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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셔벳, 뜨거운 중동에서 나오다 !

nasi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8.08 11:14:18
조회 6936 추천 0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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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ason\'s Harbour by Patrick O\'Brian (배경 : 1813년 이집트) ---------------------

(잭은 임무를 띠고 이집트의 지배자인 투르크 태수(Bey)를 만나는데, 하필 때가 라마단 기간입니다.)

"태수께서 여쭙습니다.  뭔가 다과라도 드릴까요 ?"

"태수께서도 드셔도 될 때, 함께 셔벳을 마시면 기쁘겠다고 답해주시요."

"태수께서는 아크레에서 보나파르트를 무찌를 때 스미스 경과 함께 계셨기 때문에, 당신의 제복을 금방 알아보신다고 하시는군요."

(중략... 스티븐과 잭이 항구에 돌아와 관문에서 쉬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자네가 뱃일로 분주한 동안 난 그와, 또 그가 어린 시절부터 친하게 지낸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콥트교도(이집트의 기독교 일파)인 의사와 오후에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네.  그 신사분은 우리가 이집트 태수와 더 업무를 진행할 때 우리를 위해 일해줄 거라네.  게다가 그 신사분은 이 지역의 그리스 및 아르메니아 상인들과 선이 넓게 닿아있는데다, 정보에 대한 욕구가 아주 대단하더군.  이 경탄을 자아내는 셔벳을, 아마 천지 창조 이래 유일하게 시원한 음식이 아닌가 하는데, 한 주전자 더 시키고나서 내가 알아낸 바를 이야기해 주는 것이 어떻겠나 ?

(중략...)

셔벳은 냉기로 김이 서린 채 나왔다.  스티븐은 셔벳을 잔뜩 마시고는 말했다.  "알고보니, 그 갤리선의 화물에 대해서는 우리 정보가 정확했지만, 그 출발 시간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더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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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레옹의 포위군에 맞서 투르크군과 함께 생-장-다르크(아크레)를 사수하는 윌리엄 시드니 스미스 경...)



저 위에 언급된 대로, 나폴레옹이 이집트를 침공한 덕택에, 오스만 투르크는 일단은 프랑스와 적국이 되었고, 영국은 손도 안대고 투르크의 우방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덕분에, 영국은 지중해 동부에서 특히 여러모로 많은 이익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르크와 항상 으르렁거리며 전쟁을 벌이던 러시아도 영국이 바라마지 않던 우방이었으므로, 투르크와의 동맹이 영국에게 항상 이로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1807년은 영국 군사 외교 사상 최악의 한 해로서, 전에 나폴레옹 전쟁, 아르헨티나를 독립시키다 ! (http://blog.daum.net/nasica/6862444) 편에서 다룬 부에노스 아이레스 침공 건 뿐만 아니라, 투르크와의 관계를 단절시킨 영국군의 이집트 침공 사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나중에 다루기로 하고, 오늘 좀더 살펴보고자 하는 것은, 이미 짐작하셨겠지만, 저 셔벳(sherbet)입니다.  저 시대에 셔벳이 있었나요 ?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얼렸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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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초 이집트에 이런 것이 ?)



여러분은 각자 형편이 다르시겠습니다만, 현재의 여러분의 삶과 조선시대 왕의 삶 중 어느 쪽이 더 행복할 것 같으십니까 ?  제가 됨됨이가 모자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여름철에 에어컨과 냉장고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지금의 여러분이 조선시대의 왕보다는 더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조선의 왕은 이런저런 회의며 학습이며 제사며... 결코 일상이 자유롭지 못했다는...)

아시다시피 이집트는 더운 지방이고, 더운 지방에서는 뭔가 차갑고 시원한 것이 환영 받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당시 이집트는 굳건한 이슬람 국가로서, 알콜성 음료가 (적어도 겉으로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었지요.  그래서 다른 종류의 음료, 즉 차나 커피 같은 것들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알콜이라는 것도 알고보면 아랍에서 발견하고 아랍에서 이름을 붙인 것...)  아무튼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저 셔벳입니다.

셔벳의 어원은 중세 아랍어인 sharâb 으로서, 뜻은 그냥 \'마실 것(drink)\'입니다.  이것이 약간 변형되어 shabât가 되면서 무알콜성 음료수를 뜻하게 되면서, 인도와 페르시아 등지로 펴져 나가면서 sharbat가 되었고, 투르크어에서는 sherbet으로 불리다가, 그 발음 그대로 영어의 sherbet이 된 것입니다.  프랑스어로는 sorbet이라고 전해졌지요.  한마디로, 저 위 소설 속에 묘사된 것처럼, 셔벳은 중동의 음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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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사르밧, 즉 라임 셔벳입니다.)



