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메카=이재오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 전장인 소환사의 협곡에는 오래된 논쟁거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레드 진영과 블루 진영 둘 중에 누가 더 유리한가죠. 이 논쟁은 롤이 출시된 이후 11년 동안 단 한 번도 끊기지 않았으며, 제대로 된 결말이 난 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난 27일, 이 논쟁의 끝을 알리는 소식이 하나 공개됐습니다.
그동안 블루 진영이 미묘하게나마 유리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죠.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북미 커뮤니티 레딧에 블루 진영 대포 미니언 사거리가 레드 진영보다 20이 길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처음에는 다들 긴가민가했으나, 실험을 진행해 본 결과 실제로 블루 미니언이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이며 결국 사실로 입증됐죠. 재밌는 것은 11년 전 롤 알파테스트 단계에서부터 이 현상이 발견됐었다는 점입니다. 이슈가 불거지자 라이엇게임즈는 해당 버그를 1주일쯤 전에 발견했으며, 최대한 빨리 수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저들은 대체로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치명적인 차이는 아니지만 똑같아야 마땅한 두 미니언의 능력치를 다르게 관리했는지, 밸런스가 무엇보다 중요한 AOS게임에서 이토록 간단한 문제가 11년 동안이나 고쳐지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죠. 페이스북 ID 서인석 님 "이 정도면 유저 농락인데", 김동현 님 "블루 팀 유리하다고 느껴진 게 단순 느낌이 아니었구나", 안태영 님 “앞으로 블루 팀 아니면 닷지” 등의 의견을 보면 알 수 있듯 다들 라이엇을 비난했습니다.
이를 버그가 아나리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유저도 있습니다. 게임메카 ID 악마이 님은 "하나의 개체에서 파생되는 애들인데 능력치가 조금 다르다는 건 의도적으로 조작을 했다는 건데?"라며 의심했으며, DIVINITY 님은 "저런 단순히 수치화된 능력치는 데이터에 정확히 명시되어 있을 텐데 버그라고 하는 것도 이상하다"라며 라이엇의 답변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재밌게도 대포 미니언의 능력 차이가 게임 내에서 극명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습니다. 롤 전적 사이트에서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10시즌 기준 개인 및 2인 랭크 게임에서 블루 팀의 승률은 50.6%입니다. 심지어 자유 랭크 게임에선 레드 팀 승률이 51.3%로 더 높기도 합니다. 근데 또 대다수의 유저들은 블루 진영을 선호하는 추세입니다. 대포 미니언의 비밀이 밝혀지기 전 한 게임 유튜브 '롤큐'가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참여 유저 중 92%가 블루팀이 유리하다고 투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어찌 됐건 이번 일로 라이엇게임즈는 체면을 제대로 구겼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운영하는 회사가 너무나도 초보적인 실수를 11년간 방치한 셈이니까요. 해당 버그는 조만간 진행되는 10.16 패치를 통해서 수정된다고 합니다만, 이번 사건으로 다른 부분까지 믿지 못하게 됐다는 여론을 가라앉히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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