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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종] <인천 화평동 세숫대야냉면거리> 생각

김선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8.24 17:14:19
조회 2638 추천 0 댓글 4









"외도를 갔다올까? 담양 죽녹원을 둘러보고 송강의 가사문학 발자취를 뒤돌아 보고 올까? 그것도 아니면,
영덕 강구항 가서 회 한 사발 치고 올까?"

시작은 그럴싸했다. 전국 9만 9538㎢ 면적을 다 둘러보는 버케이션을 즐겨야지라는 객기도 발동했다.
어째저째하여 두 여행객의 핀트가 어긋나버리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결국 여행시간은 하루 밖에 주어지지 않았고, 둘이 여름피서로 택한 지역이 인천으로 급조됐다.
"그래도 교통비 굳힌 걸로 쳐먹을 돈이 생기는 거잖아!" 라고 마스터베이션 하는 수 밖에.

지금부터 저주받은 인천시 맛집 테마 여행기 1탄으로 <화평동 생각> 이 시작된다. 화평동 거리는 오정희의 소설
<중국인 거리>에서 묘사하던 앤틱한 모습을 21세기에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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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화평하게 해주시옵소서."

화평하다는 말은 이럴 때 쓴다. 화목하고 평온하다는 의미를 지닌 화평한 동네가 여기 있다. 인천시 동인천역
근처에 있는 화평동이다. 세숫대야 냉면거리가 유명한 곳으로 서울에서도 \'화평동 세숫대야 냉면\' 체인점을 목도한
이가 꽤 있을 것이다. 그 화평동이 사실은 인천 화평동을 이야기 하는 것.

화평동을 잘 몰라 동인천역 광장에 앉아 계신 어르신께, "화평동 어디로 가야 되죠?" 라고 여쭤봤다.
"인천역 방면으로 철길 따라 쭉 내려가면 화평동 골목 나와. 쭉 따라가면 돼" 라는 답을 해주셨다.
모를 땐 그 지역 주민들에게 정중하게 물어보는 게 딱이다.

아이비(ivy)로 데코레이션 되어 있는 방음벽 길목을 따라 냉면집들이 즐비해 있다.

용산에 악질셀러 용팔이들이 있다면, 화평동 냉면거리에는 \'냉팔이\' 가 있는 모양이다. "손님 이왕이면 깨끗한 데서
드세요", "지금 냉면먹으러 가시나요? 들어오세요, 많이 드릴께." 삐끼들은 의식주 세계에도 침투하고 있었다.  

삐끼들의 입초사에 우리들은 씹기로 결심했고, 한 허름한 간판에 다수의 공중파 출연을 자랑하고 있으며
주인장 할머니가 나와 계신 한 냉면집을 택했다. 의정부 부대찌개거리 마냥 오뎅식당에만 사람들이 몰려있는 것과
달리 이곳 거리에는 손님들이 고루고루 각 집에 분포해 있던 게 특징.

물냉면 두 개를 시켰다. 냉면을 따라버리고 냉면그릇에다가 물을 받아 클렌징을 해도 될 것 같다. 정말 세숫대야다.

물냉면의 핵심은 육수일진대 육수에서는 곰삭은 마늘짱아찌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고기를 넣고 푹 삶아낸 보통의
육수국물이 아니라 마늘만 넣고 국물을 우려낸 듯한 향내가 났다. 일반 김치찌개 스타일의 부대찌개를 먹다가 라면스프
넣고 끄린 원조 미군 부대찌개를 먹은 맛이라고 해야 할까. 혀에 재방송을 해줘야 혀도 인지할 수 있을 맛이었다.  

원조집이라 서비스와 인테리어는 기대할 걸 기대해야지라는 생각이었다. 허나 주인장 할머니는
"사리 부족하지 않으세요?" 라고 두 번 씩이나 물어보는 사람 미안하게 만드는 코멘트를 작렬하셨고, 다른 테이블에도
코멘트를 잊어버리지 않았다. 양에선 따봉인데 육수맛이 별로라서 "아 이 정도면 됐습니다" 라고 사리추가를 스킵했다.
사리추가를 대비하며 세숫대야 그릇에 육수는 푸짐하게 부어주지만 사리는 일반 냉면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감안하자.

 

배부르게 먹고 다시 동인천역으로 걸어나와 월미도행 버스를 탄다. 동인천역에서 화평동은 도보로 5분도 안 되는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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