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항상 뜬금없이 나타나는 꼬마횽이다.

뭐 갑자기 왜 이슈가 되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갑자기 타이어 이야기가 꽃을 피우네.

그간 이야기되어오던 타이어에 대해
내 아는 바를 이야기해보도록 하지.


1. 실리카 타이어란.
기존의 타이어용 합성고무에 중요하게 들어가는 것이 일종의 탄소합성물인데 비해 (그래서 타이어가 시커먼 거야.)
실리카 재료의 비율을 높인 것을 실리카 타이어라고 하고.

장점으로는 열변형이 매우 적다는 점. 열성능이 좋다는 점이 있고.

단점으로는 균질도높은 배합 (컴파운드)를 만들어내기 힘들다는 것이 있어.
(기존의 카본블랙이 합성고무에 잘 녹는 재질임에 비해, 실리카는 그렇지가 못해. 그래서 컴파운드에 균일하게 섞여들어가게 하기가 힘들지.
 이게 기술이니만큼 실리카 비율이 높은 타이어가 최근에서야 대두되고 있는 것이고. 당연히 일반 타이어에 비해 값도 비싸지.)


2. 실리카 타이어의 장점에 대해서.
위에 말했듯이 실리카 비율이 높아지면, 타이어의 열변형이 적어지고, 열성능이 좋아져.

열변형이 적어지는 것으로 인해 잡을 수 있는 장점이 바로 wet 트랙션 성능 향상이야.
일반적으로 추운 겨울, 젖은 노면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타이어의 온도가 적정수준에 이르지 못하게 되면서 딱딱해지고 성능이 떨어지게 되지.
실리카 타이어의 경우에는 일반고무 재질에 비해서 비온날, 추운 겨울날, snow 노면 등에서 좀더 나은 트랙션 성능을 보여줘.

발열 성능은 연비와 어느정도 연관성이 생기게 되는데..  실리카 타이어의 경우 발열량이 적어.
발열이나 소음=에너지손실. 이 정도는 이해하겠지? 회전저항이 줄어드는 게 바로 이 저발열 컴파운드 때문인 거고.
(회전저항과 트랙션은 별개의 성질이야. 회전저항 줄어든다고 트랙션이 좋아지는 그런 건 아님.) 일반적으로 최대 5% 정도 향상효과를 보인다지.

이것 외에도 열변형이 적고, 저발열 구조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장점으로 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있고.
어느정도 마모가 진행되더라도 초반과 비슷한 성능을 보일 수 있어.


3. 그럼 실리카 타이어 쓴다고 떨어지는 부분은?
자 그럼.
실리카 타이어를 써서 떨어지는 성능은 무엇이 있을까?

정답은.
저렇게만 물어보면 \'없다\' 내지는 \'모른다\' 야.



4. 왜 \'상대적으로 실리카타이어로 인한 성능손해\'에 대해 \'모른다\' 내지는 \'없다\'라고 대답할까?
타이어의 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상당히 많지.
사이즈, 콤파운드(배합), 내부 철심의 집적도나 구조, 트레드 부분의 경도, 트레드 패턴, 사이드월의 경도, 사이드월의 패턴 등등

저 요소들 하나하나에 다양한 trade-off 성격의 성능들이 대치하고 있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일반적으로) 트레드가 단단해지면 내구성과 소음이 좋아지지만, 종방향 트랙션이 감소하고,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하에. 일반적으로) 사이드월이 탄탄해지면 횡방향 트랙션-핸들링은 좋아지지만 승차감에서 손해를 보게 되고,
접지력이 좋아지면, 상대적으로 소음이 커지고 연비가 떨어진다던가.
하는 식으로.

저 모든 요소들의 복잡한 함수로 결정되는 것이 타이어의 성능인데.
단순히 실리카타이어라고 해서 뭐가 떨어진다.. 라고 말할 꺼리가 없으니까.
실리카타이어라 하더라도 다른 설계요소로 인해 소음이 클수도, 작을수도 있는것이고. 승차감이 좋을수도 나쁠수도 있는 것이지. 제동거리가 길수도, 짧을수도 있는 것이고.

다른 모든 설계요소들을 무시한 채 실리카를 썼다고 무슨 성능이 줄어든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지?
더군다나, 회전저항 감소로 인한 연비향상을 차치하고서라도, wet 트랙션 성능은 일반적으로 향상되는데?



5. 꼬마횽의 결론은?
- 대우차가 실리카 타이어 안쓰는 단 한가지 이유는 (특히 내수에)
   원가 때문일 확율이 99%이다. 
   지엠대우 연구소가 개짱구가 아닌 이상, 국내에서 제동거리 따위보다는 연비가 상품성지수에 대한 영향도가 더 크다는 걸 모를 리 없으니까.
 
- 물론 현대차 실리카타이어. 당연히 실리카로 얻는 잇점을 차치하고라도
   다른 설계요소 역시 연비세팅에 치중한 타이어일 확율이 크다. 따라서 제동거리나 핸들링이 그닥 좋을 턱이 없고.

- 왜 그렇게 생각하냐고?
  R&H밥 10년 먹은 내 경험상으로는,
  어차피 현대든 기아든 대우든 쌍용이든 르삼이든 간에, 대부분의 일상용 양산차는

  \'무조건\' 유럽향에 비하면 내수 타이어가 \'제동거리가 길고 핸들링 성능이 나쁘\'거든.
  애초에 유럽향과 내수향은 제동거리 목표 타겟 자체가 다르다.
  유럽타겟이 40m면 내수는 42m나 43m까지도 허용하는 식이지.
  대신 연비나 소음, 내구에 치중하기 때문이지. 그게 국내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취향이고.

- 일반적인 일상차 용으로, 연비는 잘 나오지만 트랙션이 떨어지는 타이어/ 트랙션은 좋지만 연비가 떨어지는 타이어. 두 종류의 타이어가 있을 때
   자동차회사의 단 두 부서, 조안성능/제동성능 두 팀을 제외하고는 전 부서가 전자를 선호한다. 
   결과적으로 늘어난 제동거리와 줄어든 핸들링 성능은 조안,제동팀이 실책으로 덮어쓰게 되고, 
   향상된 연비는 P/T 관련 부서의 공으로 돌아가지. 
   이 파워게임은 결코 뒤집어질 수 없는 절대불변의 진실이다. (씨발)

- 대우는? 대우도 똑 같애.
  예전의 구라세티, 레죠, 매그너스에서부터 마크리, 라프, 향후 신차에 이르기까지 내수는 트랙션 성능 신경 덜 써.
  지엠의 global requirements에도 market 특성별 차이는 인정하거든. 물론 타이어도 마켓별로 다 다르지. 북미용/유럽용/내수용.

  자체 엔진 하나도 없다고, 연비 나쁘고 출력 나쁘다고, 맨날 외부에서 욕 들어먹는 대우 P/T 팀과,
  그나마 칭찬 가끔씩 들어먹는 R&H팀. 둘 중 어느쪽이 파워가 셀것 같애? 
  모든 자동차회사에서   P/T >>>>> 나머지 팀이야.  대우도 마찬가지고.



\'실리카 타이어는 다른 모든 성능은 유지한 채, 연비만 향상시킨 것이다\'라는 소리도 결국 개솔이고.
\'실리카 타이어는 연비향상에만 집중한 채, 트랙션 성능이 개판이다. (우리 대우는 그렇지 않다.)\' 라는 소리도 결국 개솔.


두줄 결론.
어차피 거기서 거기인 연비 집중 타이어야. 원가에 따라 실리카를 썼나 못썼나 그 차이일뿐.
서로 쓸데없는걸로 싸우지 말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