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2010년형 뉴 알티마 V6 3.5\'

일본 닛산자동차가 지난달 한국 시장에 출시한 중형세단 \'뉴 알티마\'는 가격을 기존모델에 비해 최대 300만원 낮추며 타사 동급차종과의 \'전쟁\'을 선포한 야심작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 상륙하며 큰 인기를 모았던 도요타의 \'캠리\'가 최근 대규모 리콜(결함시정) 사태의 영향으로 기세가 한 풀 꺾인 사이, 닛산의 뉴 알티마는 3.5 모델이 지난달 국내 수입차 판매량 5위로 뛰어오르는 톡톡한 반사 이익을 누렸다.

	닛산 \'2010년형 뉴 알티마 V6 3.5\'

캠리의 출고적체와 리콜 우려로 발걸음을 돌리는 소비자들을 더 낮은 가격과 다양한 편의사양, 뛰어난 동력성능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2010년형 뉴 알티마 V6 3.5\'를 만나봤다.

2010년형 뉴 알티마는 지난 1993년 처음으로 출시된 알티마의 4세대다. 기존의 2009년형에 비해 달라진 점은 그리 많지 않다. 라디에이터 그릴 등 전면부 디자인을 좀 더 세련된 느낌으로 다듬었다. 휠 디자인도 이전의 밋밋했던 모습보다는 좀 더 멋을 부렸다.

차체 크기는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전체적으로 미국시장 전용 모델로 선보였던 차종답게 굵직한 느낌을 강조했다. 얼핏 닛산의 고급브랜드 \'인피니티\'가 연상되기도 한다. 내부 인테리어는 크롬재질을 적용하고, 계기반 조명을 기존의 오렌지색에서 흰색으로 바꿔 가독성을 높였다.

편의사양으로는 후방감지카메라와 DMB, 내비게이션을 지원하는 3.5인치급(약 8.9cm) LCD모니터를 기본 탑재했다. 담배갑 크기의 작은 화면이지만 선명도는 뛰어난 편이다. MP3플레이어 \'아이팟(i-Pod)\'과 연동되는 기능도 탑재했지만 영어로 된 곡명만 인식해서 보여준다. 함께 탑재된 보스(Bose)의 오디오 시스템은 뛰어난 음향을 들려준다.

	닛산 \'2010년형 뉴 알티마 V6 3.5\'

이리저리 차량 내부를 둘러본 후 시동버튼을 눌렀다. 6기통의 중형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묵직한 엔진소리가 들려온다. 이 차에 탑재된 VQ35DE 엔진은 대단한 \'물건\'이다. 미국 워즈오토가 선정하는 \'세계 10대 엔진\'에 14년 동안이나 이름을 올렸다. 닛산의 고성능 스포츠카 \'350Z\'에도 탑재된 고성능 엔진이다. 동력성능은 최대출력 271마력에 최대토크 34.6kg·m, 중형 세단으로는 \'차고 넘치는\' 수준이다.

이 엔진은 닛산 특유의 무단자동변속기 \'엑스트로닉 CVT\'와 맞물려 ℓ당 10.3km의 연비를 보인다. 동급인 혼다 ’어코드 3.5(9.8km/ℓ)\' 등 여타 경쟁모델에 비하면 높은 수치로, 실제 운행 중 측정한 결과 도심에서 7.5~8km/ℓ, 고속도로에서 9km/ℓ 안팎의 연비를 보였다.

변속기를 주행(D)모드에 놓고 가속페달을 천천히 밟았다. 초반 움직임은 매우 부드러운 편이다. 중형세단이라는 차량의 성격에 걸맞은 움직임이다. 이러한 부드러움은 실용영역인 60~100km/h대까지 여전하다. 엔진 소리도 제법 정숙해 이 단계까지는 체감속도가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 막상 계기반을 보면 속도계가 제법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닛산 \'2010년형 뉴 알티마 V6 3.5\'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가며 271마력이라는 최대출력을 시험했다. 페달을 타고 전해진 급격한 가속명령에 차는 잠시 멈칫하는가 싶더니 이내 힘차게 달려 나간다. 여느 스포츠 세단들처럼 급격히 뛰쳐나가는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약간의 여유를 남겨둔 채 민첩성보다는 힘으로 차체를 밀어붙이는 듯한 속도감을 준다.

좀 더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고 싶다면 변속기를 스포츠(S) 모드로 설정하면 된다. 스포츠모드를 지원하는 다른 차량의 변속기가 S모드를 별도로 떼어놓은 것과는 달리. 뉴 알티마는 변속레버를 매뉴얼모드로 옳기면 스포츠모드가 된다. 이 상태에서 위아래로 움직이면 수동 변속이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뉴 알티마의 수동 모드는 저단에서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면 자동으로 단수를 올리는 개입식이 아니어서 운전자의 의지를 더욱 충실히 반영해 준다. 다만 패들시프트의 부재는 조금 아쉽다.

차체의 무게가 1500kg을 넘지만 급격한 코너링에서 크게 쏠리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다만 회전각은 조금 큰 편이다. 승차감은 너무 물렁물렁하지도, 너무 단단하지도 않은 절충형이다. 제동감도 \'패밀리세단\' 특유의 느슨함보다는 확실하게 차를 멈춰 세우는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동급의 경쟁모델들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 성능과 경쟁력을 보유한 차량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닛산은 한국시장에 2.5ℓ(3390만원)와 3.5ℓ(3690만원) 두 가지 모델을 출시했는데, 두 모델의 가격차이가 300만원에 불과하다. 혼다 어코드(2.5ℓ 3590만원·3.5ℓ 4090만원)의 두 모델 가격차가 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차이가 상당히 적다.

그리 크지 않는 가격차 탓일까. 지난달 3.5 모델이 183대 팔리는 사이 2.5 모델의 판매량은 단 7대에 그쳤다. 한국닛산 측은 수급 문제를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 정도 가격차이라면 단연 3.5를 선택할 것을 권하게 된다.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 무난한 범용성, 패밀리세단과 스포츠카의 사이에 있는 듯한 닛산 특유의 느낌을 한껏 발휘하는 모델이다. 3.5의 경우 어코드 3.5보다 400만원 싸고, 2.5ℓ인 캠리(3490만원)와는 200만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가격적인 메리트도 충분하다.

메리트 좋아하네 너나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