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나에게 어울리는 옷

아저씨(121.161) 2024.03.28 10:39:28
조회 1368 추천 19 댓글 22

안녕하세요. 


오늘은 별로 반갑지 않은 곳에서 회의가 있어 시간 쫌 때우려고 들어왔습니다.


지난번 글에 호응을 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에 또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키톤 형님의 등장으로 저 같은 소시민 뉴비의 글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난번에도 언급한 것처럼 저는 보편적 다수를 위해 글을 쓰는 거니까요. 그렇게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늘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가를 얘기하고 싶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에 옷이 정말 좋았습니다. 


옷 잘 입는 사람과 어울리며 옷 얘기하는 것이 그렇게 재밌고 즐거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톨리니를 비롯한 한국에서 구하기 드문 양복들까지 수집?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깨는 어쩌고, 드레이프가 저쩌고.. 양복 좀 좋아하는 사람들이 얘기하던 것들을 맹신하면서 말이죠.


손 바느질로 된 옷은 최대한 비슷한 바느질 느낌을 내고 싶어서 한길사나 명품사에서 비싼 단추를 달고서는 만족하곤 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따뜻한 날 돈이 궁했던 초년생 시절에 구입했던 폴로 자켓을 입고 출근을 하려는데 와이프가 그럽니다.


"그 옷이 지금까지 입은 옷들 중에 제일 잘 어울리네"


저는 생각했습니다. '뭐라는 거지... 아톨리니를 입는 나에게....? 역시 옷에 관심 없는 와이프라 보는 눈이 없네....'


그런데 그 날 다수의 분들이 폴로 자켓을 가리키며 그 옷은 또 뭐냐며 너무 잘 어울린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왜....? 아톨을 입고 다닐 때는 아무 말 없더니 왜 하필 폴로를 보면서 저러는 걸까? 아톨의 볼륨감이 기억도 안 나는 건가?'


그러나 그들은 진심이었고, 저를 약올리게 할 의도는 0.1%도 없었습니다. 그럴 사이도 아니었구요. 


그렇게 아톨리니는 입지만, 폴로가 더 어울리는 저는 정체성에 혼란을 겪은 후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친구와 백화점을 갔습니다.


그 친구는 누가 봐도 모델 또는 연예인이라고 생각할 정도의 외모와 분위기를 가졌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양복을 좋아하니 저보고 자켓을 추천해 달라고 했습니다. 


친구에게 인정 받은 저는 패드 없는 자켓의 어깨에 힘을 잔뜩 주고는 친구에게 아톨을 입혀보며 추천했습니다. 


그러자 친구가 이거 좀 할아버지 옷 같지 않냐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폴로가 잘 어울리지만, 아톨을 입고 드레이프가 뭔지 아는 저는 또 한 번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아직 제대로 된 자켓을 입어본 적이 없으니 그럴 수 있겠다 싶은 마음에 친구가 원하는 디올로 향했습니다. 


친구가 옷을 고르던 중에 자켓의 만듦새를 살펴보았습니다. 비접착식인지, 손바느질인지, 가슴의 입체감은 어떤지...


구석구석 살펴보고 있는데 친구가 고른 자켓을 입어보더니 어떠냐고 묻더군요.


뒤를 돌아보자마자 남자면서 친한 친구인 제가 봐도 한 눈에 반할 만큼 뿅 갔습니다. 


비접착, 디테일 따위는 상관 없이 그 친구의 생김새와 분위기는 아톨보다는 디올이 훨씬 잘 어울렸으니까요.


반대로 저에겐 최악으로 안 어울리더군요............


옷이라는 것이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개성과 분위기가 있듯이 옷도 마찬가지라서요. 


그 옷에 어울리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반대로 생각하면 사람에게도 어울리는 옷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부디 브랜드에 연연하지 마시고, 본인에게 잘 어울리는 옷과 함께 즐거운 옷질 하시길 바랍니다.


추가하면... 구두도 아무리 존롭이니 다 소용 없습니다. 내 발에 잘 맞고 하루종일 신어도 발 안 아픈 구두가 최곱니다.


