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가 사실 디시 하는 게 처음인데 답답한 일이 있어서 글 올립니다.

제 후임은 경계선지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처음 동대로 들어왔을 땐 어수룩하고 눈치가 없는 친구로 알았지만 일을 가르칠수록 어수룩한 것만이 아닌 걸 깨달았습니다.

지금 전입 온지 반년이 되어가는데 아직도 전입자, 전출자 업무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입니다…

(전입자 비고 수정이나 훈련 초기화 못하고, 전출자 보류원서 보내는 걸 모르는 등)

일일업무일지도 매번 숫자가 틀리고, 일례로 스테이플러나 종이에 펀칭하는 것도 아직 잘 못합니다.

작계 훈련 때 박스 접는 걸 시켰더니 20분 동안 헤매고 있어서 제가 직접 4~5번 시범을 보이며 알려줘도 못했습니다. 후임한테 어떤 부분이 이해가 안 가냐고 물어보니 그냥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잘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이 후임이 사고도 꽤 많이 쳤지만 (출근을 지각하거나 예비군에게 잘못된 정보 알려줌, 오나홀 사고 부모한테 내가 샀다고 말도 안 되는 거짓말함) 그래도 제가 나름대로 동대장님이나 후임 부모님 통화해서 커버 쳐주면서 후임과 사이가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후임이 유학을 준비해서 제가 유학 관련해서 많이 알려주고, 영어도 좀 가르쳐주고…

가정환경도 좋지 않은 친구라 매일 꼬박꼬박 1시간 정도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요즘에 뭐하는지 자주 상담도 해줬습니다. 후임이 매번 부모를 죽이고 싶다 등등 이런 섬뜻한 말을 해도 제가 어색해하지 않고 넘어갔습니다.

동대장님이나 대대장님도 이 친구가 적응을 못하는 관심병사 A로만 알고 제 고충도 어느 정도 알고 계십니다.

근데 요즘 제가 인내심이 좀 부족해져서 이 친구를 자주 혼내고 그러다보니 서로 대화하는 것도 줄게되었습니다. 사이가 어색해졌다고는 느꼈습니다.

그러던 어제 이 친구가 동대장한테 제가 혼낸 내용을 카톡으로 한꺼번에 보내서, 제가 동대장님께 왜 가정환경 안 좋은 애를 혼내 냐며 혼났습니다. 그 후 동대 업무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어차피 병장이라 업무 안하는 건 좋았지만 그래도 서운하고 억울한 점이 많습니다.

제가 사실 제 선임과 갈등이 심했습니다. 선임이 자원이 2200명이 넘는데 업무도 잘 안 가르쳐주고 저한테 폭행, 폭언해서 (증거 있음) 선임은 상병 초부터 업무 배제된 후로 저랑 얘기도 안하고 전역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제 후임한테 업무 잘 알려주고 다른 동대 상근한테도 계급이 저보다 낮아도 예의차리고 존댓말 써줬습니다.)

제가 이 얘기를 이 친구에게 했더니 이 친구도 그걸 똑같이 저한테 한겁니다.

후임이 지능이 낮다고 순수하고 착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간관계에 때묻지 않고 제가 시킨 일을 잘 해서 나름대로 착한 면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돌아보니 이 후임은 제 호의를 이용하기만 하고 자기가 어느 정도로 업무를 못 하는지, 제가 왜 혼내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우울증이 있는데 남한테 티 안내고 피해 안 주고 잘 살아왔습니다. 근데 동대 와서 쓰레기 같은 선임 만나고 폐급 후임까지 저한테 이러니 사는게 너무 힘듭니다…

제 후임이 일베, 디시 등을 자주해서 아마 이 글을 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 글을 읽고 내 심정을 좀 제발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다들 동대 업무 화이팅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