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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화천군 간동면 용호리 마을 입구 도로변에 ‘사육장에서 탈출한 곰이 출현할 수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산나물 채취 철이 왔는데도 반달가슴곰이 나타날까봐 산에 가지 못해요.”

26일 화천군 간동면 용호리 마을 입구 도로변에는 ‘사육장에서 탈출한 곰이 출현할 수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또 산 속에서 곰을 만났을 경우 행동요령이 적힌 안내문이 함께 설치돼 있다.

반달가슴곰이 활동하고 있는 용호리와 구만리, 하남면 위라리 삼화리 마을 주민들은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출몰한 반달가슴곰을 언제 어디에서 만날지 몰라 산나물을 채취하는 계절이 왔는데도 용화산을 오르지 못하고 있다.

산 밑에서 양계장을 하고 있는 김영환(50)씨는 “곰으로부터 양계장을 지키기 위해 밤마다 승합차를 세워 놓고 차 안에서 보초를 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말께 반달가슴곰이 양계장을 습격해 사료통을 뜯어내는 등 6, 7차례 피해를 입었으며 지난달 23일과 27일 밤에도 곰이 한바탕 소란을 피운 뒤 달아나 적잖은 피해를 봤다.

이처럼 지난해 7월부터 용호리와 구만리 등 용화산 줄기의 마을에 곰이 출몰하면서 주민들은 새벽과 해가 진 이후 입산은 물론 산과 인접한 농경지에는 무서워 가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최승만(42) 용호리장은 “농장에서 탈출해 2년째 산을 헤집고 있는 곰 때문에 산나물 채취도 못하고 생활에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주지방환경청과 화천군은 반달가슴곰의 양계장 습격사건 이후 이달초부터 곰 전문가인 국립공원관리공단 멸종위기복원센터(지리산 반달곰팀) 직원 3명을 지원받아 양계장 뒷산 등 곰의 이동로로 추정되는 곳에 트랩와 덫을 설치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산림이 우거지는 이달 말까지 반달가슴곰을 생포하지 못할 경우 산림이 우거지는 5월에는 산나물 채취자와 등산객 등의 안전을 위해 포수 등을 고용해 사살할 방침이다.

탈출 사육곰은 2006년 5월 출생한 암컷 반달가슴곰으로 2007년 9월 사육장을 탈출한 뒤 지난해 8월 화천군 용호리와 구만리 일원에서 목격돼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펼쳤으나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