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4-16 20:09

[앵커멘트]

많게는 10억대에 이르는 최고급 외제차를 몰고 심야에 광란의 질주를 벌인 의사와 고소득 자영업자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자신의 승용차를 과시하고 스트레스를 풀기위해 목숨을 건 레이스를 펼쳤습니다.

홍석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외제차 수입여대가 어두운 도로를 가득 메웠습니다.

출발신호가 떨어지자 굉음을 내며 총알같이 튀어 나갑니다.

차량 두 대가 최고 속도로 달려 승패를 가리는 일명 \'드래그 레이스\'

400여m 직선도로를 시속 200km가 넘는 속력으로 내달리는 데 10여 초 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경주를 위해 도로를 막고 심지어 교통제어기를 조작해 출발신호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불법 경주에 참여한 이같은 고급 외제 승용차들은 전조등과 차량엔진 등을 튜닝하게 되면 수십억 원을 호가합니다.

경주에 참여한 사람은 의사와 약사, 프로골프선수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이었습니다

주로 중고차 판매 사이트 등에서 자신들만 아는 암호로 경주 날짜와 장소를 정했습니다.

임진각 자유로와 통일대교, 인천공항 고속도로가 주무대였습니다.

[녹취:폭주 차량 운전자]
"차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차량 성능 테스트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경주를 하게 됐습니다.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한번 달리고 나면 스트레스 해소가 되거든요."

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자동차 소음에 밤새 시달려야 했습니다.

[인터뷰:장지선, 폭주족 소음 피해자]
"소음을 계속 내 잠을 못 자 가지고 112에 50번 정도 신고를 했습니다. 소음이 하도 커 가지고...경주를 하니까."

경찰은 700여 차례가 넘는 불법 경주를 주도한 혐의로 황모 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29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불법 자동차 경주로 도박이 이뤄진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홍석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