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가격 인하？ 검토도 안해”


"대통령도 못 내린다." 치킨 가격을 두고 하는 이야기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5일 공정거래위원회의 새해업무 보고에서 "치킨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가격 인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사실상 가격인하를 검토조차 않고 있다.

이보다 앞선 지난 9일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이 자신의 트위터에 "5000원짜리 통큰 치킨은 손해 보고 파는 미끼상품"이라는 글을 올린 직후 롯데마트가 판매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이미 몇몇 치킨 업체가 원가를 공개하고 나섰지만 여론은 1만4000∼1만8000원에 이르는 높은 가격에 대해 불신이 가득한 상태다. 지난 15일 가금산업발전협의회가 치킨 원가를 공개하고 롯데마트 통큰치킨의 역마진을 주장하는 호소문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됐다. 16일 가금산업발전협의회 홈페이지는 항의 방문하는 고객들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소비자들은 협의회의 치킨 원가 공개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가맹점의 원가가 아닌 본사의 원가 공개는 이뤄지지 않은 데다 소매가를 기준으로 해도 품목당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점을 지적했다.

파워블로거들은 협의회가 주장한 치킨 가격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요리사라고 밝힌 한 블로거는 "소매가 기준으로 닭과 튀김가루, 기름 등을 구입했을 때 원가를 4800원"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고 "대량구매로 가격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음에도 재료원가가 7450원인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블로거는 닭 한 마리 2500원, 튀김가루 400원, 기름값을 마리당 900원으로 소개하고 박스와 무, 콜라 등에 1000원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프랜차이즈 치킨 시장을 이끌고 있는 BBQ와 교촌치킨, 네네치킨, BHC치킨 등은 아직까지 치킨 가격 인하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가맹점수가 많지 않은 일부 소규모의 치킨 브랜드들은 가격인하를 검토 중이지만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동참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을 내린다해도 시장 파급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조동민 한국프랜차이즈협회 부회장은 "치킨 원가를 공개해 소비자 불신을 잠식시키도록 하겠다"며 "가맹점과 골목 영세 치킨전문점에 대한 오해는 조금 해소된 것 같으나 본사가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에 억울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우린 폭리 안취했어 우리가 짖밟은 동네치킨집들이랑 이야기도 잘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