그럼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추천 비추천

19

고정닉 1

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367247 대통령 테일러가 원탑아님? [8] dafr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12 608 0
367246 좋은 비스포크 수트는 뭐가 다른가요? [3] 백갤러(210.90) 04.12 400 0
367241 비스포크 급하면 디아이 가라 [1] 백갤러(211.246) 04.12 408 2
367240 제냐 mtm이정도면 싸게한거임? [1] 백갤러(221.151) 04.12 355 0
367233 백마갤 눈팅하면서 제일 이해가 안가는점 [5] ㅇㅇ(39.118) 04.11 773 15
367232 Cj 오드리를 100만원주고 살 가치가 있나? [11] ㅇㅇ(211.235) 04.11 491 1
367230 조공바친게 전부 팔려나가다니 백갤러(39.7) 04.11 217 0
367229 양복이 10개쯤 잇는데 [3] 파워갤러(211.234) 04.11 425 0
367227 홀랜드앤쉐리랑 요크셔텍스타일하고 차이가 큼? [3] ㅇㅇ(211.235) 04.11 389 0
367226 라펠이나 원단끝에 스티치 있는게 고급임? [7] 백갤러(223.33) 04.11 608 0
367223 다크그린 정장삿는데 [5] 파워갤러(211.234) 04.11 550 1
367222 캠브리지 Mtm 소재 어떤거보면되나요? 백갤러(221.151) 04.11 148 0
367221 예복 캠브리지 mtm하러 가는데 미리 알아가야하는거있나요? 백갤러(221.151) 04.11 155 0
367220 수트 가격 죄다 오르네 [1] 백갤러(115.139) 04.10 487 0
367216 사이먼 살토준 벨벳 자켓 매물행해버리네 [9] 백갤러(1.233) 04.10 1403 16
367215 걸링/에그 맞춤/링 정도 입으면 시계는 뭐껴야 밸런스가 좀 맞을까요 [9] 백갤러(220.76) 04.10 353 1
367213 이런 어꺠핏 나오는 정장은 어케해야됨? [4] 백갤러(1.236) 04.10 682 0
367208 테일러가 담배빵한 수트 백갤러(61.82) 04.10 399 0
367206 현실은 그 어떤 업체도 백갤을 구매자로 보지 않고 백갤러(223.39) 04.10 236 4
367200 백갤 존나 미스테리인거 [17] ㅇㅇ(211.234) 04.09 1468 27
367199 어차피 먹고 사는거 거기서 거긴데 최저임금만 받지 뭐하러 [1] 백갤러(223.39) 04.09 202 2
367194 울이나 캐시미어자켓 집에서 물빨래가 좋다 [2] 백갤러(39.7) 04.09 311 0
367193 나도 크로켓핸드가 최고인줄 알던 시절이 있었음 [2] 백갤러(223.39) 04.09 418 2
367191 그동안의 구두 경험 말씀드림 [16] 백갤러(121.190) 04.09 1205 9
367190 가을, 겨울용 정장 4월말에 입어도 되나요? [2] 백갤러(1.246) 04.08 274 0
367188 캐시미어 함유된거 드라이넣으면 털원래죽냐 [3] 백갤러(222.239) 04.08 350 0
367182 불소의 지난주(4월 1일 월~6일 토) 데일리룩 [26] 불량소년(218.157) 04.08 823 52
367181 오랜만에 한국가서 수트 하나 맞추려는데 [3] 백갤러(192.184) 04.08 463 1
367179 플레인노트로 맸을때 대검이 너무 긴 경우 [7] 백갤러(223.62) 04.08 347 0
367176 자켓 총장 길게 나오는 브랜드 추천좀 [5] ㅇㅇ(61.82) 04.08 306 0
367173 셔츠 맞춤은 어디서 하나요? [2] ㅇㅇ(211.235) 04.07 440 0
367170 조공)형들 예복 의견 좀 주세요 [13] ㅇㅇ(211.234) 04.07 904 0
367168 버버리 웨스트민스터나 켄싱턴 세일가 얼마정도에요 [3] ㅇㅇ(211.235) 04.07 264 0
367164 셔츠는 단품이랑 레이어드랑 소매기장 다르게 가나요 [2] ㅇㅇ(112.152) 04.07 184 0
367163 난 영원히 여자랑 섹스 연애 안하며 살꺼 [7] ㅇㅇ(124.53) 04.07 350 1
367162 종로에 있는 피노테일러 어떤가요? [8] ㅇㅇ(110.12) 04.07 462 0
367161 난 돈 많이 벌어서 평생 여자랑 섹스 연애 안하며 살꺼 [10] ㅇㅇ(124.53) 04.07 359 5
367157 예복 렌트는어디가 좋음? ㅇㅇ(211.234) 04.07 166 0
367156 여자들은 가방에 목숨거나봄 백갤러(58.234) 04.07 179 0
367152 예복 맞추러 캠브리지맴버스가는데 [2] 백갤러(221.151) 04.06 359 0
367148 알든 코도반 구두도 고품질 구두인가요? [6] 여갤러(1.243) 04.06 398 0
367145 정장 기성복 [3] 백갤러(58.237) 04.06 561 0
367141 (진지) 백갤러들 인스타 눈팅한 결과 평균 직업 [4] 백갤러(211.234) 04.06 497 6
367140 분더샵 카미치에 괜찮은가요? [1] ETH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4.06 296 0
367138 장메 [3] 백갤러(106.101) 04.06 309 0
367136 백갤은 직업들이 어케됨?? [13] ㄴ너아2(116.122) 04.06 527 0
367134 유니페어 살토쥰 네오자켓이 찐 물건임 [4] 백갤러(180.81) 04.05 477 0
367133 형들 기성복 보려면 아울렛 어디가 괜찮아? [2] 백갤러(218.39) 04.05 326 0
367131 형님들 버버리 트렌치 사이즈 질문있어요 [1] ㅇㅇ(112.152) 04.05 176 0
367129 살토준 좋다길래 샀다 [10] 백갤러(222.108) 04.05 945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