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9일 독일 서부의 작은 도시 멘덴. 거리에는 퍼레이드가 펼쳐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자동차 한대가 퍼레이드를 펼치던 사람들을 향해 돌진했다. 이 사고로 2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의 조사 결과 사건의 직접적 원인이 “운전적에 앉아 있던 노인의 반응 신경 쇠퇴로 인한 미숙한 대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이처럼 노인 운전자의 교통 사고는 세계 각국에서 수 년전부터 눈에 띄게 늘고 있다. 80세 할아버지가 간선도로에서 역주행하다 마주오는 차와 정면충돌해 숨지는 사고가 있는가 하면, 스코틀랜드의 75세 할머니는 번화가 대로에서 시속 8㎞로 달리다 경찰에 신고당했다. 우리나라도 인구의 고령화 추세에 따라 노년층 운전자 수와 교통사고 발생건수도 해마나 증가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청 최근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교통사고 발생 건수는 2006년 1만957 명에서 2007년 2만1134명, 지난 해에는 2만3049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해 고령자 교통사고 발생비율은 전체 교통사고 발생건수의 10.7%를 차지하는 등 열명중 한명이 65세 이상 고령자다. 이 같은 통계 결과는 노년층 운전자 비율의 급증도 한 몫하고 있지만 그보다 순발력 등과 같은 신체적 반응도나 응급 상황 발생시 위기 대처 능력 등 고령 운전자의 부주의에 의한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고령 운전자에 대한 국내의 면허 관리 대책은 딱히 없는 형편이다.

프랑스의 경우 60세 미만의 운전자에게 5년마다, 61세 이상 75세 미만의 고령 운전자에게는 2년마다 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55세 이상 운전자를 대상으로 ‘55+프로그램’이라는 교통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도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경우 적성검사 주기를 단축 하거나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등 고령자 운전면허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 적성검사 개선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지만, 고령 운전자의 반발 등을 우려해 신중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내에서는 지난 3월부터 경기도 31개 지자체를 중심으로 ‘실버마크’를 배포,차량에 부착하도록 했다. 실버마크란 65세 이상 어르신이 운전하는 차량에 부탁하는 마크로 어르신이 운전하고 있으니 양해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구 고령화 속도 세계 1위 대한민국. 노인 운전자가 급증하는 만큼 노인 운 전자에 대한 안전 문제 대책 역시 시급한 논의가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선진국들의 사례처럼 노인 운전자가 면허를 갱신할 때 별도의 안전 교육을 실시하는 등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추진돼야 할 때다.
조용직 기자/yjc@heraldm.comㆍ오영경 인턴기자/amourkyung@naver.com






2030년에는 인구의 20%이상이 65세이상 노인이라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