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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시험에 대해

꼬마(78.73) 2010.02.06 09:48:28
조회 923 추천 1 댓글 18


에혀. 너무 바빠서 이거 원 눈코뜰새가 없네.
잊을만 하면 나타나서 대충 뻘글 싸지르고 가는 꼬마횽이야.

바야흐로 동계시험의 시즌이 돌아왔길래,
자동차회사에서 진행하는 동계시험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다.



0. 들어가기 전에 - 위장막 사진
자동차갤을 꾸준히 들락거리는 사람이라면
일명 스파이샷이라고 불리는 사진 중에 유독 흰눈이 덮인 설원 배경과, 사막 배경이 많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을거야.
그 중에서도 특히 설원이 많지.

이게 다 동계시험 중에 찍히는 거거든.

자동차회사들이 어차피 대부분 자사 PG안에서 차량시험을 많이들 진행하는데
동계시험은 그 특수성으로 인해 보안이 취약해질 수 밖에 없어.
왜냐? 수많은 자동차회사들이 한 동네로 거의 다 모이거든. 전세계의 카파라치들이 그 동네로 다 모여들게 된다.

지엠대우갤 사람들에게 친숙한 J300, T300 동계시험 스파이샷들을 보면
대부분 번호판은 GG로 시작하는 걸 볼 수 있어. GG는 독일, 오펠연구소가 있는 지역의 지역코드를 뜻해.
오펠이 가진 시험차들을 동계시험장으로 보내서 개발하니까 GG 번호판이 달려있는거지.
(대우 개발차들이 인천 임시넘버 달고 다니는거랑 같다고 보면 돼.)
J300이야 거의 오펠에서 다 해서 떠먹여준 작품에 가깝고, T300은 GM대우 홈룸이지만 여전히 PT는 GMPTE에서 맡고 있으니까.



1. 어디에서 하는걸까?
요근래 찍혀나왔던 T300이나 MD사진들...
예전에 너무나도 많이 갔던 곳이라서 사진만 보면 대충 알어.
스웨덴. 스웨덴 북부의 Arvijaur 근처 A로 시작하는 마을이야.
(MD사진은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LPG충전하러 갔다가 찍힌거고, T300사진은 그 동네 마트 앞에서 찍힌 것.)

인구 1000명이 될까말까? 한 좀만한 마을에
완성차로는 벤츠, BMW, GME(오펠), 피아트(+알파로메오, 란치아), 푸조시트로엥, 벤틀리, 롤스로이스 등등등이 모이고,
부품업체로는 보쉬, 컨티넨탈, TRW, 할덱스 등등 유수의 글로벌업체들.
국내업체로는 모비스와 만도가 여기에 PG를 운영하지.

그 외, 그 옆마을 가면 폭스바겐, 아우디, 르노가 또 있고...
조금 떨어진 곳이지만 핀란드 쪽에 가면 한국타이어 PG도 있어.

쉽게 말해서 미국차랑 일본차 빼면 거의 스웨덴에 다 모인다고 보면 돼.
(미국은 GM의 경우 킹로스라고 미국 최 북부에 시험장이 있고, 일본애들은 홋카이도에서 하니까.)

한국은 완성차업체는 따로 동계시험장을 운영하지는 않어.
현대는 모비스나 만도 시험장을 필요할때 빌려쓰는 식일거고, 지엠대우는 업체PG를 빌려쓰거나 오펠PG를 빌려쓰거나.. 등등
르노삼성은 저기서 한번도 본적이 없고 (뭐 일본에서 다 해오겠지.).



2. 왜 스웨덴일까.
일단,

날씨가 존나 추워. 한겨울내내 아무리 따뜻한 날이라도 영하10도 밑으로는 잘 안떨어지는데다가 평균기온이 영하20도 이하정도 되니까.
(진짜 추운날은 영하 40도 근처까지도 내려가는데,
 아우 생각만 해도 아찔해. 내복에 두꺼운 방한등산복까지 입었는데도 허벅지가 마비되는 듯한 그 기분...
 콧털이 얼어붙어서 딱딱해지고, 눈물이 얼어서 눈썹에 매달리고, 침을 뱉으면 바닥에 떨어지면서 도르르 굴러가.)

눈이 많이 와. 겨울내내 평균적설량이 일일 30mm가 넘어.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 나라의 제설능력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야. 밤에 눈이 한 40cm가 내려도 새벽에 나가면 길은 다 뚫려있어.)
매일 내리는 눈을 불도저로 다지기만 하면 이미 최상급 설질의 스노우 트랙.
이 동네 겨울이 되면 아예 흙을 밟을 수가 없어. 현관 앞부터 시작해서 모든 길이 다 눈으로 덮여있으니까. 덕분에 신발에 흙이 전혀 안묻지.

호수. 가장 핵심적인 것. 호수.
스웨덴은 큰 호수들이 정말 많은 나라인데,
이놈의 호수들이 겨울되면 연이은 영하 2~30도의 날씨에 1m가 넘게 꽁꽁 얼어붙어버려. 완전히 통째로.
그 위에 눈은 하루 3cm씩 계속 쌓이고.
중장비 들어가서 눈만 좀 다져놓으면 호수 자체가 엄청나게 훌륭한 스노우 PG가 되어버리는 거지.

동계시험장 가 본 곳이 북미, 홋카이도, 뉴질랜드, 스웨덴인데..
이 중 스웨덴만 진짜고 나머지는 다 유사품에 지나지 않어. 노면의 상태나 규모에서 상대가 안되니까.



