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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ㅇㅇ고정닉
세토우치 패스 이용 방법 및 사소한 팁들
안녕하세요.
항상 일여갤 잘 보고 있고, 이번에 처음으로 글을 써봅니다.저는 최근에 JR 서일본과 JR시코쿠에서 공동으로 발행하는 “세토우치 패스”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세토우치 패스”는 신오사카~하카타 신칸센 구간이랑 간사이+산요 지방 재래선 구간과 더불어,
특이하게 ‘시코쿠 일부 구간’ 및
갖가지 페리 & 고속정을 탈 수 있는 구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만 일여갤이나 네X버 블로그 등에 후기글이 많이 올라와 있지 않아
관련 내용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이용 방법과 일부 팁들을 간단히 끄적여보려
합니다… 필력이 많이 딸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보기 편하게 목차를 나누어 간단히 설명하겠습니다)1-1. JR 서일본 구간
이 패스에는 한국인이 많이 여행가는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간사이 지방(오사카, 교토, 고베 등)그리고 여러분들이 사랑하시는 히로시마 권역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워낙 JR 서일본에서 각종 패스를 내놓고 후기도 많이 있어서 사용
방법은 생략하겠습니다만, 몇 가지 주의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규슈 지방에서는 하카타역에서’만’ 패스를 교환할 수 있습니다.
규슈 쪽을 커버하는 패스들 대부분은 고쿠라역에서도 교환할 수 있다만 이 패스는 하카타역에서만 가능하므로in 기타큐슈, in 시모노세키 등을 하는 분들은 이 점 유념하셔야
합니다.
둘째는 첫째의 연장선으로 규슈 지방에서는 ‘JR 서일본’ 구간의 산요 신칸센만 이용 가능합니다.
이유는 규슈 지방의 재래선은 ‘JR 규슈’ 관할이므로 이 패스가 먹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예를 들어 하카타 --> 시모노세키로 여행하시는 분은 하카타 --> 고쿠라까지
신칸센을 탄 후 고쿠라에서 신칸센 개찰구를 한 번 빠져나간 뒤 재래선 개찰구로 따로 표를 사서(교통카드를
찍고) 들어가야 합니다. (시모노세키역부터는 재래선도 패스로
ㄱㄴ)
비슷한 원리로 하카타역에서 패스를 교환할 때는 치쿠치 출입구(신칸센 출입구) 쪽에 위치한 JR
서일본 자동발매기 또는 미도리노마도구치로 가야 합니다.
1-2. JR 시코쿠 구간
이 패스의 차별점 중 하나인 JR 시코쿠 구간입니다.
저는 마쓰야마~시모나다, 마쓰야마~다카마쓰을 이용했는데요, 서일본 구간과 다른 이용 방법도 있습니다.
첫째로, 시코쿠 구간에서는 패스를 수동으로 검표합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면 시코쿠는 자동개찰구가 없어서(다카마쓰역에 딱 하나
있는데 패스를 먹지를 못함)상주하고 있는 역무원에게 패스를 보여주며 승강장에 입장 및 퇴장합니다. (유인역 기준)
둘째로, 시코쿠 구간에는 원맨 운전(ワンマン運転)이 있습니다. (주로 로컬선)사진과 같이 1칸 짜리 꼬마열차가 주로 원맨 운전 열차인데요.
말 그대로 기관사 한 분이 운전부터 검표까지 모든 것을 다 수행하는 겁니다.마치 일본의 시내버스처럼 뒷문으로 승차해서 정리권 뽑고 앞문으로 하차할 때 돈을 냅니다. (패스 이용시에는 패스를 기관사에게 보여주며 내리면 됩니다)
이때, 시코쿠에는 무인역이 많아서
뒷문으로 승차할 때 정리권을 뽑아서 내가 유효한 구간에서 승차했다는 것을 증명해야합니다.
사진 예시는 시모나다역에서 뽑은 정리권입니다.
이것을 패스와 함께 보여주며 하차하면 됩니다.
추가로 시코쿠 구간에서 특급 지정석권을 뽑는 것은 미도리노마도구치로 가야하지만(자동발매기는 패스를 먹지 않습니다), 서일본 구간에서는 특급 지정석권을
자동발매기로도 뽑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히로시마역에서 ‘마쓰야마~다카마쓰’ 구간 이시즈치 특급 지정석권을 기계로도 미리 뽑을 수 있다는
말입니다.
