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피고인 신문 진행

배 전 대표·강호중 투자실장 간 통화녹취록 제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검찰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카카오 투자 담당 임원들이 검찰 조사 전 ‘입 맞추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배 전 대표와 강호중 당시 카카오 투자전략실장(현 카카오 CA협의체 사업전략팀장) 간 통화 녹취록을 근거로, 카카오가 하이브엔터테인먼트(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SM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것에 대한 법리 구성을 논의했단 것이다. 그간 카카오는 하이브와의 SM 지분 경쟁 상황에서 공개매수 기간 중 이뤄진 장내매수는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합의 제15부(부장판사 양환승)은 지난 16일 카카오 법인 및 배 전 대표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관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배 전 대표는 2023년 2월 SM 경영권 인수전 경쟁 상대방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할 목적으로 2400여억원을 투입해 SM 주식 시세를 하이브 공개매수 가격(12만원) 이상으로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 녹취록서 강 실장 “檢 질의 대비해 로직 외워야”···배 전 대표 “알겠다”

카카오는 2023년 2월 7일 SM과 사업 협력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그러나 다음날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가 카카오의 SM 지분 취득을 반대하며 SM을 상대로 신주·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신청을 낸 데 이어, 같은달 24일 카카오와 SM의 사업 협력 계약을 비판하는 하이브의 입장문이 발표되며 상황이 급변했다. 이 상황에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의 SM 주식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2023년 2월 28일 장내매수를 통해 SM 주식 4.9%를 확보했다.

그간 카카오와 배 전 대표는 이같은 카카오와 하이브 간 SM 지분 경쟁 상황에서 공개매수 기간 중 이뤄진 장내매수는 정상적인 경영 행위라고 주장해왔다. 통상 경영권 분쟁 상황이 종료되면 주가가 급등한단 점을 고려해 SM 주가 상승 전 저렴하게 산 것이지, 시세조종 목적은 아니었단 것이다.

이 가운데 진행된 배 전 대표에 대한 피고인 신문에서 검찰은 2023년 3월 14일 배 전 대표와 강 실장 간 통화 녹취록을 근거로 카카오 임원 간 검찰 수사에 대비한 ‘입 맞추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녹취록에서 강 실장은 ”리즈(김지예 카카오 투자전략팀장 상무)가 지금 로직을 이렇게 짜놨는데 괜찮을 것 같아요“, ”변호사님과 상의한 다음에 그 로직으로 가볼게요“, ”형님(배 전 대표)도 이제 외우셔야 해요. 검사들이 질의할 때(에 대비해서)“, ”리즈를 칭찬해주세요. 첫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 중요해요“라는 등에 대해 말한다. 이에 배 전 대표는 ”오케이“라며 ”로직대로 하자“고 답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수사에 대비해 지금 주장하는 것처럼 SM 주식을 장내매집해야 했단 이유를 만들어낸 것 아니냐“며 ”피고인 주장대로 원래 (SM 주가가) 폭등할 것으로 생각해 산 게 맞다면 김 팀장에게 ‘원래 당연한 건데 무슨 로직을 짜느냐’라는 반응이어야지, 검사가 질의할 때 대답해야 한다는 대화가 오가냐“고 추궁했다.

배 전 대표는 ”김 팀장은 장내매수 배경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변호사라서 나름대로 로직을 준비해 온 건데, 실제 (장내매수 배경이) 그랬기 때문에 ‘이건 원래 이거야’라고 했던 것“이라며 반박했다.

◇ 배 전 대표 ”카카오-원아시아, 경제적 이해관계 성립할 수 없어“

검찰은 카카오와 원아시아 간 공모관계에 대해서도 재차 추궁했다. 앞서 검찰의 핵심 증인인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 투자전략부문장은 배 전 대표가 지창배 원아시아파트너스(원아시아) 회장에게 1000억원 정도 SM 주식을 사달라고 요청했다며 배 전 대표가 지 대표에게 SM 산하 브랜드 마케팅과 굿즈 등의 사업을 지분 매입에 대한 대가로 사모펀드에 줄 수 있다고 했단 내용을 폭로한 바 있다. 검찰은 이 대화 이전부터 카카오와 원아시아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배 전 대표는 ”이 전 부문장은 거짓말을 구체적으로 한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일단 기업과 펀드 간 긴밀한 경제적 이해관계란 건 성립할 수 없다. MBK파트너스와 한국타이어의 오너가 서로 친구인데도 회사를 뺏겠다고 싸우지 않냐. 기업과 펀드는 긴밀한 이해관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원아시아가 SM 주식을 산) 이유를 몰랐는데, 증거자료를 보다 보니까 2021년부터 지 회장은 SM을 인수해 직접 경영하고 싶어 한 증거가 나왔다“며 ”2023년초엔 이수만과 경영진 간 싸움이 나서 그걸 보고 지분 확보하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다고 판단해 사기 시작한 것 같다. 그러다 하이브와 카카오까지도 지분 경쟁에 가세하니까 베팅액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당연히 펀드니까 수익을 얻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 투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공판기일엔 지 회장에 대한 피고인 신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檢, SM 주가조작 재판서 “카카오, 檢 조사 전 입 맞추기” - 시사저널e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검찰이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 시세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카카오 투자 담당 임원들이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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