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벌어지는 K7 가격, 역시 현대ㆍ기아차는 막가파!>
  현대ㆍ기아차(이하 현기차)는 1996년 세상을 떠들석하게 했던 ‘막가파’ 인가 봅니다. 당시 필자는 경찰기자로 강남경찰서에서 막가파를 취재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만...(막가파가 범인 자신들이 만든 말인지, 경찰이 만들어낸 말인지 정확치 않지만 말이죠)
 기아자동차가 엊그제 이달 24일 출시할 신형 준대형 세단 K7의 시판가격을 정했습니다. 현대 그랜저TG보다 평균 200만원이 비싼 2830만∼4200만원이라고 합니다.
  현기차는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는 막가파인가 봅니다. 신차 가격 상승만큼은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브레이크 망가진(아니 아예 없는) 기관차라고 할까요.
  기아자동차가 2일 K7의 시전 예약을 개시하면서 영업점에 보낸 K7의 시판가격은 동급 현대차 200만원 이상 비싸게 나왔습니다.
  도요타가 지난달 한국에 진출하면서 보름 만에 3490만원 하는 캠리2.5가 2000대 넘게 계약되는 등 돌풍을 일으키면서 기아차는 K7의 가격을 조금 낮춰 그랜저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요.
 VG240 기본형인 디럭스가 2830만∼2930만원, 디럭스 스페셜이 3030만∼3130만원으로 결정됐다고 합니다.주력인 VG270모델은 3030만∼3130만원,스페셜이 3200만∼3320만원, 럭셔리가 3360만원, 럭셔리 프리미어는 3580만원이라고 하네요.모든 사양이 들어간  프레스티지 모델은 3540만∼3640만원, 프레스티지 최고급인 프리미어는 3850만원이라고 합니다. 최고급 모델인 VG350모델은 3860만∼4200만원이라고 하네요. 이와 함께 VG270 LPG 기본형은 2250만∼2350만원, 럭셔리 모델이 2440만∼2740만원, 프레스티지가 2690만∼2790만원에 판매됩니다.이 가격대는 동급인 현대차 그랜저TG Q240 기본모델의 2643만원과 최고급 모델인 Q330모델의 3938만원보다 200만원에서 240만원 가량이 비쌉니다.
 K7은 그랜저TG와 같은 플랫폼(차체)에 같은 파워트레인을 쓰죠.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같습니다. 물론 고급사양은 그랜저보다 조금 추가했지요. 쏘나타에 달린 걸윙 아웃사이드 미러 언 폴딩시스템, 오피러스에 장착했던 스티어링 휠 열선시스템을 달았지만 이만큼 가격을 올려야 하는 지 의문입니다. 가격 올리는 것은 막가파와 다를 게 없습니다. 국내 시장의 80% 이상 독점한 회사라면 충분히 이런 결정을 할만 하지요. 문제는 전 세계 연간 100만대 내수 시장이 있는 국가에서 한국만큼 신차가격이 올라가는 국가가 지구상에 단 한 곳도 없다는 겁니다.
 하긴 현대차가 국내에서 연간 12만대 이상 파는 신형 쏘나타를 지난 9월 내놓으면서 가격을 15%나 올렸는데도 어떤 정부기관이나 언론, 시민단체에서 아무도 이런 가격 상승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지요. 뿐더러 계약이 밀려들어 현재 백오더만 4만대 넘게 쌓여 있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에서 K7의 가격을 그랜저급에 맞춘다는 것은 역시 꿈이었나 봅니다.
 제가 보기엔 내년 나올 그랜저 신형은 평균 기본가가 3500만원이 넘고 고급형은 4500만원대가 될 겁니다.이럴 경우 거의 수입차와 가격이 비슷해지거나 더 비쌀 수 있습니다.신차 가격 상승에 브레이크가 없다는 겁니다.
 캠리2.5 가격은 관세만 없어져도 단순 계산했을 경우 3200만원 정도로 낮아 집니다. 내년 초 나올 쏘나타2.4 고급형 가격이 3200만원 정도 한다고 하니 캠리와 가격차가 전혀 없다고 보면 맞습니다. 문제는 캠리 정도의 검증받은 차인지가 관건이죠.
 요즘 시승하고 있는 쏘나타 풀옵션(엄청난 소음을 몰고 오는 썬루프 제외 사양)의 가격이 2985만원입니다. 지하주차장에서 만난 어떤 분이 ‘차 좋아 보인다’며 가격을 물어 ‘2900만원쯤 한다’고 대답했더니 1900만원으로 알아 들으시더군요. 그 분은 10년전 나온 EF쏘나타를 타셨는 데 ‘당시 구입할 때 격과 비슷하다’며 대답하시길래 ‘다시 2900만원’이라고 했더니 너무 놀라시더군요. ‘무슨 수입차 가격인가...’하며 돌아서면서 중얼거리는 표정이 기억 나네요.
 어제 도요타 시승회에서 만난 일본 라브4 개발 담당 수석 엔지니어에게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라브4가 잘팔려 현대차 투싼의 가격 상승에 제동을 걸었으면 합니다”라고 말입니다. 어이없는 웃음과 쓴웃음으로 끝난 대답과 주문이었지만 요즘 현기차의 신차 가격 상승은 해도 너무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참고로 현대차가 내년 3월께 미국에서 신형 쏘나타 가격을 얼마 올릴지 독자분들을 꼭 주목해주세요. 한국에서 올린 것만큼 미국 시장에서 올릴 수 있을지 말입니다.
 올해 7월 포드가 야심차게 내놓은 토러스는 기본형 가격은 대폭적인 성능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2만5995달러로 묶었지요. 국내에서 4400만원에 출시된 토러스 고급형의 경우 2009년 30,670$ 에서 신형이 31,170$로 2%도 채 안올랐습니다.
 국내에 들여오는 한국형 토러스 리미티드 모델은 여기에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비롯해 운전석 마사지 시트(멀티 컨투어 시트), 주크박스가 내장된 내비게이션, 파워 문루프 등이 추가가 됐습니다.
왜? 포드가 미국에서 신차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올리지 못했을까요. 그건 치열한 시장 경쟁 때문입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경쟁만큼 훌륭한 답은 없습니다. 공정위가 나서 독점이윤에 벌금을 매기고 언론에서 무리한 가격 상승을 지적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가장 좋은 해결책은 경쟁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 놓는 게 최선이 아닐까 합니다.
담번엔 현대차의 올해 영업이익을  신형 쏘나타 가격 상승과  비교해 분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