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릴때 우리집 동네 빵집했었어.

그당시 부모님이 빵집한다는게 왜이리 챙피했는지

남들 부모직업란에 회사원 이딴거 써넣을때

나는 숨기면서 자영업이라고 쓰면서도 마음이 항상 불편했던기억이난다.

빵집이 그리 잘되는것도아니고

그 빵집 다락방에 우리 세식구 살았었는데

내가 불장난하다가 케익박스 홀랑 태워먹었을때가 난 태어나 지금까지 가장 무섭고도 아프게 맞았던 기억이다.

당시 옆옆집에 치킨집이있었는데

엄마가 빵이나 케익남으면 그치킨집에 나눠주고 그랬었어

아주머니가 좋으신분이라

동네 뛰어놀다 집에 들어갈라치면 양념치킨 한마리 포장해서 나 먹으라고 몰래 주시곤했었다

그런게 몇번 반복되다가... 혼자 배터지게 먹고싶다는 욕심에

숨겨가지고 다락방에서 까먹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거지새끼마냥 이런거 받고다닌다고

혼나고 있는 상황에 울면서도 맛있어서 꾸역꾸역 먹었었다

엄마도 울기 시작하는데 그땐 몰랐지만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얼마나 마음 찢어지셨을까 싶네...

그러다가 그 치킨집없어지면서 난 치킨을 먹을수가없게되었었어

더군다나 아버지가 굉장히 보수적이셔서  다른 간식거리나 배달음식같은거 먹는거 용납을 못하셨거든..

오로지 밥 그리고 간식은 빵이나 제과점과자 케익 이런거였어..

그러다가 할머니댁이라도 가면 할머니가 항상 내가 치킨좋아하는건 아셔서

치킨 항상 사주셨거든.. 할머니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난다

용돈도 만원 이만원씩 꼬깃꼬깃 챙겨주시고..

그러다 부모님 이혼하시고

수년이 흘러 20살 무렵  할머니댁에 오랜만에 가게 되었는데

잠깐만기다리라며 치킨사러가시드라

그러지 마시라고 말리다가 체념하고 밖에 담배한대 피며 돌아다니는데

할머니 치킨집에서 싸우고 계시드라 깎아달라고  손자왔는데 치킨먹이고 싶어서 그렇다고

뭐가 이렇게 비싸냐고 만2천원만 받으라고 던지고 나오실라하고 사장은 안된다며 붙잡고있고

보다가 화가 머리끝까지나서 내가 계산하고 할머니 드시라고 놓고 그냥 집으로 휙 가버릴라는데

할머니 쫓아오시면서 주머니에 기어코 5만원 넣어주시더라

그때 길바닥에서 얼마나 서럽게 울었는지

그이후로 또 수년이 흘럿건만 아직도 가격 싼 동네 치킨집을보면 가던길 멈춰서서 한참을 바라보게된다

이번 통큰을보다보니 할머니 생각이 엄청난다...

대체 뭐가 서민이고 뭐가 서민경젠데???

5천원치킨마저도 없었으면 치킨못먹을 사람들이 존재할텐데

그거 만8천원에 꼭 사먹게 만들어야겠냐?

없는사람 등쳐먹고 배때기 불리는게  너네가 말하는 서민의 논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