1-3. 이 외
신오사카~교토 신칸센은 도카이도 신칸센으로 JR
도괴 구간입니다.
이 패스로 못 탑니다. 그냥 신쾌속 타세요.2. JR 서일본 미야지마 페리귀여운 사슴과 지리는 토리이를 볼 수 있는 미야지마입니다.미야지마로 갈 수 있는 페리는 크게 두 종류인데이 패스로는 당연히 JR 서일본 소속 페리만 탈 수 있습니다.자동발매기에서 100엔짜리 입도세 표만 뽑은 뒤(상주하는 직원이 친절히 도와줌).
입도세 표와 패스를 함께 보여주며 페리로 승선하시면 됩니다. (섬을 빠져나올
때는 패스만 보여주면 됨)3. 주코쿠 JR버스(히로시마 meipuru-pu만)(사진은 구글 이미지로 대체하였습니다)
히로시마 시내의 여러 관광지를 순환하는 버스입니다.
버스 정류장은 재래선 쪽 출입구가 아닌 ‘’신칸센 쪽 출입구’’에 위치합니다.
일단 옳은 방향 출입구로 빠져나오면 정류장은 찾기 쉽습니다.
그리고 이 버스는 앞문으로 승차하고 앞문으로 하차하는 방식이어서
버스를 탈 때만 패스를 보여주면 됩니다.
(사족이지만 버스 내에 엄청 커다란 캐리어들로 무장한 서양인들이 다수
있으므로 최대한 짐을 적게 싸서 타는 것을 추천합니다)4. 히로시마 버스
사실 1-1, 2, 3은 다른 패스와 겹치는 부분도 있다면, 앞으로는 세토우치 패스만의 구간이라고도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우선 히로시마 버스로 히로시마역 à
히로시마항으로 갈 수 있습니다(반대도 물론 가능).
이 때 JR 서일본 홈페이지에는 히로시마 미나토 신선만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미나토 신선은 노선 번호로 ‘311번, 312번’을 말합니다.
312은 역 --> 항구’, 311은 ‘항구 --> 역’으로 방향만 다른 같은 코스의 노선입니다.역에서 312번을 타실 때는 “재래선
쪽 출입구”로 나오셔서 시내버스 정류장 플랫폼 10으로 가시면
됩니다.
버스가 1시간에 1대 정도 밖에 없으니
아래 링크로 들어가셔서 시간표를 꼭 확인하셔야 할 거 같습니다.http://www.hirobus.co.jp/minato-left/이 버스는 일반적인 시내버스처럼 뒤에서 승차하시고 앞문으로 패스를 보여주며 하차하시면 됩니다. (정리권은 존재하긴 하던데 단일요금제여서 굳이 안 뽑아도 될 거 같기도 하고..?)
주의점으로는 항구로 가는 노선이 311, 312 말고도 더 있는데, 그 쪽은 패스 적용이 안됩니다(히로시마 전차는 당연히 안되고)5. 이시자키 기선, 세토나이카이
기선위의 사진은 제가 타고 마쓰야마로 간 고속정 사진입니다.이시자키 및 세토나이카이 두개는 히로시마항 ~ 구레항 ~ 마쓰야마
관광항을 왕복하는 두 회사로코스는 같고 배의 종류가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페리, 하나는 고속정)물론 세토우치 패스로 둘 다 공짜로 탈 수 있습니다.(페리는 느린 대신 덜
흔들리고, 고속정은 빠른 대신 흔들림이 심함. 정규 요금은
고속정이 더 비쌈)우선 항구로 가신 뒤 카운터에 패스와 여권을 제시하면간단한 인적 사항을 적은 뒤 위의 그림과 같은 승선권을 발급받게 됩니다.주의 사항으로는 이 패스 단독으로는 바로 배에 탈 수 없으므로 꼭 카운터에 들리셔서 승선권을 발급받은 뒤 패스와 함께 제시하며
탑승해야 합니다.추가로 마쓰야마 관광항에서 시내로 갈 때는 항구에서 바로 리무진 버스를 타거나, 인근의
다카하마역으로 가서 이요 철도를 타면 됩니다. (역까지는 좀 걸어가야 함) 당연히 패스는 쓸 수 없습니다.
