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시쳇말로 \'한물 간\' 코미디언을 기억할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인기 있다는 개그콘서트도 같은 아이템으로 몇 번만 되풀이하면 욕먹기 쉽상인데요. 하물며 구봉서(이제는 할아버지 중의 할아버지군요) 백남봉, 지난달 작고한 장소팔 선생과 95년 작고한 그의 단짝 고 고춘자 여사.... 이런 분들의 이름은 다 옛날이야기죠. 5월 12일 이곳 전체출사를 마치고 종로로 가서 일하던 중이었습니다. 한 아저씨가 카메라를 든 저를 붙잡더군요. "저기... 이거 한 번 드셔보슈~!"  그가 내민 것은 군밤이었습니다.   산더미처럼 쌓인 군밤 앞에서, 뭉뚝하고 거친 손으로 건네는 군밤은 고소했습니다. "기자양반, 이거 사진좀 잘 찍어줄래요? 내 카메라는 영 맘에 안드네... " 필름 카메라를 보고 한말이었는데, 저는 그러마 하고 디카로 찍어드렸죠. 군밤 씹으면서 사진을 찍으면서도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했더니 명함을 건데주더군요. 명함에는 KBS 코미디언 이정표, 뒷면에는 이정표 푸드뱅크 프랜차이즈 사업부 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왕년에도 별인기 없었고, 지금도 거의 인기없는 코미디언 이정표 였습니다. 얼굴을 알아보지 못한 제가 좀 미안해지더군요. 이정표씨는 제손을 꼬옥(^^;) 잡으며 이렇게 말하더군요. "이번에는 꼭 성공해야 한다"고. 인물카드를 뒤져보니 이정표씨는 1991년 전국 만담경진대회에서 금상타고 공채로 KBS코미디언이 된 후 반짝인기가 있다가 그후에는 게임프로그램 도깨비역,  귀신역을 주로 맡았더군요. 옛 기사를 뒤져보니 그 인기 없는 10여년동안 그는 무료경로잔치와 이웃돕기 활동을 꾸준히 해왔더군요. 아무쪼록 힘들게 시작한 사업, 이번에는(!) 꼭 성공하시길 빕니다.^^ 이글 보시는 님들도 광고라 생각마시고 길에서 만나면 맛있게 드셔주시길...(자동으로 껍질이 까진다는 군요..^^;) 길어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