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금요일날 연대, 담주 금욜날 설대 발표나야지 나에게도 선택이 생기겠지만... (둘다 사회과학대)

나 인간적으로 의대 가기 싫어............. 글쎄...지방에 있어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만...

막연히 의대를 지원해서 가야겠다, 생각한건 아버지가 의료업계 종사자시고, 집안에도 의사가 너무너무 많아서 항상 무언의 압박을 받아왔거든... 의사 아닌 다른 직군은 사실 우리집에서 쳐주지도 않아... 그래서 \'아 나도 의사가 되면 아버지가 행복해 하시겠구나\'했어... 물론 의대가도 목표는 교수임...

근데 있지...........

난 11년 (군면제)동안 미친듯이 공부만 공부만 공부만...할 자신이 없는 것 같아...

우리 집이 못사는 것도 아니고... (솔직히 잘살아...내가 봐도 잘살아서 나 아니라 내 아들의 아들놈 까지도 걱정안하고 살 수 있을 것 같아...그래서 원래 꿈은 하고싶은 신방과 교수였음.. 병신같지만 나 원래 문과거등)

난 아무리 공부가 바빠도 틈틈히 친구들하고 번화가에 나가서 놀고싶고, 술도 퍼질러 마셔도 다음 날 수업 대충 들어도 학점 잘 나오는 대학 다니고싶고, 맛난 것 먹으러 맛집들 찾으러 다니고 싶고, 여친이랑 첫눈오면 그거 보고싶고, 싸우고 행복해하고 ㅅㅅ할 수도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고싶어.........난 피아노도 더 배우고 싶고, 몸도 만들고 싶고, 여친이랑 결혼도 25전에 석사 유학 미국으로 갈 때 하고싶고, 배우는 요리도 더 배우고 싶고, 소설도 영화도 쓰고싶어......... 근데 의대가면 저걸 다~~~~~~~~ 포기하고 시발 말 그대로 \'피튀기는\' 걸 업으로 삼고 살아야만 하자농... 내가 그래야만 하는 놈도 아닌데...

그래, 나도 인간인데... 집에 의사가 그렇게나 많은데 의사 프리미엄이 얼마나 큰 건지 잘 알지... 돈도 진짜 ㅅㅂ 포대기로 쌓으면서 버는 것 직접 봤고, 사돈에 팔촌까지 아프면 다 우리병원에 기어오고, 어딜가나 굽신굽신대고......... 근데 난 궁극적인 꿈은 교수야- 의대교수랑 일반 사회대 교수랑 봉급 차이도 크지 않은데..... 오히려 의대교수가 되는 것은 더 하늘에 별따기임...

내가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걸까?

물론 \'너 좋을대로 해야지 그게 네 인생이지\'라는 답변이 돌아오겠지만, 아버지도 그러시겠찌만 아버지 눈은 \'이 나약한 새끼 그래가지고는 어디가도 살아남지 못한다\'라고 말씀하시거든... 실은 며칠전에 저걸 고대로 말씀해주셔서 (술 같이 하시다가) 나 진짜 밤새 펑펑 울었다..................

형들....... 나 어떻게 해야해?

여기서 하나만 더 밝히자면 나 재수생이야... 원래는 미국 뉴욕대에서 신방과 전공하다가 휴학하고 한국 들어와서 교수하고 싶어서 연대 설대 지원했다가, 아버지가 압박하셔서 의대도 더 찔러서 지원한거임......... 이걸 왜 밝히냐 하면 신방과/언론의 공부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즐기는 거라는 걸 알거든? 근데 내가 의대공부는 정말.........하기가 싫다...

그래도 꾸역꾸역 해야하는 걸까? 나 후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