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름없는 치킨체인을 운영하는 주인입니다.

이번 롯데통큰치킨을 보면서 한편으론 걱정도 하고, 한편으론 찬성하는 분들의 글들을 읽으며 공감도

하였습니다.

언론에선 롯데의 반격이니, 점주들의 반격이니 하더니 오늘은 가금산업협회의 재반격 뭐 이런식으로

논란을 다루었네요. 정말 문제는 무엇일까요? 적정한 가격은 얼마일까요?

이번 논란에서 각 점주들에 대한 비난도 참 많았습니다.

개별적으론 다 충분히 이유가 있는 비난들이기에 저도 많이 참고하게 되었죠.

그러나 큰 틀에서 생각해 보면 정작 문제는 - 물론 가장 큰 문제는 시장가격을 교란시키는 롯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 닭의 유통과정에서(일반, 체인) 원가가 얼마이고 얼마만큼의 수수료를 남기고 있는가에 대한 부분이 빠져 있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현재 죽전에서 부*치킨이란 이름으로 6년 영업을 하고 현재는 닭**란 이름으로 하고 있습니다.

비브랜드라고 해서 공급되는 닭 가격이 많이 싼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변의 유명브랜드 점주님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유명브랜드는 저희보다 적게는 300원에서 많게는 900원 가까이 닭 가격이 차이가

나더군요.

거기에 파우더,소스,박스등에서도 약간씩의 차이가 날걸로 추측이 됩니다. 이건 말 그대로 추측입니다.

그것도 합해지면 300원 내외는 될듯합니다. 그러면 한마리당, 600원에서 1200원 가까운 차이가 나게

되는거죠. 그러다보니 유명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판매가가 비싸지게 되는것이 아닌가 합니다.

참고로 저희는 10호(1kg) 염지 육계를 4000원 내외에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 채종유, 파우더,간장소스,양념,박스,치킨무,음료수,서비스 떡사리, 쿠폰(10장기준)하면 마리당 3300원 정도가 더붙게 됩니다.

치킨한마리가 만들어지는데 대략 7300원 내외이며, 13000원에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날개나 다리같은 부분육은 육계보다 1kg당 2000원 정도 더 높은 가격에 공급됩니다.

부분육은 15000원에 판매를 합니다. 따라서 한마리 판매시 육계든, 부분육이든 대략 5700원 정도의 이윤이

남으며, 이걸로 임대료,공과금,인건비,홍보비,유류비,세금등을 빼야 합니다.

물론 저희도 날아라닭님처럼 무추가나 양념소스 1개씩 추가하시는것은 무료로 드리고 있습니다.

무하나 더 달라는데 참 돈받기가 뭐 하더군요.

그렇다면 적정한 치킨가격은 얼마면 될까요? 소비자님들마다 다 기준이 다르실겁니다.

저도 소비자의 한사람으로서 한마리 15000원은 비싸다는 생각입니다만, 제가 알지 못하는 유통구조,

로얄티, 홍보비등이 있기에 단순히 싸다, 비싸다라 말하기 어렵네요.

수없이 많이 달린 통큰치킨에 대한 댓글들을 보면서, 저렇게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를 다 만족시킬수는

없는걸까? 고민을 해봅니다.

소비자의 요구는 크게 값싸고 질좋고 맛있는 치킨이겠지요.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일텐데요,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것은 아닙니다.

하나 하나 여쭙고 싶네요, 참고로 저는 절대 유명브랜드의 치킨값이 비싸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님을

전제로 여쭈어 보는겁니다.

유명브랜드 하지말고 개인 브랜드로 싸게 팔아라 더 장사가 잘 될것이다. 란 의견에 대해...

= 이번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이마트 피자보다 더 논란이 된것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나도 착한(?)

  가격 때문일겁니다.

  이것은 제 경험에 국한된것이기 때문에, 100% 옳다고 단정지을수 없음을 인정하면서, 롯데치킨이 이렇듯

  논란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저는, 유명브랜드가 내놓은 너무나도 싼 가격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저희같은 비브랜드나 개인 치킨집에서 유명브랜드보다 싸게 판다면, 장사가 더 잘될까요?

  7년째 싸게 팔고 있는 제 입장에서는 "아니오" 입니다. 많은 소비자 분들이 싼가격만으로 움직이진

  않습니다. 싸면 싼대로의 편견을 가지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냉동육일것이다, 식용유 한통으로 100마리

  200마리 튀길것이다, 재료가 안좋을 것이다, 맛이  없을 것이다 등등.

  그래서 비싸도 유명 브랜드를 드시고 계시진 않은지요? 그럼 유명브랜드는 무엇일까요?

  연예인 써서 광고하는 치킨 아닙니까? 그러니 어떤 형태로든 부수적인 비용이 더 붙게 될테고요.

냉동육 쓰면서 비싸게 받는다. 란 의견에 대해...

= 이건 뭐 제가 일일히 조사할수도 없는 일이라, 단정지어 말씀드릴수 없지만,

   여하튼 제가 알고 있는 저를 포함한 점주님들의 경우 냉동육을 쓰는 경우를 본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싼 가격에 판매가 된다면, 그런 경우는 냉동육일 경우가 맞을수도 있습니다.

