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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짬뽕] 허름한 옛날식 통닭집 튀김옷 없이 튀겨낸 치킨 이도통닭 통구이

redgor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0.02.26 20:56:44
조회 14339 추천 0 댓글 77

 

웬만해선 들어가거나 시켜먹을 엄두를 내지못할 포스의 통닭집이 하나 있습니다. 이도통닭

한 3년전 신동양에서 거하게 마시고 2차를 하기위해 이 골목가를 누비다가

불이 켜져있길래 들어가 켄터키치킨에 맥주를 마셨는데 치킨의 맛이 보통을 넘어 기억해뒀던 집입니다.






 

 그때는 싸고 맛있고 숨겨진 맛집을 찾아다니는것을 취미삼을때가 아니어서 큰 생각 없었는데

어느 블로그에 맛집으로 소개가 돼 있는걸 보고...

아 그때 내가 먹었던 통닭 역시 잘하는 집이었구나 하고 생각했던...

 

메뉴판의 시각전달 소통방법은 캘리그라피.

글줄맞추기를 위해 접지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왠지 정겨운...






 

담배 맛있게 피우며 포스있고 과묵한 주인아저씨. 주문 들어가자 생닭 한마리를 들고 여기저기 칼로 정형합니다.

별다른 숙성이나 양념에 재움이 없어보였는데 조리된 닭에선 닭비린내나 장기보관의 흔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순환이 빠르고 좋은 닭을 쓴다는 방증인데 허름한 외관과 외진 위치를 놓고 봤을때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양배추사라다.

 

기억으론 제가 여서일곱살때쯤 엄마 아빠 저 이렇게 세 가족이 처음으로 외식을 갔었는데

그곳은 용남시장이 훤히 보이는 상가 2층에 위치한 통닭집이었습니다.

이 뻘건 케찹과 마요네즈에 버무려진 양배추의 정체를 묻자 아버지는 부연설명으로 미국김치라고 말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기름을 쭉 뺀 닭을 통에다가 통째로 튀겨낸 통구이

예전엔 전기구이를 했다고 들었는데...






 

반가운 비주얼이니 한컷 더. 




 

통째로 튀겨낸 닭을 살짝 찢어 내옵니다.

저는 튀김옷이 뭍혀진 닭을 튀겨낸 프라이드치킨을 먹었던 세대라 이러한 통닭은 생소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왠지모르게 어린시절 향수를 가득 불러일으켰습니다.

통에다 튀겨 통닭이라고 들은것도 같은데... 통째로 튀겨 통닭이겠죠...





 

닭의 껍질을 좋아하지 않아 물컹물컹한 백숙의 닭껍질은 거의 먹질 않고

프라이드 치킨도 두터운 닭껍질이 튀김옷과 분리돼 흐물거리면 떼어내버리는데

기름이 쪽 빠진 상태에서 바삭하게 튀겨진 이것은 껍질만 떼어 먹을 정도로 맛있고 고소했습니다.




 

통닭엔 생맥주.  예전에 가수 신해철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통닭과 치킨의 차이점 - 치킨은 얼음쪼가리 부셔넣은 콜라가 생각나고

통닭은 허름한 닭집에서 시원한 맥주 들이키는게 생각난다고 ㅋ

매우 적절한 비유라 생각됩니다 ㅋㅋ



 


맛소금...







바싹하게 튀겨진 닭다리

치킨은 물컹하고 <STRIKE>닭기름</STRIKE>육즙 질질 나오는것 보다 이렇게 바싹하게 튀겨져 깔끔한걸 좋아합니다.






 

다리는 하나씩 사이좋게








튀김옷 자체가 없이 생닭을 바로 튀겨내 닭튀김에 기름이 많이 스며있지 않습니다.

 

 

아주 어린시절에... 통닭과 관련된 잊혀지지 않는... 또렷하게 기억되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어린시절, 유치원때 통닭을 먹었던 기억이 있으니 5-6살 이전... 전 엄마등에 업혀 엄마 계모임에 따라간적이 있었습니다.

계모임 장소는 어느 이웃집이었고 그곳 큰 방에 모여있던 어른들은 상에 가득 차려진 음식을

저녁으로 드시고 계셨습니다. 저는 엄마 등 뒤에서 방 모서리 바닥에 있던 후라이팬에 남겨진

무언가를 혼자 맛있게 집어먹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본 어느 아주머니가 애기 먹을것좀 주지 왜 저걸 먹게 하냐고 모인 사람들이 다 들리게 큰소리로 말했고

부끄럼 많던 엄마는 웃으며 민망하다는 말투로 집에서 밥도 못멕여키우는것처럼 그런다고 먹지말라고 했습니다.

집에 돌아갈때 엄마등에 업혀있던 제게 계모임에 모였던 아줌마들은 집에가서 엄마에게 맛있는거 해달라고 하라고

놀렸고 어린 저는 영문도 모른채 그냥 엄마등에 얼굴을 파뭍고 있었습니다.  제가 맛있게 먹었던 그것은 전을 부치다보면

후라이팬에 남게되는, 흘러내린 반죽이 노릇하게 튀겨진 튀김 찌꺼기였었습니다.

 

그날 밤 늦게 엄마는 계모임에서 있었던 그 이야기를 아버지께 해드렸고 아버지는 많이 웃으셨습니다.

별 웃긴일도 아닌것 같았고 저는 그것이 튀김 찌꺼기일지언정 맛있었고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왜 엄마는 나의 그런 행동에 민망해하며 아버지는 왜 웃으시는지 이해할수 없었습니다.

 

다음날,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의 손엔 갈색 종이백이 들려있었습니다.

갈색종이엔 닭이 포크에 찔린채 접시위에서 김을 모락모락 내는 그림이 그려져있었고

손잡이는 흰색 플라스틱 끈으로 돼있었습니다. 안의 내용물을 꺼내자 은박지였는지 종이였는지

지금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무언가를 싸고있는 종이꾸러미가 나왔고 그 종이 꾸러미를 풀고

보이는 갈색 조각하나를 집어서 먹었더니 그때 그 튀김찌꺼기와 비견될, 아니 그것보다 더 맛있는...

태어나서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황홀한 맛을 경험했고 전 기쁨에 감탄사를 연발했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처음 먹어본 후라이드치킨(당시엔 켄터키치킨 혹은 통닭이라고 불렀음) 이었습니다.

그뒤로 아버지는 퇴근길에 종종 통닭을 사오셨고 그때마다 항상 기뻐하며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시절 기억을 쓰다보니... 그당시 퇴근후 집에 돌아오시던 아버지가 대문 안으로 자전거를 들이시곤

제게 웃으며 갈색 통닭종이백을 건네주시던 모습이 생각나 코끝이 찡해지네요..







 

맛있게 먹고나니... 분위기에 취한건지 맛에 취한건지 옛날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위치 : http://blog.naver.com/nokaruna/150080168910



별거없는 블로그
http://www.redgo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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