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안치고 연재하려는 프롤로그인데 어떰ㄷ

구라안치고 연재하려는 프롤로그인데 어떰ㄷ앱에서 작성

한은수

2025.04.21 07:00:01

조회 58 추천 0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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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산에 봉분 하나 올려져 있다. 꽃 한 송이 피지 않는 돌바닥에 흙 무덤이 있다는 건, 누군가 수백 장丈의 거리를 내달려 흙을 날랐다는 뜻이다. 완만한 봉분 위에는 흙과 함께 꺾어온 매화가 두 송이 있었다. 매화. 효월曉月의 스승은 매화를 유달리 좋아했다. 사문의 검술을 연마하다가도 어디선가 매화향이 나면 효월과 함께 거리로 나가 꽃가게에 들리곤 했다. 그러고선 매화를 한 움쿰 사와 툇마루에 놓고는 두보의 시를 쓰며 무언가 생각에 깊이 잠기는 것이다.

봉분 앞에 외로이 선 효월은 매화가 활짝 핀 가지 하나를 부러뜨리곤 그 위에 지전을 태웠다. 고도의 내가 수법으로 만들어낸 불꽃은 그 어느 때보다 고요히, 그러면서도 빠르게 종이를 태우며 재를 무덤 위에 뿌려갔다. 돌이켜보면 그의 스승은 도사답지 않게 재물도 상당히 좋아했다. 밝히는 수준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금을 돌처럼 보는 것도 아니었다.

늘 문파를 유지하려면 만만찮은 돈이 든다며 효월에게 변명했지만 그의 사후 찾아낸 자개장 속 금매화金梅花를 보면 딱히 그래서만 돈을 모은 것도 아닌 듯 했다. 물론 효월은 다 부질없다 느꼈기에 그대로 두었다. 처음에는 팔아서 좋은 검이라도 한 자루 마련할까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지하에 간 스승이 복수하러 찾아올 것만 같았다. 그리고 효월의 무공은 굳이 좋은 검이 아니더라도 원하는 바를 이루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동쪽에서 작은 바람이 불어 봉분을 스쳤다. 가지런히 모여있던 잿더미도 왼 쪽으로 살짝 치우쳤다. 효월은 저도 모르게 눈가를 훔쳤지만 소매에는 아무런 자국도 없었다.

"불초제자 효월. 이만 하산하겠습니다."

효월은 비문 하나 없이 초라한 무덤에 두 번 절했다. 그리고는 바닥에 내려놓았던 검을 챙겨 절그럭거리며 산을 내려갔다.

라이더들이 이 세상에 내려오기 일주일 전, 어느 초여름의 일이었다.

관심 끌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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