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결함 관련 리콜 요구에 GM대우 \'묵묵부답\'으로 일관
국토해양부 리콜 조사 결과에 따라 회사에 치명타 될 수도

준중형차 ‘라세티 프리미어’ 사용자들이 서울모터쇼장에서 GM대우에 집단 항의를 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예정이어서 주목되고 있다.

라세티 프리미어는 지난 2월 20일 본지가 단독 보도한 내용처럼 미션 결함 문제로 소비자들에게 원성을 듣고 있는 차종이다. 그러나 GM대우는 공식적인 리콜 없이 개선을 요구하는 구매자들에게만 조용히 변속 프로그램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라세티 프리미어 사용자들은 본격적인 집단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라프(라세티 프리미어) 미션 리콜을 위한 소비자 모임’은 오는 4월 4일 서울모터쇼가 열리는 일산 킨텍스 전시장 앞에서 강력한 항의내용을 담은 현수막 게시와 함께 유인물을 나눠줄 예정이다.

과거 품질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차량에 불을 지르거나 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OICA(세계자동차공업연합회)가 공인한 서울모터쇼에 소비자들의 집단 항의가 발생하는 사례는 없었다.

이 모임의 운영자는 “GM대우 마케팅 담당자를 직접 만나 문제점을 설명했으나 담당자는 아무 것도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면서 “공식 리콜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때 어떤 행동을 할지도 알려주었지만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었다”고 설명했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리콜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은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GM대우는 라세티프리미어 구매고객에게 진실을 말하라’라는 제목의 이슈 청원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청원은 서명 인원 목표를 1000명으로 정했는데 지난 3월 31일 마감시한까지 1024명이 서명해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한편 국토해양부는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라세티 프리미어 관련 민원이 빗발치자 리콜 예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항의하는 내용은 주로 변속기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라세티 프리미어가 가속 때 RPM(엔진 회전수)만 올라가고 차는 잘 안 나가는 증상을 대부분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GM대우 측의 답변은 소비자들의 항의내용에 따라 달라지고 있어 신뢰감을 떨어뜨리고 있다. GM대우는 미션 교체 이유에 대해 ‘출시 후 고객반응을 보니 다이내믹한 운전을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차량 출시 후 불과 한 달 여 만에 새 미션 생산에 들어갈 거라면 미리 충분한 테스트를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GM대우는 또한 ‘토크컨버터 교체로 성능이나 연비에 전혀 차이가 없고, 다만 불편을 느끼는 일부 기 출고 차량 고객에게만 미션 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나아진 성능을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성능에 차이가 없다면서 ‘나아진 성능’을 경험하게 해준다는 말 자체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라고 지적을 하고 있다.

이러한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지자 GM대우는 ‘개발하고 보니 수출용 모델과 내수용 모델의 차이가 없어 미션을 교체했다’거나 ‘수출용과 내수용 모델을 따로 개발했으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한 가지로 통일했다’고 해명하고 있다.

GM대우의 이 같은 행보는 美 정부로부터 회생안을 거부당한 모기업 GM의 상황과 맞물려 국내 판매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GM의 자금난으로 수출에 급제동이 걸린 GM대우가 내수시장에서마저 외면당할 경우 회사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