구레항은 가보지는 않았으나 구레역에서 가볍게 걸어갈 만한 거리로 보입니다.6. 쇼도시마 페리, 료비
페리쇼도시마 페리는 다카마쓰항~도노쇼항을 운행합니다. (발글씨 죄송합니다)주의점으로는 쇼도시마 페리는 위의 5.와는 다르게 고속정은 타실 수 없습니다.어차피 페리와 고속정은 5.와 다르게 아예 항구가 분리되어 있으므로(다카마쓰항, 도노쇼항 둘 다)간판만 잘 보고 가시면 헷갈리실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그리고 쇼도시마 페리는 카운터에서 따로 표를 발급받을 필요 없이 바로 패스를 제시해 탑승할 수 있습니다.(다카마쓰에서 도노쇼로 가는 방향 기준, 반대 방향은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료비 페리는 신오카야마항~도노쇼항 구간을 운행합니다.이 구간은 고속정은 없으므로 이 부분으로 헷갈리실 일은 없겠습니다만쇼도시마 페리와는 다르게 료비 페리는 카운터에서 따로 승선권을 발급받은 뒤 패스와 함께 제시하며 탑승해야 합니다. (도노쇼에서 오카야마로 가는 방향 기준, 반대 방향은 안 해봐서
잘 모르겠습니다.)사실 패스만으로 탑승하는지 승선권을 발급받아 탑승하는지는 그때그때 다를 수도 있으므로 항구에 일찍 도착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7. 오카덴 버스, 오카야마전기궤도마지막으로 오카덴버스 및 오카야마전기궤도입니다.오카덴버스 중 신오카야마항선(新岡山港線)은
신오카야마항과 오카야마역 사이를 잇는 시내버스입니다. 이 버스는 기본적으로 료비 페리와 시간표가 연동되어 있으므로 항구로 오고 갈 때 유용하게 쓰시면 됩니다.역에서 버스를 타실 때는 “신칸센 쪽 출입구”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 중 항구로 가는 플랫폼을 찾아서 타시면 됩니다.히로시마 버스 미나토 신선처럼 뒷문으로 타시고 앞문으로 패스를 보여주면 하차하시면 됩니다. 이 때, 오카덴 버스는 단일요금제는 아니여서 정리권도 뽑는 걸 추천합니다.추가로 오카덴버스는 히로시마버스와는 다르게 다른 노선에도 패스 적용이 가능하다는 듯이 묘사되어 있는데 안 타봐서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근데 오카야마에서 다른 시내버스를 탈 일이 있나?)오카야마전기궤도는 오카야마 시내를 운행하는 전차로 오카야마성 및 고라쿠엔 관광할 때 유용합니다.
버스처럼 뒷문으로 타시고 앞문으로 패스 보여주며 하차하시면 됩니다.8. 마치며
세토우치 패스는 후쿠오카 권역이랑 오사카 권역을 모두 아우르는 패스 중에서 제일 싸며
추가로 시코쿠 노선 및 여러 배를 공짜로 타며 달달하게 뽕을 뽑을 수 있는 거 같습니다.(여행 코스 및 in-out 계획도 다양하게 짤 수 있고)
개인적으로는 숨겨진 꿀 패스 중 하나인 거 같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 패스를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혹시 틀린 정보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되겠습니다.시모나다역에서 찍은 사진을 마지막으로이만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자 : 거짓의달고정닉
'당신에게 진 빚을 갚기 위해 우리가 왔습니다'
미국이 1차대전 참전을 결정한 1917년 6월 26일, 미군 해외 원정군(AEF)의 선봉대인 제16 보병대대(16th Infantry)가 프랑스 서부 항구도시 생 나제르(Saint Nazaire)에 상륙했다. 고작 한줌 밖에 되지 않는 병력이었지만 미군의 존재는 큰 뉴스거리였다. '땅덩어리만 컸지 역사가 없는 나라', '유럽의 문화를 따라하기 바쁜 졸부들, 교양없고 무식한 신대륙 양아치들', 당대 미국에 대한 유럽인들의 인식은 대략 위와 같았다.AEF의 총사령관인 퍼싱 장군(John j. Pershing)은 파리에서 시가행진을 계획했다. 미국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원정군을 이끌게 된 그는 유럽사람들에게 미국이 더 이상 '근본없는 국가'가 아닌 '구원자'로 보이길 원했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임팩트 있는 연출이 필요했다. 