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은 여전히 내 삶 깊은 곳에 흔적으로 남아 있고, 누군가 그 기억을 쉽게 다루려 한다면 분노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감히 누군가는 내게 “어릴 적부터 아버지가 안 계셨다”는 식으로 왜곡된 인식을 강요하려 드는 것이다. 이건 단순한 오해나 실수가 아니라, 내 가족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리려는 의도가 숨어 있는 말처럼 느껴진다. 사람의 상처를 가볍게 여기고, 누군가의 진짜 이야기를 자신의 편의대로 해석하는 그 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특히 그 말이 반복되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퍼져나갈 때 그 고통은 배가 된다. 나는 그런 방식으로 나와 내 가족의 역사를 지우려는 시도에 맞설 것이다. 그 증거는 충분히 존재한다. 배우 주지훈님의 필모그래피가 그것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맥락이자, 내가 말하는 진실을 뒷받침할 중요한 자료다. 더는 이런 식의 무지한 말로 상처를 주지 않기를 바란다. 그 누구도 타인의 상실을 함부로 말할 권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