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슨 메뉴를 주문했나?
짤방에 보이는 \'어디 더 먹나 보자\' 안주와 맥주 3000cc 세트를 주문. 25,000원. 메인세트를 시키면
자체 샐러드바가 무료로 제공됨. 샐러드바에는 베이크드 빈, 황도, 튜나 샐러드, 바나나 등 맨 잡동사니만 가득해서
먹다가 남은 맥주 부어버렸다. 재활용하지 말라고.

2. 짤방 보니까 둘이 술자리 한 것 같은데, 맥주 3000cc를 시킨 것 보니까 맥주 좋아하나?
더위 해갈용으로 맥주 먹을뿐, 캐쥬얼한 모임에서 조차도 맥주 먹는 거 극도로 꺼린다.
맥주의 방광자극이 어느 누구보다 지나쳐서다. 특히나 이곳은 복층구조 호프집이었다. 1층에만 화장실이 구비된 구조.
1층까지 내려가서 화장실 갔다가 다시 계단으로 올라와야했다. 귀찮아서 에라이 잔을 퉁쳐버렸다.

3. 선술집 중 어느 곳을 즐겨가나?
나는 \'단골\' 보다는 \'뜨내기\' 체질. 이 곳 저 곳 모든 술집을 들쑤셔보는 게 내 바람이다. 미용실도 매달 바뀌지만 술집은
갈 때마다 다르다. 그나마 자주 방문하는 게 우리동네 모 술집. 이곳으로 말할 것 같으면, 소주 1병에 녹두전(5천 원)을
하나 시켜도 MSG 가득한 순두부찌개를 꽁으로 내놓는다.

4. 술자리에서 어떤 사람이 싫은가?
내가 뭔 말만 하면 반박해서 싸움유발하는 인간들. 꼭 술 먹을 때만 청승맞은 소리 해대며 미래지향적이기보다
과거회귀적으로 돌변하는 군상들. \'다음에 쏜다\' 며 뿜빠이 거부하는 족속들. 참이슬이나 쳐먹지 꼴깝떨고 청하, 매화수,
복분자주, 백세주 따위 시켜서 crazy bill 만드는 사람들. 남들보다 엄마 뱃속에서 고작 1-2년 일찍 태어난 걸로
유세떠는 종족들. 늦게까지 붙잡아 놓고 택시비 안 주는 병신들.

5. 술 먹고 남다른 에피소드가 있나?
때는 2년 전, 선후배간 술자리. 만사가 귀찮아 술 그만 먹고 집에 가자는 생각에
만취한 척 자작극을 펼쳤다. 그냥 개거품 물고 테이블에 엎드려 자는 척 했던 것. 내 작전에 모든 인간들이
말려들어 다들 나부러 이만 집에 가라고 했다. 작전은 성공한 줄 알았건만 다음날 한 선배가 "다른 사람들은 속아도
나는 못 속이지. 어제 너가 쇼했던 거 난 알았어." 라고 독심술 실력을 뽐내어 식겁한 기억이 있다.
내 주량으로는 어제 그만큼 안 취한다는 걸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었다. 쇼도 마음대로 못하는 세상.

글.사진.편집 = 김선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