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의 C세그먼트 계획

...이래봐야 별거 없습니다.
별거 있어도 더위먹어서 길게 쓰긴 어렵지만요.

쌍용자동차는 상해기차 인수 이후인 2006년을 전후해 투싼 및 스포티지 등과 대결할 엔트리 레벨의 모노코크 기반 SUV 를 기획했습니다. 이 모델과 2000cc 신형 엔진인 D20DFT 를 조합한 것이 한때 쌍용의 사운을 좌우한다고 평가받던 C200 입니다.

그런데 동시기에 상해기차는 쌍용의 국내 라인업을 SUV 단일에서 SUV-승용차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중국산 소나타 경쟁차가 쌍용을 통해 들어온다며 언론에서 떠든 적이 있지요 아마.
이때 쌍용이나 상해기차나 국내 시장성은 반신반의였지만, 유가상승 크리의 치명성을 알고 있던 쌍용의 입장에서 볼때 수익원의 다변화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마침 모노코크 기반의 C200 도 있었겠다, 결국 동일한 섀시를 기반으로 한 C 세그먼트의 B100 계획이 발족합니다.
투싼이 아반떼의 섀시를 가져다 썼다면, 이건 그 반대인 셈입니다.

문제는 이미 기존 벤츠계 라인업 물갈이와 D20DFT 의 개발에 쫒기던 쌍용 입장에서는 국내 법규에 맞는 1600cc 급 가솔린/디젤을 모두 만들기 어려웠다는 겁니다. 투자를 더 하려 쳐도 수익이 없고 지원도 없습니다.
그래서 모기업 (...) 인 상해기차가 로버를 먹을때 같이 인수한 K 엔진 기반의 가솔린 라인업이 절충안으로 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돈이 듭니다.
상해기차가 제안한 것은 기존의 C 세그 모델인 로위 550 을 국내 생산하거나 중국에서 직수입, 쌍용의 유통망으로 판매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쌍용 입장에서는 그리 먹기 좋은 파이가 아닙니다.
결국 모계획인 C200 이 지속되고 주력 라인업인 엑티언-카이런이 빠르게 시장성을 상실하면서, B100 역시 근근히 명맥을 유지했습니다. 심지어 올해 초 발표된 쌍용 경영정상화안에서도 B100의 이름은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개발이 지속되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C200 이 있으니 B100도 만들수 있다-정도, 사실상 뚜렷한 실체는 C200 + K 엔진. 그리고 아이신 트랜스미션의 조합 (루머) 정도 이상은 없을 겁니다.
결국 쌍용이 총 1조 5천억에 달하는 차세대 차종 개발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B100 자체는 완전히 묻혀버렸습니다.

어차피 제대로 데이터 나온게 계획 뿐이긴 합니다만, 생각보다 아는 분들이 드문 거 같네요. 조금 의외인듯

ps : 상해기차의 체어맨 W 카피인 로위 R95 역시 처음에는 한국에서 가져다 썼습니다만, 국내 라인이 사실상 정지하자  자연스럽게 중국제로 그 자리를 메꾸고 있습니다. 애초에 체어맨W는 주주들에게 제공된 설계 및 기술 유출차종에 포함되어 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수순입니다만.
중국 내에서도 벤츠 기반의 엔진이나 트랜스미션 등 핵심기술에 대한 꽤나 복잡한 토론이 오갔습니다. 출시 가능성까지 포함한 장광설이 나온게 지난 상하이 모터쇼 때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