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1일 리콜 대책을 발표했으나 사태를 수습하기엔 힘겨운 모습이다. 미 의회와 언론은 연일 \'도요타 때리기\'에 나서고 있고, 캐나다에서는 소비자 집단소송에 직면했다.

미국 도요타자동차판매의 짐 렌츠 사장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죄의 뜻을 밝히고 "안전을 위한 철저한 대응, 고객에 대한 헌신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도요타의 대명사였던 \'품질과 신뢰\'는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 더욱이 2007년 결함 은폐 의혹에 이어 도요타의 차량이 가속페달뿐 아니라 속도를 제어하는 전자부품에도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회사 측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미국의 LA타임스는 지난달 30일 "자체 조사 결과 도요타 차량이 급가속을 일으켰다는 진정이 지난 10년간 2000여건에 이른다"며 "이 중 가속페달이 원인인 것은 5%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전자제어장치에 있다. 도요타는 그동안 설명책임과 원인 규명을 게을리해왔다"는 전문가의 발언까지 소개했다.

미 하원의 2개 위원회가 이달 청문회를 열고 리콜 경위와 책임소재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인 가운데 미국에서는 도요타 리콜을 계기로 \'자국 자동차산업의 부활\'에 불을 지피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도요타를 압박하는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일본 언론은 "미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도요타에 대한 보복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일 "미 의회가 \'도요타 때리기\'로 문제 해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도요타에 대한 추궁은 일본의 여러 분야를 조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도요타와 부품 제조사인 CTS에 대한 소송도 잇따르고 있다. 도요타 차량을 소유한 캐나다 소비자들은 1일 도요타와 CTS에 자동차 구매와 사용으로 인한 손실과 부상 등에 대해 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온타리오 고등법원에 제기했다. 이들은 "회사 측이 전자제어시스템의 설계 결함을 알고 있었다"며 "이로 인해 급가속 현상이 발생했고 운전자와 승객의 심각한 부상과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주에는 미 텍사스주의 한 고객이 "지난달 2008년형 도요타 아발론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정지신호 앞에서 급발진하는 바람에 충돌사고가 났다"며 현지 법원에 소송을 냈다.

사태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단기실적 악화는 물론 회사 이미지 제고 및 중장기적 수익기반 확보에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미 시장조사기관인 에드문드닷컴은 리콜의 영향으로 지난 1월 도요타의 미 신차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 17.9%에서 14.7%로 떨어질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