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시선으로 보고 있는 국내 전문가들

우선은 먼저 한차례 위기 속에서 GM은 미국 정부를 등에 업고 뉴 GM으로 재탄생되었지요. 타이틀보다 이제는 돈이 되는 쪽으로 움직여야 하니 GM으로써는 자체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었고요. 매각이나 몇몇 폐기 처분된 회사들 말고 해외 딜러망 축소 그리고 수입해서 팔게 되면 돈이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기에 소형차는 되도록이면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미국내에서 크루즈와 스파크가 생산되는 것은 미국 정부가 도와주기에 앞서 전제로 내세운 것들입니다. 미국에서도 생산되는 것은 GM의 의도보다는 미국 정부에 요구가 먼저라는 것이죠. 미국 정부는 자신들의 돈이 미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쓰여지고 있는 것을 한사코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산은과의 협상이 애매모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이지요.

오펠을 매각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GM이 지켜낼만한 자금이 없었기에 그리 된 것이고 설령 GM이 오펠을 지켜냈다 해도 이전의 양상과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겁니다. 오펠 등 GM유럽법인이 저 모양 저 꼴이 된 근본적인 원인들을 제대로 잘 알고 있겠기에 규모 축소나 공장 이전도 어느 정도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고 이를 눈치 챈 독일 정부는 결국 마그나에 손을 들어주게 된 것이고요.

지엠대우만이 예외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돈이 안 되면 이도 폐기할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정부의 개입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있고 이젠 GM도 돈이 되는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는 것. 지엠대우의 주력이 소형입니다. GM은 이런 소형차는 판매되는 현지에서 생산되는 것이 제격이라 생각하고 있고요. 이것은 GM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죠. 어느 회사나 동일한 패턴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독 GM만 그런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크루즈 엔지니어링 참여 역시도 1.6이나 1.8에만 해당되는 것이고 1.4T가 주력일 경우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미국내에서 출시되는 크루즈는 셋팅이 국내와 다르죠. 특히나 1.6은 이제 해외시장에서 볼 수 없게 되어 있고요. 홀덴도 크루즈 해치백이 출시되고나면 지엠대우에게서 더 이상 물량 공급을 받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도 주력은 1.4T. 국내에서도 1.4T가 주력이 될 수 있었다면 상황은 많이 달라졌겠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단종될 1.6이 여기서는 주력이니. 지엠대우나 GM만 탓할 문제가 아니란 것이죠. 국내시장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라이선스 요구가 애매할 수밖에 없는 것은 스파크 역시 마찬가지. 산은 측이 요구한 것은 자기들 입장에서만 죽어라 떠드는 꼴밖에 안 되는 것이죠. 겉으로 봤을 땐 대단한 걸 작심하고 물고 늘어진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 그리고 또 GM은 산은 지원금으로 중국시장이나 미국내 공장 증설에 투입하고 지엠대우를 버릴만한 입장이 못 됩니다. 시장이 중국이나 미국만 있는 것이 아니니까요. 여러 번 강조해 왔지만 지엠대우가 절실하게 필요한 곳은 지금 유럽시장입니다. 

라일리 사장 말마따나 상하이GM은 중국 하나만으로도 버거운 상태. 중국에 투자되는 돈은 향후 뷰익의 신 모델들에 집중되고 있고요.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선전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리는 상황인지라 소홀하게 취급할 수 없는 것이고 지금 다른 메이커들도 포커스를 중국에 맞추고 있습니다. 그 어디보다 경쟁이 치열한 곳이 중국시장이라는 것입니다. 시보레에다 유럽까지 챙길만한 여력이 지금으로써는 없다고 봐야 하죠. 좀전에 말한 것처럼 이 나머지 부분은 시보레가 책임지게 되는 것이며 그 중심엔 지엠대우가 있는 것입니다.

현재로써는 GM이 미국 정부 눈치를 봐야 회생이던 뭐던 되는 판이니 말들을 아낄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요. 미국내에서 당장 출시되는 모델들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이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차종이 크루즈와 스파크 입니다. 뉴 리갈 역시 기대하고 있고요. 내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확연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건 이젠  뷰익에서 시보레로 옮겨질 거라는 것. 뷰익보다 시보레가 더 강조될 거란 얘기죠. 

내년이면 기사들도 뷰익보단 시보레 신차들에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고요. 그러면 자연스레 지엠대우의 입지도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국내 전문가들이 말하는 주장들이 하나같이 어설퍼 보이는 것은 뭔가 중요한 것들이 빠진 채로 자기들 입맛대로만 지껄이고 있기 때문. 시장 상황을 제대로 직시하고 판단해서 말하는 것들인지 귓동냥으로 들은 걸 액면 그대로 믿고 생각없이 지껄이는 것인지.

겉으로 봤을 땐 산은이 요구하는 게 제대로 된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뭣 모르고 지껄이는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 오히려 무책임한 쪽은 GM이 아니라 산은 같다는 생각. 쓰다 보니 말이 길어졌네요.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