선봉대였던 제16 보병대대는 파리 시가행진에 차출됐다. 이 부대 인원의 2/3은 전부 징집된지 몇달이 되지 않은 햇병아리 병사들이었다. 퍼싱 장군은 병사들에게 '문명의 수도'를 방문하는 이들 다운 절도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퍼레이드는 7월 4일,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치뤄졌다. 프랑스 정부는 이 날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거리에는 빨간색, 흰색, 파란색의 깃발들이 내걸렸고 가게들은 활기를 띠고 있었다. 시민들은 모두들 좋은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오랜 전쟁으로 심신이 피폐해져있던 프랑스인들은 대서양을 건너 온 이방인들을 보기 위해 모두 밖으로 나왔다.퍼레이드 첫 대열은 영국군과 프랑스군들이 앞장 섰다. 그리고 수많은 흑인 노동자로 이뤄진 부대가 지나갔다. YMCA에서 파견한 구급차와 트럭들이 지나가고, 마침내 제16 보병대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병사들이 빽빽하게 붐비는 거리를 통과하자 프랑스인들은 너도나도 대열에 다가가서 미국인들에게 꽃을 걸어주었다. 파리에서 요양중이던 프랑스군 병사들도 다가와 붕대 감은 얼굴과 깁스한 팔로 악수를 건넸다. 아이들은 미군들의 벨트와 버클, 총구에 꽃을 꽃아주었는데 나중에 퍼싱 장군은 '꽃밭이 행군하는 줄 알았다'고 회고했을 정도였다. 프랑스인들은 이 수백명 밖에 되지 않는 이방인들을 구원자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퍼레이드 행렬은 위대한 나폴레옹이 잠들어 있는 앵발리드(Invalides)에서 잠시 먼췄다가 리볼리 거리(Rue de Rivoli)를 향해 우회전 했다. 보통 다른나라 군대였다면 앵발리드를 방문하여 나폴레옹을 참배했겠지만, 미군들이 경의를 표하려는 사람은 따로 있었다.과거 바스티유 감옥이 있었던 나시옹 광장(Place de la Nation)을 지난 미군 행렬은 마침내 픽푸스 공동묘지(Picpus Cemetery) 멈춰섰다. 이 곳에는 프랑스 혁명기에 희생 당한 사람들이 주로 묻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유일하게 눈에 띄는 묘지가 하나 있었다. 바로 혈혈단신으로 미국 독립전쟁에 뛰어들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질베르 뒤 모티에, 즉 라파예트 후작(Marquis de Lafayette)의 무덤이었다. 미국인들은 조국을 위해 싸워준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이 작은 공동묘지를 퍼레이드의 마지막 목적지로 정했던 것이다. 미국 독립전쟁의 영웅이었던 라파예트는 고향인 프랑스에서는 혁명기의 실책으로 인하여 권력싸움에서 밀려났고 남은 일생을 조용히 보내다 이 초라한 공동묘지 한켠에 묻혔다. 그래도 그의 묘역은 묘지 내부에서도 꽤 큰편에 속했다. 게다가 미국 혁명의 아들들(behalf of the Sons of the American Revolution) 프랑스 지부 사람들이 매년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줬기 때문에 보존상태는 괜찮았다. 픽푸스 공동묘지는 부지가 턱없이 좁았다. 라파예트가 묻힌 묘역도 사람이 많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미군 행렬은 공동묘지 입구에 있는 수-녀원 정원에서 대기했고 퍼싱과 미군 참모진, 프랑스 정부 관계자들만 입장이 허가됐다. 퍼싱 장군은 라파예트의 묘에 커다란 화환을 바친 뒤 경례를 올렸다. 참배가 끝난 뒤 묘지 뒤편에 마련된 작은 연단에서 기념 연설이 행해질 예정이었다. 이곳 역시 좁긴 마찬가지라서 청중들은 고작 수백명 정도에 불과했다. 주프랑스 미 대사, 프랑스 총리, 전쟁부 장관등이 이 행사에 참가했다. 연단 앞에 자리잡지 못한 사람들은 근처 담벼락이나 비석 위에 올라가기도 했다.특이하게도 퍼싱은 자신이 연설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 역할을 병참장교인 찰스 E. 