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 충전기 자주 깜빡해서 하루에 두 번 이상은 꼭 방전되는데 2분 정도 폰 꺼져있었고 충전기 꽂고 바로 전원 켰음 아는 오빠가 내 폰 꺼져있는 거 보고 바로 자살신고 넣어서 경찰분들이 내 폰 위치추적해서 새벽 1시에 찾아오셨음

그 새벽에 찾아올 사람이 없는데 갑자기 누가 집 문 쾅쾅 두들기고 문고리 잡아당기길래 일단 집에 불 끄고 인터폰부터 확인함 누가 문 쾅쾅 두드리고 문고리 잡아당기는 거 트라우마 있어서 무서웠음



경찰분들이랑 구급대원분들은 뒤에 서 계셨는지 인터폰 시야각에 안 보였고 사복 겉옷 입고 계신 남자 세 분이 서 계시길래 내가 이웃집에 뭐 잘못했나 술에 취해서 자기집 구분도 못하는 미친놈들인가 싶었는데 119라면서 문 열으라고 소리치시는 거임ㅠ 솔직히 처음엔 안 믿었음 119 구급대원분들이 집에 찾아올 이유가 없으니까

나한테는 아무 일 없었어도 이웃집에서 무슨 일 생긴걸수도 있는 거고 그런거면 정말 구급대원분들이 맞을 수도 있으니까 열어줘야 하나 고민하는 도중에 옆집 문 두들기고 경찰분들이 옆집 사람과 대화하는 소리랑 우리집 호수 재차 부르면서 대화하는 무전기 소리가 들림... 그래서 진짜였구나를 확신하고 바로 문 열었음 내가 지금 경찰 상대로 문 안 열고 버틴 거구나 싶어서 너무 죄송했음

내가 문 여니까 문 앞에 계시던 여성 구급대원분께서 악 깜짝이야! 이럼서 놀라심ㅠ 그리고 내 앞에 경찰복 입고 있는... 딱 봐도 경찰이구나 싶은 경찰분들이 다가오셨는데 나의 첫 마디는 누구세요? 였음 ㅅㅂㅠㅠ 얼마나 어이없으셨을까 개쪽팔려 경찰이나 구급대원분들을 눈 앞에서 본 건 처음이었고 더군다나 집 문 열었는데 8~9명 정도 좌르륵 서 계셔서 너무 어벙벙했음 이 사람들이 왜 여기있지? 이런 느낌

성함, 전화번호, 주민번호 부르래서 부르고 정말 괜찮다고 안심하셔도 된다고 죄송합니다를 반복했음ㅠㅠ 내 핸드폰 통화내역도 다 따보셨는지 @시간대에는 @랑 왜 연락했는지 하나하나 물어보시고 정말 안심하고 가도 되는 거냐고 계속 물어보셨음 경찰분들 가시고 나서 그 오빠한테 전화했는데 거절 누르더라 경찰분께서 가신 뒤에도 문자로 자살예방센터 사진 보내주시고 112에서는 긴급구조를 위해 귀하의 위치를 조회했다는 문자 오고...

사람 없을 시간대도 아니고 다음 날 출근해야 하니까 다들 집에 있었을 텐데 새벽 1시에 복도에서 소란이 일어났으니 이웃집에도 민폐되었을 거고 그분들도 괜히 헛걸음 하신 거니까 너무 창피하고 수치스러웠음 난 아직 이웃집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데 이웃집 사람들 어제 그 소란 듣고 @호에는 @라는 사람이 사는구나 하고 이름 다 외웠을 수도 있을듯 여기 세대수도 많은데ㅠㅠ

죽고 싶다는 이야기 한 적도 없고 죽을 생각도 없었고 자살소동 부린 것도 아닌데 마치 내가 자살소동부린 것처럼 상황이 흘러가서 수치스러움... 폰 겨우 2분 꺼져있었는데ㅠㅠ 차라리 나한테 확인 문자를 보내보든가 너믄 걱정되어서 신고 넣었으니 집에 경찰이 가도 당황하지 말라고 말이라도 미리 해줬다면 당황하거나 무서워 할 필요없이 더 잘 대처할 수 있었을 텐데... 걱정해준 마음은 정말 고마운데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달라고 함

그 오빠가 폰 전원 꺼져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확인도 안 해보고 아무 말도 없이 무턱대고 신고해서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는 하는데 쪽팔려서 집 밖으로 나가고 싶지가 않음 집 바로 앞이 파출소인데 어딜가든 파출소 거쳐서 가야 하는데 오다가다 마주칠까봐 너무 신경쓰인다ㅠ 이웃집 사람 마주칠까봐도 신경쓰이고 오늘 편의점 출근도 코로나 핑계대고 못 나가겠다고 부탁드렸음... 시간 지나면 신경 안 쓰이게 되겠지
장문 죄송ㅠㅠ 친구들한테 썰 풀고도 모자라서 여기에도 한풀이 해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