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현대·기아자동차는 미국 시장 진출 이래 처음으로 점유율 7.6%에 달했다. 빅3(GM·포드·크라이슬러)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이외 유럽이나 신흥시장에서는 판매가 줄고 있다. 이처럼 절대 판매대수가 계속 감소하면 공장가동률이 떨어져 고정비 부담으로 힘들어진다. 더구나 원화 약세라는 호재가 얼마나 지속될 지도 알 수 없다.

결국 이런 위기를 탈출하려면 신규 매출과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게 중요하다. 이런 경쟁력의 일환으로 후진국 자동차업체에 대한 플랫폼(차체 뼈대) 라이선스 판매를 제안하고자 한다.

플랫폼은 자동차의 뼈대를 이루는 하부구조를 말한다. 자동차의 기본 성격과 품질·원가·안전 등 중요한 속성들이 이 플랫폼에 의해 결정된다. 주요 자동차 메이커들은 예외없이 수십 년에 걸쳐 독자 플랫폼 기술이 있다. 핵심 기술이기에 인수나 전략적 제휴를 하지 않고서는 외부로 유출시키지 않는다. 디자인과는 달라 이런 플랫폼을 개발해 주는 외부 컨설팅업체도 없다. 신생 자동차 메이커들은 플랫폼 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애를 태운다. 품질과 성능이 검증된 플랫폼만 있으면 자체 디자인한 차체를 얹은 독자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중국 상하이차가 쌍용차를 인수했던 것도 플랫폼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서다. 국내 최초의 국산차로 알려진 현대차 포니도 당시 미쓰비시 소형차의 플랫폼을 라이선스로 사 와서 디자인만 바꾼 형태였다.

시간을 돌려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올라 가 보자. 1980년대 중반 미·일 정부 간 대미 수출 자율 규제 협약에 따라 일본차의 수출 물량은 연 180만 대로 규제된다. 이에 따라 일본 자동차 메이커들은 수출차 고급화와 현지공장 설립에 몰두한다. 마쓰다는 수출 전략차로 막 개발을 끝낸 소형차 \'121(국내명 프라이드)\'을 폐기할 계획이었다. 당시 플랫폼이 없어 국내 승용차 시장 대응에 고심하던 기아차는 121을 한국에서 만들기로 했다. 포드에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하는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이 아이디어는 성공을 거둬 세 회사 모두 막대한 이익을 냈다. 그러나 가장 큰 수익은 마쓰다가 거뒀다. 설계도면 판매, 대당 로열티 징수, 핵심부품 판매, 잉여 인력 파견에 따른 기술 자문료 등으로 수년간 막대한 현금을 챙겼다. 스스로 수출이 어려운 지역에는 기아차 수출을 가능하게 해줘 \'수출 허용료\'까지 챙겨갔다. 일본 부품업체들도 동일한 방법으로 수익을 냈고 그 덕에 당시 어려운 경영 상황을 견뎌낼 수 있었다.

중국·인도의 자동차 업체들은 이러한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싶지만 아직 기술 수준이 낮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선진 업체의 인수합병에 열을 올린다. 인도의 타타가 재규어를 인수한 것과 중국 업체가 볼보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자국의 저렴한 생산비와 선진 메이커의 플랫폼 기술을 접목시켜 좋은 품질의 저가 소형차 시장에 독자 진출하기 위해서다.

여기에 윈윈(Win-Win) 해답이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중국과 인도에서 전략적 파트너를 정해 지금처럼 기존 모델의 단순 현지 조립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소형차 플랫폼을 제공하고 그들이 독자 모델을 만들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이럴 경우 현대차와 현지 파트너, 소비자까지 모두 승자가 될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이들이 현대·기아차의 해외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하지만 이는 기우다. 어차피 세계 시장은 한두 업체가 독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현대·기아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저가 시장과 지역을 파트너를 통해 간접 지배할 수 있다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이런 패러다임을 바꾸는 변혁이 현대·기아차그룹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경쟁력이 될 것이다.

※중앙일보 기사인데..이 기사 내용을 동의하는지 반대하는지 자유롭게 의견을 달아보자구~!!

난 구형 플랫폼을 라이센스 방식으로 판매하는건 동의해..
신형 플랫폼을 공유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도 좋지만, 중국-인도 업체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무기로 
워낙 싸게 팔잖아..아무리 서로 윈-윈한다고 해도 결국은 주요시장에서 맞붙게 될텐데 품질에서는 월등하겠지만
가격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면 결코 유리할 수만은 없다구..!
특히 현대의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기차유한공사 같은 경우는 독자 플랫폼을 개발하겠다..
해외 브랜드 인수하겠다고 난리치고 있는데 값싸고 품질 좋은 신형 플랫폼을 함부로 팔 순 없다구..
(신형 쏘나타[프로젝트명 YF]에 쓰이는 Y4 플랫폼은 세계에서 가장 값싸고 품질 좋고,
 강성이 좋다는 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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