그런데 이 셔벳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  오늘날 우리가 먹는 셔벳처럼 일종의 슬러쉬 비슷한 아이스크림(유제품이 안들어있거나, 적게 들어있으니 사실 아이스크림은 아니지요)의 일종일까요 ?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그냥 과일 쥬스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설탕물에 과일즙을 넣고 꽃잎, 허브 등의 추출액으로 향을 더한 마실 것이 바로 셔벳입니다.  당연히 시원하게 만들어서 마셨지요.  원래 술을 제외한 모든 마실 것, 즉 차나 커피 등을 당연히 뜨겁게 해서 마셨던 유럽인들로서는, 차가운 음료라는 개념 자체에 무척 호기심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설탕과 향료가 들어간 과일 쥬스를 싫어할 사람은 전혀 없을 겁니다.  특히 더운 지방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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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lab sharbat, 즉 장미향 셔벳입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대체 이집트같은 더운 나라에서, 냉장고도 없던 시절에 어떻게 셔벳을 차갑게 했을까요 ?  특히 저 위 소설 구절을 보면, 김이 서릴 정도로 차가운 셔벳이 묘사되어 있쟎습니까 ?

솔직히 말씀드리면 잘 모르겠습니다. 

셔벳은 인도에서도 꽤 인기있는 음료라서 (인도에서는 sharbat라고 불렸는데), 특히 무굴 왕국의 왕들이 좋아했다고 합니다.  인도도 이집트 저리가라 할 정도로 더운 나라이므로, 특히 차가운 셔벳이 인기였고, 권력의 정점에 있던 무굴왕들은 바로 옆(?) 동네인 히말라야로 사람을 보내 눈과 얼음을 가져오게 하여 일종의 냉장고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합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했던 우리 조선시대의 임금들도 동빙고와 서빙고, 두 개의 냉장고를 가지고 계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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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창녕에 있는 석빙고...  서빙고나 동빙고를 키워드로 검색했더니 순 아파트 사진과 지하철 역 사진만 나오더라는... 이것도 외국인이 외국 사이트에 올린 사진임)



하지만 이집트나 페르시아의 경우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오늘 날의 터키만 해도 겨울이 있는 나라고 높은 산이 있어서 겨울에 눈과 얼음을 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것 같지 않습니다만, 저 소설 속의 이집트 수에즈 항만 근처에서 가장 가까운 눈덮힌 산이 킬리만자로인데, 거기서 얼음을 가져올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습니까 ?  더군다나 셔벳은 중동 지방에서는 시장 길거리에서 파는 대중 음료였습니다.  인도에서도 셔벳은 코카콜라의 침공 이전까지만 해도, 부자나 가난뱅이나 함께 즐겨마시던 음료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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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의 침공에 맞서 일부 살아남은 인도 정통 샤르밧도 있답니다..)



제 생각에는 결국 셔벳이라고 다 똑같은 셔벳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왕후장상들이 마시던 셔벳은 히말라야든 아틀라스든 멀리서 가져온 혹은 겨울에 저장해놓은 눈과 얼음으로 차갑게 해서 마셨을 것이고, 서민들은 우리 조상들이 수박을 차갑게 하던 것처럼  그냥 시원한 우물물 또는 개울물에 절반쯤 담궈놓아서, 차갑다기 보다는 그냥 시원하게 해서 마셨을 것 같습니다.  막말로, 똑같은 500ml 생수 1병도, 편의점에서 파는 차가운 것은 비싸고, 마트에서 파는 냉각되지 않은 묶음은 싸지 않습니까 ?  결국 편의점에서 파는 것은 단순한 생수 뿐만 아니라, 차가움도 함께 파는 것이지요.  저 위 소설 속에 스티븐이 마시던, \'냉기로 김이 서린\' 셔벳은 어떻게 그렇게 차갑게 했을지 잘 모르겠군요.  스티븐은 왕후 장상이 아니라 한낱 외국인 군의관일 뿐인데 말이지요.

페르시아 쪽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yakh-chāl (약샬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뜻은 그냥 얼음구덩이로서, 이미 기원전 4세기 경에 페르시아인들이 만든 서빙고 같은 것입니다.  페르시아도 더운 사막이 많은 지방인데, 여기서도 당연히 여름철의 얼음 한조각은 모든 왕족들이 갈구하던 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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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zd 지방에 아직도 서있는 yakh-chāl 입니다.)



이 yakh-chāl은 겨울철 인근 높은 산에서 가져온 얼음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구조물입니다. 기본적으로 얼음은 땅 밑에 구덩이를 파고 거기에 저장하되, 그 위에는 진흙과 모래, 계란 흰자위, 석회, 염소털 등 희안한 재료를 섞어만든 sārooj 라는 특수 단열재 벽돌로 원뿔형 탑을 만들어, 그 밑에 있는 얼음이 녹지 않도록 단열을 하고, 또 바람의 힘으로 조금이라도 온도를 낮추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기술이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여름철 조금이라도 시원함을 맛보려는 인간의 의지는 꺾을 수 없는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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