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덕갤에서 격겜 얘기해서 미안한데




며칠전 오락실의 부흥이 어쩌고 하는글을 읽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격투게임 특유의 매력은 뭐고 뭣 때문에 우리가 끌려서 이 난리를 피우고 있는지 말야.

일단 격겜의 매력 하면 역시 오고가는 심리전이겠지. 상중하, 이지선다, 역가드, 잡기 등으로 수많은 루트가 갈리는 치열한 심리전. 물론 다른 겜이라고 심리전이 없는건 아니지. 스타만 해도 초반 일꾼 심리전, 빌드 심리전등 기초적인 심리전부터 긴박한 전투 당시 유닛 하나하나의 컨트롤이 갈리는 심리전까지. 하지만 격투게임의 순간 심리전의 번뜩임만큼은 다른 장르와 차별화된다고 본다. 다른 게임이 머리 쓰는 쪽에 비중이 많다면 격겜은 본능적인 판단력에 의존이 크다고나 할까. 

그리고 캐릭터성. KOF나 철권의 캐릭터에 하악대는 덕후들을 보면 알겠지만 아케이드계에서 격겜만큼 캐릭터 팔아먹기 좋은게 없다. 격겜의 대다수가 일본이어서 덕후들의 심장에 직격하는 것도 크고. KOF 예를 보면 알겠지만 게임 자체가 시망하거나 게임성이 좃ㅋ망ㅋ여도 캐릭터성만 살아있으면 팬들이 꾸준하게 떡밥을 생산해주면서 지들끼리 잘 논다. 그리고 이건 애니나 영화 등의 매체로 이식하여 원소스 멀티 유즈의 가능성도 점칠 수 있어.

마지막으로 손맛...격투게임만큼 짧은 시간에 격한, 그리고 미세한 입력을 하는 장르는 별로 없겠지. 조이스틱으로 딱딱거리면서 콤보 넣는 그 맛은 오락실 가서 격겜 한판 때리지 않으면 느낄 수가 없어.

그외에도 얼굴을 모르는 상대와의 대전, 승부욕을 부추기는 시스템 등을 꼽고 싶은데 이건 온라인 게임이 발달하면서 격겜만의 장점이 아니게 된지라 논외. 이미 하는 사람만이 하는 게임으로 남았지만 격투게임이라는 장르 자체의 매력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위에 언급한 특유의 매력과 장점들을 엿먹이는 단점들이 남아있고 국내 환경도 그닥 좋지 못하다는게 문제지만 말야. 지금 20대, 30대들이 나이 먹고 손을 뗀 후에도 아케이드 격겜계가 살아남는건 저 특유의 매력들을 살리느냐 마느냐에 달렸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