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2천원이 오르고 말았지만

흑마늘의 그 눅눅한 양념과 차디차게 식어버린 감촉이 너무 싫었던거야

더군다나 2천원이 올랐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통큰느님만큼 그 치킨을 바라보지 않았어

그래서 포장대에는 아직도 몇상자의 치킨이 남아있었고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아줌마 이거 포장좀 열어봐도 되죠" 하고 말했고

기꺼이 그러라는 친절한 마음에 부들거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박스를 열었지

그 빛깔을 보는순간 나는 그 옛날에금잔디동산에메기같이앉아서놀던시절에 최불암이 선전한

그래 이맛이야 하며 고향의 맛 다시다를 외치는 심정으로 정신을 잃고

그만 치킨 네상자를 쓸어버리고 말았어

치킨아주머니는 에그머니나 놀라며 싹쓸이해준 내가 고마웠는지 밝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하고 70데시벨로 외쳤어

그리고 오자마자 난 무게를 재봤지

비록 박스채이긴 하지만 모두 900그램을 지켰어! (사실 10그램정도 덜나가기도 했지만)

그리고 속살을 이렇게 찍어본다

폰카라서 미안 하지만 난 이제 오븐에 이분들을 영접하고 먹으러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