 분하고 서러운거야

그래서 그 인형들을 다 의류 수거함 옆에 내다버렸음

그리고 저녁에 남편이 퇴근하고 자기방에 들어갔는데 인형들을 어디다 갖다 뒀냐고 묻더라

아내는 뒷전이고 인형이나 찾고 있는걸 보니 기가차서 다 갖다 버렸다고 하니 순간 애처럼 눈이 벌게지더니 엉엉 우는건 아니고 울면서 날 노려보더라

어제 이후로 한마디도 안하고 남편은 지금 출근한 상태임

남자가 애도 아니고 인형갖고 저러는걸 보고 있으니 이정도로 한심한 사람이었나, 내가 미쳤구나, 저런 사람을 어떻게 믿고 내 인생을 맡겨버린걸까 싶다.

대단한 문제도 아니고 인형 갖고 일이 이렇게 전개되니 진짜 황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