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맞아 집에와서 빈둥거리다가

아버지가 더운데 계곡이나 가자고 해서 간게 화근이었다..

그랜져L330을 뽑은지 석달이 채 안되셔서..

아버지는 어디든 자꾸 돌아다니는 걸 즐기셨다..

보조석에 타기만 하면

"야 봐라"

하시면서 시동을 걸으셨다 그리곤..

"시동 거는데~ 이렇게 잡소리가 없다 참 대단하다! 현대 그렇지 않냐?"

하시곤 했다.. 조금 무리하셔서 330으로 간 거라서 차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다.

몇마력 몇 토크 현대에서 개발한 무슨 무슨 엔진으로 미션과 조합이 어쩌구 저쩌구.

내가 보조석에 타기만 하면 똑같은 레파토리가 끊임없이 이어지셨다.

문제는 그 날 있었다.

나는 아버지에게 지름길 대신 직선주로가 많은 길로 가는게 차 성능도 알아보고

좋지 않겠냐 라고 말했고..

아버지는 혼쾌히 허락하셨다..

우리는 쭉 뻗은 직선길을 180의 속도로 주행했고

아버지는 연신 감탄의 소리를 내뱉으셨다..

"햐.. 역시 현대다 현대! 아버지 어렸을 때는 이렇게 좋다는 거 못 느꼈는데..

캬~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줄 곳 감탄사를 연발하다가 드문드문 있던 신호등에서 빨간불이 들어와 정지를 하였다.

문제의 발단의 그 곳 그 신호등이 있던 그 곳이었다.

고오옹~!!!!!!!!!! 오옹~!!!!!!!! 뒤 쪽에서 범상치 않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도 백미러로 뒤를 힐끔 거리셨다...

아버지차... 그랜져L330 옆으로

범상치 않는 바이크 한대가 정지했다..

슈트와 바이크색깔의 컬러풀한 조화.

카울에 붙어 있는 한자

자동차 바퀴만한 타이어..

모든 것이 하야부사란 것 을 입증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오토바이는 다 대림과 효성에서 파시는 줄 안다.

그만큼 오토바이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으시다..

나는 저거 정말 빠르다고 하던데 라는 한마디를 하였다..

아버지는 그까짓 오도방구가 빨라봤자 얼마나 빠르것냐

라고 하시며 진지한 표정으로 비상등 버튼을 누르셨다..

갑자기 풋 하고 웃음이 터졌다..

아버지가 어디서 보신게 있으신가....

아버지는 비상등을 키시고는

창문을 살짝 내리고 헬멧을 쓰고 있는 

하야부사라이더를

지그시 쳐다 보다가 눈이 마주치자 마자

손으로 앞의 도로를 가리키셨고..

하야부사라이더는 후까시 한 번으로 동의를 표했다.

아버지는 창문을 올리시면서

"봐라 니!! 오도방구라는 것 들은 탈 것이 못 된다 ..빠르길 허냐 안전하길 허냐?

잘 봐라"

난 웃음을 참기위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초록색 불이 들어옴과 동시에 아버지는 칼날같이 정교하게

D에 놓으시고는 풀악셀을 하셨다..아버지의 구두는 보기 민망할 정도로 구부러져

있었다. 살짝 휠스핀이 되며 아버지의 그랜져L330은 튀어나가기 시작했다.

고오옹!!!!!!!!!!!!오오옹~!

아버지는 진지하셨고...

하야부사는 점이되어 있었다.

계곡에 도착하기까지 50분 동안 아버지는 차나 하야부사 얘기는 일절 하지 않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