3. 무슨 일을 할까.
뭐 다양하지. 내가 보아온 바로는
파워트레인 애들은 주로 냉간시동성, 혹한기 PT 성능시험 등등을 하러 오고,
공조 하는 친구들은 말그대로 공조기 성능 시험하러 오고.
샤시 쪽 말고는 이 정도밖에 본 기억이 없네.


나야 샤시 쪽 한 우물이니까. 저마찰로 샤시 성능 개발하러 다녔지.
솔직히 동계시험 일은 샤시쪽이 제일 재미있을것 같아. 어마어마한 얼음호수위에서 핸들링 시험하는 거, 흔치 않은 경험이니까.
거기 스노우트랙에서 두달만 운전연습 하면 WRC선수들같이 운전할 수 있게 돼. -_-

타이어 친구들은 눈길-빙판길에서 타이어의 핸들링 성능 시험하고 검증하러 오고,
제동하는 친구들은 눈길-빙판길 제동거리 줄여보려고 안달이고,
ESC하는 사람들은 역시나 눈길-빙판길에서 주행안정성 개발하러 오고,
MDPS 하는 사람들 역시 저마찰로에서의 스티어링 필 등 조향성능 개발하러 오고,
Drivetrain (쉽게 말하면 4WD 등 구동전달계통) 하는 애들은 눈길-빙판길 언덕 올라가려고 애쓰고,
LD(또는 LSD라고 하지)하는 친구들은 디퍼런셜 성능 시험/개발하러 오고.
그외 integration 샤시제어 하는 사람들도 와서 다들 자기 아이템 시험하고 개발하고..

샤시쪽이야 말로 거의 종합백화점이라고 할 수 있지. 동계시험 가면 거의 모든 업체들의 시험팀 사람들을 다 볼 수 있어.



4. 생활상
내가 스웨덴에서 산 날짜수만 1년쯤 될텐데...
(워낙 먼 곳이고 차량 송부 등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한번 가면 한달에서 두달정도 장기출장이 기본이야..)

씨밤 8년동안 정말 한결같이 변하지 않는 동네거든. 거기 안간지 3년짼데 아마 지금도 똑같을 거야.
(지금도 스파이샷만 보면 어느 가게 앞에서 찍혔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정도야.)

숙박은 대부분 캐빈(좀만한 통나무집) 아니면 홈스테이(하우스렌트).
식당도 진짜 두서너개 밖에 안되는 동네라서... 아침은 다들 근처 호텔이나 캐빈의 식당에서 해결해.
이 동네의 몇 안되는 호텔과 식당에 가면, 온통 유니폼 입은 car engineer들만 득실득실.
이곳 호텔에 불이나면 벤츠, BMW, 푸조의 모든 신차일정이 연기될거라던 농담 아닌 농담도 있었고..
보쉬 숙소에 불이나면? 전 세계 연비규제는 일년씩 유보되는 거지 뭐. ㅋ

BMW의 포스넘치는 새카만 점퍼는 아직도 기억난다. 보쉬의 개 후줄근한 녹색 점퍼도.
한국사람들도 꽤 많이 볼 수 있는데 95%는 모비스랑 만도 사람들이더만. 하긴 두 회사는 스웨덴에 대형 독자PG를 운영하는 회사니까.
PG규모로는 그 동네 1~2위를 다투는 정도.

여기가 평균 영하2~30도쯤 왔다갔다 하는데도,
특이하게 여기오면 사람들이 절대 감기에 안걸려.
너무 춥고 건조해서 감기 바이러스 자체가 없다고 하더군. 허헛.

잘사는 나라 애들 보면 (보쉬, BMW, 오펠, 푸조 등등 독일-프랑스 인들)
거기와서 2주 일하다가...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1~2주 쉬고, 다시 와서 2주쯤 일하다 가고.. 이런 식으로 일하더만.
씨팔. 잘 사는 나라에서 태어나고 볼 일이야. 난 한국회사 다닐 때 2달동안 주말도 없이 일했는데. ㅠㅠ



5. Demonstration
워낙 수많은 자동차회사와 유수의 부품업체들이 모이는 곳이다보니
업체들간의 Demonstration이 굉장히 활발해. 

우리 시스템이 경쟁사 대비해서 이만큼이나 훌륭합니다.... 우리가 이번에 이런 신기술을 내놨습니다...
이런 식으로 성능 demonstration을 진행하게 되는거지.
업체들은 각 자동차회사들 돌아가며 불러서 설명회하고, 차량 시승시키고.
자동차회사들은 업체별로 돌아다니면서 설명듣고, 시승한 것들 평가하고 점수매기고.

최근 모비스나 만도가 해외수주를 많이 따오게 된 것도 이런 활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돼.
급 딸리는 건 한 수 접어놓고서라도 엄청 공격적으로 영업했을테니까.




ps>  스파이샷으로 시작해서 스파이샷으로 이야기가 끝날 듯 한데..
        (T300 동계시험 스파이샷 보고 글 쓰기로 마음먹은거라서..)

        제발 스파이샷 같은 거 유통시킬 때, 번호판 좀 지워줬음 한다.
        어차피 길에 다니는 위장차라는게 사진 찍힐 수 밖에 없는 구조지만
        그래도 번호판 뜨면 보안관련 부서에서 바로 해당 차량 관리자한테 연락온다. 욕도 존나 먹고. 왜 칠칠맞게 사진찍히고 다니냐고.

        내가 보안관련 근무자도 아니고, 사람들의 호기심이야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남의 밥그릇 흔들어가면서 호기심천국 찍는 건 좀 그렇잖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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