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SM5의 후속모델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고 한다.

그러나 전혀 다른차로 태어난 현대차의 소나타와는 달리 다른 회사에서 막대한 예산을 들여 개발한 차를 플랫폼만 들여와 디자인을 살짝 고쳐서 내놓는 \'페이스리프트\'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무엇이 베일을 벗었다는 건지 도무지 알수 없다. 이미 렌더링이나 기반차종인 르노 라구나(사진)는 인터넷을 통해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매니아들은 르노L45가 SM5 후속모델이라고 공언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은 예전에 신형 SM5와 SM7이 출시될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르노삼성측에서는 닛산 티아나와는 전혀 다른 디자인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사실상 출시된 SM시리즈는 티아나와 별반 다른게 없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리프트는 사람으로 말하면 얼굴 성형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면부나 후면부를 부분 교체하는 형식이다.

그러나 기존 SM7과 SM5의 베이스모델인 닛산의 티아나의 전조등을 비롯해 후미등을 비교해 볼때 거의 흡사해 차량명을 떼고 차량을 맞춰보라하면 일반인들은 쉽게 구분하지 못한다.

이에 내년에 출시예정인 르노삼성 SM5도 특별할 것 없는 차량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올해 출시된 SM3 신형 모델도 르노의 메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어서 SM5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된다면 르노삼성은 그야말로 크게 힘들이지 않고 개발된다는 추측도 가능해진다.

현재 르노삼성의 부품 국산화율은 모델별로 70~80% 선이다. 하지만 엔진과 기어박스 등 핵심인 파워트레인 부품은 SM5 엔진을 빼고는 일본에서 들여오고 있다.

신형 SM5가 프랑스 르노에서 플랫폼을 가져올 경우 지불되는 부품비용은 물론, 로열티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야말로 한국내 산업을 키우는 것이 아닌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를 배불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부품국산화율을 높이겠다고 선언한 르노삼성 사장의 말이 공염불이 될수도 있다.

지난 9월 장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 사장은 "일본 등지에서 수입하고 있는 구동부품을 점차 국산화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과연 위르띠제 사장의 말이 사실이 될지 공염불이 될지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SM5는 98년 3월 28일 첫 출시를 한 이후에 지난 10여 년 동안 총 1번의 풀 모델 체인지와 3번의 부분변경을 거친 모델로, 올해 10월 말까지 단일 차종으로는 총 70만대의 판매 기록을 세운 르노삼성자동차의 대표 차종이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