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대우가 내년 1월부터 영남(부산·경남), 경북, 수도권 동부 등 4개 지역에 대해 독점영업권을 주는 지역총판제를 실시키로 한 가운데 부산의 대한모터스 등 영업에 들어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GM대우차를 팔아오던 대우자동차판매(이하 대우자판)와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역총판제 합의점 못 찾아
대한모터스 영업 개시 불구
대우자판 노조 집회신고

부산·경남 판권을 가진 대한모터스는 지난 9일부터 부산 서면에 대리점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대우자판 노조원들이 대한모터스 법인사무실이 있는 연산동 옛 대한색소공업 부지에 다음달 11일까지 한 달간 집회신고를 한 상황이고, 서면 대리점에는 지난 17일 항의방문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대우자판과 지역총판간 갈등이 빚어진데는 아직까지 영업독점권을 놓고 GM대우와 대우자판 간에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GM대우는 대한모터스 등 새 지역총판 업체로 하여금 기존 대우자판이 갖고 있던 판매망과 딜러들을 인수시켜 판매를 추진할 계획이다. 하지만 GM대우와 대우자판간 협상 실패로 현재 부산·경남의 47개 대리점 가운데 대한모터스로 넘어간 곳은 아직까지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GM대우의 지역총판제 추진에 대해 대우자판은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 유형 중에 \'계속적인 거래 관계가 있는 특정사업자에 대해서 거래를 중단하거나, 거래하는 상품 또는 용역의 수량이나 내용을 현저하게 제한하는 행위\'가 규정돼 있다는 것을 근거로 들고 있다.

대우자판 관계자는 "지역총판에 독점적 권한을 주는 것인지 서류로 명시해달고 했지만 GM대우가 계약파기 이후 공정거래법 위반이나 대우자판 대리점들로부터 손해배상소송을 당할 수 있어 아직까지 이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GM대우는 올해 말로 계약관계가 끝나는 대우자판에 대해선 이미 지역총판제를 하기로 결정이 난 지역 외에 인천·호남·충청·강원 등지에서 지역총판제 사업을 주기로 했는데, 아직 참여의사를 밝히고 있지 않다며 최근 혼돈상황은 대우자판이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GM대우와 대우자판 양측이 사태를 길게 끌고가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에 연내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