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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지나고 보니 주인공은 삼남매고 구씨는 장치였구나모바일에서 작성

ㅇㅇ(39.7) 2022.06.08 14:07:54
조회 5664 추천 102 댓글 17

뭔가 전체를 관통하는 메세지가 있는 것 같은데 스토리와 결부해서 머릿속에서 정리가 안 돼서 계속 곱씹었는데
기정 창희 미정이 메인 인물들이고 구씨는 미정이의 해방을 위한 장치로 보면 더 깔끔하게 이해되네.

-기정 : 받는 여자. 내 남자면 희생도 마다않고 남자를 지키는 여자인데 그 진돗개같은 사랑을 줄 남자가 없어서 괴롭다. 결국 자기가 정말 좋아하지만 상당히 큰 고난과 희생이 필요한(미친 시누이가 있고 애가 딸린)연하 이혼남을 만나서 역시나 고난을 겪지만 결국 자신의 성향과 선택대로 고난의 사랑을 이어가기로 받아들임.

-창희 : 좋은 차, 비싼 유모차를 몰아야하는 여자, 돈, 서울살이 등 세속적인 성취를 열망하지만 그 어느 것도 맘대로 되지 않아 불만에 가득차 투덜대며 삶. 직장 생활 중 자신이 하고픈 걸 다 하는 정선배를 보며 그 결과는 부럽지만 그런 인간은 될 수 없기에 괴로워한다. 직장을 때려친 후에는 사업을 벌여 대박을 치기 직전의 순간에 여친의 전남친의 임종 몇시간을 함께 있어주기 위해 스스로 사업을 포기함. 이후 빚을 갚기위한 피말리는 시간을 지나며 갈피를 잃고 살아가다 우연한 계기로 예전부터 자신의 인생이 가리켜왔던 다른 길이 있었다는 걸 깨달음. 창희는 세속적 욕구를 채우는 행동보다 외롭게 가는 사람을 위하고 지키는 일을 자연스럽게 수행해왔고, 양심과 인간적 도를 지키며 사는 사람인데 그간 세속적 성취를 목표로 살아오니 잘 안 되고 불행할 수밖에 없었지.

-미정 : 일련의 연애에서 늘 개새끼를 만났고, 그 연애에서 상대와 자신의  낫고 모자름을 재고, 또 준 사랑만큼 돌려받는 것에 목매며 고통받아왔음. 미정은 사람을 미워하고 바닥을 드러내고 다투는 것을 어려워하는 자신의 성격상 고통의 근원이 사랑을 계산적으로 주고 또 그만큼 받길 기대하다 원망하는 것에 있다고 보고 계산 없이 순수하게 주기만 하며 행복해하는 무조건적 사랑(추앙)을 한다면 자존감이 무너지는 일 없이 사랑하고 마음을 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함. 그래서 마음의 상처로 쓰레기가 되기 직전의 동네 알콜중독자 구씨에게 추앙 관계를 제안함. 구씨는 추앙을 받고 상태가 좀 올라오니까 훌쩍 미정을 떠나버리지만 미정은 애초 마음먹은대로 이를 악물고 구씨를 원망하지 않고 되려 축복함. 그리고 구씨가 돌아왔을 때도 진정 ‘큰 사람’이 되어 원망없이 구씨를 사랑하며 마음을 온전히 채우고 미정이의 이런 행동은 자신 뿐 아니라 상대까지 해방으로 이끔.

+구씨 : 구씨는 삼남매에 비해 일반적이지 않은, 더 극적인 인물 설정이 들어가있는데 이건 구씨가 미정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여주기위한 대상으로 설정돼서 그런거 아닌가 싶음. 그래도 구씨의 해방을 보면,
예민하고 섬세하고 여린 성격에 인간의 밑바닥을 보는 직업을 갖고 거친 가면을 쓰고 15년을 살다보니 인간 혐오+분노과잉+만성적 우울+알콜중독 상태에 이름. 그러다 우연히 정착한 몇개월의 산포 생활 동안 자신에게  잘 맞는 (남에게 피해주지 않고 염치있고 성실하고 소심하고 묵묵히 사는)사람들과 직업(피곤한 사람 상대 없이 혼자 묵묵히 작업하는)을 경험함. 산포에서 구씨가 밭일한 삯을 안 받겠다고 하는데 엄빠가 주려고 애쓰는 장면과 서울에서 가장 친한 현진이 형이 구자경 뒤통수를 깡통으로 때리고 돈을 들고 튀는 장면은 두 사회의 차이를 극명히 대조해 보여줌. 결국 구자경은 자신의 업과 삶의 방식이 자신에게 맞지 않아 자신을 좀먹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돈을 들고 튐(?)

결국 극에서 말하는 인간의 해방의 방법은 ‘생긴대로 사는 것’ 아닐까. 팔자대로 사는 거라고도 할 수 있는데.
자기 성향, 성격을 알고 욕심에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려 갈구하며 발버둥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생긴대로 사는 게 그나마 고뇌 고통에서 벗어나 자연스럽고 편하게 인생을 흘려 보내는 방법이라는. 아둥바둥 몸부림 쳐봤자 나 자신은 거대한 산처럼 쌓인 동전 중 하나만큼 작은 존재라는 걸 받아들이라고.
...
근데 개인적으로는 기정, 창희의 방식이 인간들이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취하는 가장 일반적인 타협, 받아들임이고 미정이 방식은 매우 높은 차원의 종교인이나 이룰법한 궁극의 이상적인 해방 방법 같음. 극에서 이런 해방법의 제시는 좋지만 사실 현실에선 쉽게 이룰 수 없는 경지고, 특히 나쁜 남자/여자 잘 만나는 일반인이 자기합리화하며 따라하면 인생 ㅈ되는 길이니 주의 요망. 이기적인 인간들은 방어막 없이 베풀려는 사람을 귀신같이 알아보고 붙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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