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룡터널 입구였다.

바닥에 배를 깐 흰색 램보가 내 옆을 지나갔다.

얌전하게 속도도 없이 지나가는 램보 뒤로 나는 차선을 옮겨 따라 붙었다. 램보좀 볼라고...

기분이 흐믓해지면서 램보 엉덩이를 따라가는데.

여차저차 다른 차들이 끼어들고 나도 램보를 놓아주었다.


긴 터널 진입.

전방 200m 경에 아까 그 램보가 가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한참 램보에 대한 아름다운 상상을 하는 순간,


갑자기 내 차 뒤에서 오토바이 굉음소리가 3~4초간 진동을 하며 들려오는 게 아닌가.

나는

램보생각 잡생각하다가 골로 갈 수 있다는 생각과 함께

오토바이 굉음에 어이쿠 조심해야지 하면서 오토바이가 빨리 내 차를 추월해 가기를 기다렸다.


근데.

10초가 지나도 오토바이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백미러를 보아도 뒤에 오토바이는 없었다.


그 오토바이 굉음은.

저기 200m 앞에서 램보가 악세레다를 밟은 소리였던 것이다.

그 소리는 터널에서 진동을 하며 내 귀에 마치

뒤에서 오는 오토바이소리라는 착각을 일으켜버렸는데.



ㅋ

램보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