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인데 딱히 같이 친하게 지낸것도 아니고... 한달에 따로 말 해봐야 기껏 서너번..?
암튼 그냥 그런 사이였는데... 얘가 가정형편이 정말 어려워서 원래는 대학 안가고 중소기업 취업해서
지가 벌어서 지가 먹고 살았는데.. 수능 직전에 중소기업 나와서 대학 가겠다고 4년제 대학을 갔음..지잡대긴 하지만;


걔 금,토,일 밤 8시~새벽 4시까지 호프집에서 서빙하면서(존나 바쁨 한번 놀러가봤는데 숨 쉴 틈이 없어보임)
그렇게 한달에 40만원 받는데, 그 중에 25만원으로 방세 나가고 15만원으로 먹고 삼...
보증금 백만원도 없어서 진짜 티비에서나 나올법한 쪽방에서 화장실이랑 샤워실도 밖에 공동으로 쓰고..

보일러 쓰면 한달에 몇만원 더 줘야되는데 그거 낼 돈이 없어서..내면 굶어야되니까 -_- 15만원으로 한달 먹고산다 생각해보셈;; 보일러도 안쓰고 찬물로만 씻고 전기장판 하나 켜서 자고.. 안에 뭐 탁자 하나 놓을 공간도 없어서 공부도 못하고
대학에서 공부하는 두꺼운 책도 그냥 전기장판 옆에 쌓아뒀더만; 놓을데가 없어서;



근데도 이놈 나를 친구라고 부산에서 지 보러 여기까지 왔다면서 술값 몇만원 지가 낼려고 하고(물론 말리고 내가 냈지만;)
떠나는 날 아침에 잠시 기다려보라더니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먹을거 사서 부산 가는 길에 먹으라며
주고... 하루에 5천원씩으로 30일을 버터야 되는데..편의점에서 그거 사면 지는 하루 굶어야되는데...


아시바..이런 친구도 있는데..슈발...

얘 그 후에 얼마 있다가 얘 생일 때 부산 내려왔는데 얘 이렇게 힘든거 다 본 내 친구놈들이

저녁 먹자며 두당 3만원짜리 부페 가버림.. 딱 봐도 걔 생일이라고 뭐 사줄 놈들도 아닌거 같아서 난 일부러

무슨 일 있다며 집에서 저녁 대충 먹고 그 돈으로 걍 걔 생일 선물로 티 하나 사다가 뒤에 합석했음...

그리고 얼마전에 다시 가족들 땜에 걔 있는 진주에 올라갔는데 걔가 나 볼 때 선물로 준 티 일부러 갈아입고 왔음...

존나 감동적..

친구 많이 있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진짜 한두놈 밖에 없어도 이런 진국인 놈들만 있으면 되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