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 자동차가 여직원 성희롱 소송에 휘말려 무려 600만달러에 이르는 거액의 패소판결을 받았다.

알라바마주 몽고메리 연방지법은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중견간부로 일해온 전 여성직원 태미 에드워즈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과 관련, 579만달러(약 77억원)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다.

몽고메리 연방지법 배심원단은 지난 1일 평결작업 끝에 79만5,000달러의 배상금과 함께 징벌성 배상금 500만달러를 추가로 지급하라는 이례적인 조치를 내렸다. 이와함께 성희롱 혐의를 받아온 에드워즈의 상관 마이크 스와인들에 대해서도 1만달러의 징벌성 배상금 판결이 내려졌다.

징벌성 배상금(punitive damage)은 비록 민사적인 경우라 할지라도 공익에 반하는 악의적인 근거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민사법원이 추가로 내리는 징벌성 조치다.

OJ 심슨이 1994년 부인 니콜 심슨과 그의 남자친구 론 골드먼 살해사건과 관련해 LA카운티 형사법원에서 무죄로 풀려난 뒤 골드먼 유가족측에 의해 제기된 LA카운티 민사법원 소송에서 이들의 사망에 따른 책임을 물어 3,000만달러가 넘는 징벌성 배상금 조치가 내려진 바 있다.

이번 에즈워즈측의 소장에 따르면 스와인들은 에즈워즈가 입사한 지난 2006년 1월부터 성희롱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는 자신의 신체 일부를 에즈워즈 몸에 갖다대는 등의 성희롱이 5개월 넘게 지속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에즈워즈 변호인측은 “에즈워즈가 끝내 다른 중견간부에게 이러한 사실을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성격인 만큼 참으라’는 조언을 들어야했었다”고 말했다.

여성동료로부터는 ‘무관심하게 처신하면 끝내 스와인들이 포기할 것’이라는 조언까지 들었다고 소장을 통해 밝혔다.

그럼에도 스와인들의 성희롱은 끊이지 않았다. 참다못한 에즈워즈는 결국 상부에 이러한 사실을 보고했다. 하지만 이 결과는 오히려 그녀에게 보복조치로 되돌아왔다.

힘겨워 도무지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주어졌고 결국 이로인해 에즈워즈는 병가를 내야만했다는 것이 그녀 변호인측의 설명이다.

한편 미주 현대법인의 부사장이자 법률고문인 릭 닐은 이번 거액의 패소판결과 관련해 “실제 현대의 직장환경과 정반대되는 법원의 결정이 내려져 무척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측은 항소여부를 즉각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