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GM대우는 작년 당기순손실 8757억원에 당기순손실 1조2675억원(법인세 차감 전)을 기록했다. GM대우 관계자는 “3분기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했지만 1분기 때 해놓은 환헤지로 인한 손실이 4분기 들어 눈덩이 처럼 불어난 결과”라며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인한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식을 벗어난 실적”이라며 “차 판매가 부진으로 어려운에 봉착한 쌍용차와는 달리 영업이익을 내고도 파생상품으로 2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입은 기업은 유래를 찾을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02년 10월 설립된 GM대우의 2007년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6728억원이다. GM대우의 설명대로라면 법인 설립 이래 지금까지 벌어들인 수익을 지난해 파생상품으로 인한 손실 한 방(?)에 날려버린 셈이다.

예상을 뛰어넘는 손실액에 업계에서는 GM대우가 미국 GM본사로 자금을 흘려보낸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용대인 한화증권 연구원은 “GM대우가 상장사가 아니라 면밀한 자료검토는 할 수 없지만 공개된 자료만으로도 정상적인 자금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이런 구조에서는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해당 지자체들도 어떤한 지원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필수 대림대학 자동차학과 교수는 “생산의 92%를 수출에 의존하는 GM대우가 환헤지로 인해 큰 손실을 봤다면 상대적으로 GM본사는 큰 이득을 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손해를 볼 것을 알면서도 3ㆍ4분기에 1분기 당시의 헤지 기준을 유지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GM대우의 감사를 맡고 있는 안진회계법인은 8일 보고서에서 “현재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9645억원 초과한 만큼 경영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GM대우가 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켜 자산과 부채를 정상적인 사업수행과정을 통하여 회수하거나 상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