스탠튼(Charles E. Stanton) 대령에게 맡겼다. 연설문은 전날 휘하 참모들이 작성하고 퍼싱이 최종승인한 원고를 사용했다.스탠튼 대령은 프랑스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부득이하게 그는 영어로 연설을 했는데, 첫 운을 이렇게 뗐다.'나는 여러분에게 그대들의 아름다운 언어로 말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연설문의 내용은 대략 미국이 프랑스를 지키기 위해 싸우러 왔다는 상투적인 내용들이었다. 연설문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프랑스인들의 희생에 경의를 표하며 미국과 프랑스가 똑같은 공화국임을 강조했다. 한마디로 뭐 그냥저냥 평범한 연설문이었다. 이윽고 연설 막바지에 이르러, 스탠튼 대령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말하듯이 이렇게 외쳤다."미국과 연합국이 힘을 합쳤습니다. 1억의 미국인들이 이 전쟁의 대의를 지지하고 있습니다. 1천만명의 미국의 아들들이 영원한 명예를 위해 바다를 건너 이곳으로 올 것입니다. 우리의 피는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우리는 당신이 세운 위대한 국가의 후손으로, 당신의 공화국과 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당신이 만든 이 깃발을 들었습니다. 우리는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마음과 명예에 다짐합니다.""라파예트여, 우리가 여기 왔습니다!(Lafayette, We Are Here!)"모국어에 대한 언어적 에고가 하늘을 찌르는 프랑스인들은 자신들 앞에 선 양키가 뭐라 말하는지 알아듣지 못했다. 대놓고 지루해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프랑스인들은 스탠튼 대령의 마지막 한마디만큼은 분명하게 알아들었다. 청중들은 잠시 몇초간 침묵을 유지했다. 그리고 서서히 우레와 같은 함성과 박수가 터져나왔다. 영어를 할줄 아는 프랑스인들은 못 알아들은 사람들에게 방금 그 말의 뜻을 통역해줬다. 전쟁에 지친 군인들은 마음 속에서 사그라들었던 불꽃이 다시 피어오르는 것을 느꼈고 노인들은 숨기지 않고 눈물을 흘렸다.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만세(Vive La France), 미국 만세(Vive L'Amerique)를 연달아 외쳤다. 퍼싱 장군을 취재하기 위해 따라왔던 미국인 기자들은 미국인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무수한 악수의 요청을 받았다. 스탠튼 대령의 10분간의 연설은 장황했지만 마지막 한마디는 생명력이 살아 넘쳤다. 프랑스인들은 바다를 건너 올 1천만명의 미군 병력에 대한 소식보다 브랜디와인에서 부상 당하고 밸리포지에서 추위에 떨며 미국을 위해 싸웠던 한 명의 프랑스인에게 표한 경의에 더 감동했다. 그 날 프랑스인들이 느낀 감정은 136년 전 미국인들이 요크타운에서 드 그라스 제독의 함대를 보고 느꼈던 환호와 다를게 없었다. 스탠튼의 마지막 연설문구는 다음날부터 미국과 프랑스 전역에 퍼져나갔다. 미군은 아직 제대로 된 병력편제도 마치지 못했고 물자도 충분하지 않았으나 끝도 없는 소모전에 지친 프랑스군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데는 충분했다. '1세기 전에 입은 은혜를 갚기 위해 왔다'는 한마디는 아주 훌륭한 프로파간다이자 명분으로 쓰였다. 본래 프랑스 언론들은 미군들의 행실에 대해 비꼬거나 미군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기사를 실었지만, 이 날 이후로 기사의 제목은 '명예를 아는 용사들'로 바뀌었다.당시 포병장교로 현장에 있었던 윌리엄 브리건스(William N. Brigance)는 훗날 그 순간을 이렇게 회고하였다.'이 짧은 문장 하나로 미국과 프랑스는 한 세기를 넘어선 혈맹으로 재탄생했다.'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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