   저의 짐작으로는, 없다고 말씀드리는것이 아니라, 대부분 국산 냉장육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예전에는 유명브랜드에서도 냉동육과 냉장육을 혼합해서 쓰거나, 냉동육을 쓴 경우가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짐에 따라 지금은 선뜻 냉동육을 쓰기가 쉽지 않은 추세라고 봅니다.

   그리고 냉장육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흑골화 현상(냉동육은 뼈가 검게 되는데요)은 꼭

  냉동육에 서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냉장육에서도 간혹 흑골화 현상은 나타날수 있습니다.

점주들이 폭리를 취한다. 란 의견에 대해...

= 위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점주가 폭리를 취하는것이 아니라 체인 본사의 유통구조의 문제가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이건 점주에게 뭐라고 할 문제 이전에, 이번 기회를 계기로 체인 본사의 유통구조

   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정말 적절한 수수료를 받고 있는건지, 아니면 우월적 지위를 바탕으로 점주들

   에게 부당한 전가를 하고 있는것인지 따져 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반 유통과정도 같이 말입니다.

   한명 한명의 점주들이 잘하는 분도 그렇지 않은 분도 계시겠지만, 유명브랜드의 경우 가격에 대한

   결정권은 점주에게 없으니까요!!

   저같은 경우는 판매가를 제가 알아서 할 수 있기에, 13000원에 판매하지만, 유명브랜드는 그럴수 없거

   든요, 그리고 이미 공급가가 저희보다 1000원 내외로 비싸다 보면, 판매가도 비싸질수 밖에 없겠지요.

   그런 부분에 대해 약간의 이해를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유명브랜드가 가격을 내리게 된다면 저같은 경우는 더 난감한 상황이 되겠네요;;

육계가 1500원이라는 말씀에 대해.

=  이건 뭐 정말 억울한 말씀입니다. ㅎㅎ 1500원은 저희같은 영업점이나 소비자가 받을수 있는 가격이

    아닙니다. 양계농가에서 하림이나, 마니커, 목우촌, 동우같은 양계유통회사에 납품하는 가격으로 알고

    있으며- 틀릴수도 있음- 여기서 부터 각 단계를 거치며 계속 수수료가 붙게 되어 있습니다.

    털뽑고 내장제거하고 세척하고 절단하고 염지하고 보관하고 운반하는 이런 과정에 대한 비용이 정확

   히는 알지 못하지만, 대략 1천5-600원 정도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저건 말 그대로 최초가격이지

    점주나 소비자가 받는 가격이 아닙니다.

시장치킨과 포장전문점의 저가 치킨에 대해 

= 어떤 분들은 프랜차이즈 치킨점들이 동네치킨과 시장치킨을 몰아내놓고, 이제와서 롯데마트를 탓한다는

   분들도 많았습니다.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봅니다.

   몇해전 오**치킨이라는 저가 포장전문점이 한,두해 급성장을 하더니 지금은 어디 있는지 찾기조차

   어렵습니다. 왜일까요? 저가 치킨은 길좋은 골목에서 박리다매로 판매를 해야 합니다.

   좋은입지는 당연히 권리금과 세가 비싸고요, 하루에 백마리 팔아선 수지타산이 맞지 않더군요.

   2-3백마리를 팔려면 사람이 필요하고, 인건비가 비싸집니다. 거기에 말이 2-3백마리지 그걸 튀기는

  노동강도가 결코 쉬운것이 아니더랍니다. 그래서 서서히 사라져 갔지요.

  시장치킨의 경우도 프랜차이즈업체가 결코 시장치킨보다 값이 싸지 않았지만, 지금은 찾기 힘들죠.

  왜 더 비싼 프랜차이즈 치킨이 시장치킨을 몰아냈다고 생각하실까요?

뭐 두서도 없고, 그냥 생각나는 대로 소비자분들이 조금은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 현실적인 문제를

같이 공유하고자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결론을 드리자면,

저는 이번 롯데마트의 통큰치킨 논란이 꼭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무수히 올라와 있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보다보면 정말 어이없는 점주님들의 경우도 허다하고, 이런 부분들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서비스 할수 있는 사고의 전환과 함께, 정말 값싸고 질좋고,

맛있는 치킨을 소비자들이 맘놓고 드실수 있도록, 만약 여러 과정에서 거품이 있었다면 그 거품이 제거되어

더 많은 소비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며, 유명브랜드에 대한 맹목적 믿음 보다는 여러가지를 고려하여

소비할 수 있는 현명한 소비의 계기로, 그 혜택을 소비자분들이 다시 받아 볼수 있었으면 합니다.

소비자가 혜택을 받는것이 결국은 점주에게도 이윤으로 돌아오리라 믿기 때문입니다.

적정한 가격은 어떤 하나만으로 정해지지는 않을것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높아져만 가는 가격은

어떻게든 정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비브랜드라고 하여 편견을 가지시기 보다는 다양하게 접해 보시고 선택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더불어 간절히 가져 봅니다. 

 긴글 답답한 마음으로 적어보았습니다. 끝까지 읽어 주셨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따뜻한 겨울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