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기아차 글로벌경쟁력 숨은조역 현대모비스
- 첨단기술 집약된 모듈부품, 완성차 경쟁력 이끌어
- "올해 연구개발 프로젝트 350여건 달해"

올해 현대모비스가 진행하는 연구개발(R&D) 프로젝트는 몇건 일까. 10건? 20건? 답은 무려 350건이다.

질문 하나 더. 완성차 1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모두 몇개일까. 답은 2만여개다. 자동차 제조원가의 70%는 부품이 차지한다. 완성차의 가격 및 품질 경쟁력에는 결국 현대모비스 같은 부품업체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김필수 교수는 "결국 부품개발 없이는 완성차의 성능개선은 애초에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세계 차시장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전략은 현대모비스(012330)가 숨은 조역 역할을 얼마나 톡톡히 수행해내느냐에도 크게 영향을 받는다.

◇ 車산업 위기극복 아이콘은 `부품경쟁력`

최근 중국정부는 향후 3년간 100억 위안을 투입해 자동차 기술혁신과 부품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재무부도 완성차업체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에 이어, 자동차 부품업체에 대해서도 50억 달러 규모의 지원자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각국 정부가 자국의 자동차 부품산업의 육성과 지원에 나서는 이유는 완성차산업 경쟁력의 원천이 바로 부품산업이라는 판단에서다.

송상훈 교보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정몽구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지속적으로 `품질경영`을 강조하면서 전반적인 부품업체의 경쟁력이 향상되어 왔고, 그 결실이 `제네시스`와 같은 수준의 차로 연결됐다"며 "현대모비스의 기여도는 상당한 것으로 평가된다"고말했다.

세계 자동차 부품업계는 지금 인수합병(M&A)을 통한 전문화와 대형화가 확산되고 있다. 원천기술과 고효율·친환경차 부품의 기술적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또 전자와 IT가 융합한 형태의 고부가가치 제품이 등장하면서 미래성장동력 역할을 하는 블루오션의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국내 부품산업의 경우, 최대 부품업체인 현대모비스가 중심이 돼 신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모듈기술과 생산능력 면에서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가 친환경차와 지능형차에 대응하는 부품경쟁력으로 세계무대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홍동희 현대모비스 기술연구소장(부사장)은 "올해 신제품과 신기술 부문에서 총 350여건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면서 "부품축소, 신소재적용 등 부품설계 단계에서부터의 획기적 개선을 통해 성능은 높이고 제품원가는 절감하는 데 연구개발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 현대모비스는 현대·기아차 `품질수문장`

현대모비스는 첨단 모듈제품을 통해 완성차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기아차의 신모델 라인업은 차량 1대당 40% 가량 현대모비스의 모듈과 부품으로 채워지고 있다. 다시 말해 현대모비스가 만드는 모듈의 품질과 기술력이 완성차 품질을 상당 부분 좌우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국내는 물론 현대·기아차(000270)가 진출한 해외 생산기지 곳곳에 현지 모듈생산공장을 구축하고 있다. 이 생산기지를 통해 생산된 모듈제품은 지금까지 아반떼, 로체, 쏘나타, 싼타페, 쏘렌토, 모하비, 제네시스는 물론 최근 출시된 신형 에쿠스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히트한 현대·기아차의 주요 차종들에 적용되어 왔다.

특히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6년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크라이슬러의 지프 랭글러 차종에 대단위 모듈인 `컴플리트 섀시모듈`을 공급하며 전세계를 깜짝 놀라게했다.

현대모비스는 모듈에 적용되는 핵심부품인 에어백, 브레이크 시스템, 변속기, 조향장치, 램프 등도 직접 개발·생산함으로써, 모듈부품의 성능을 한 단계 높여가고 있다.

이와함께 현대모비스는 미래 자동차의 핵심분야로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 기술과 차량지능화에 대한 대응작업에도 본격 착수했다.

임채영 현대모비스 모듈사업본부장(부사장)은 “현재 하이브리드차용 핵심부품인 구동모터와 통합 팩키지모듈(IPM)의 양산 준비에 돌입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부품들은 하이브리드차 전용부품 중에서 기능 기여도 부분에서 8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핵심적인 부품이다. 특히 앞으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와 연료전지차에도 함께 적용할 수 있는 공용품이기도 하다.

◇ 명차(名車) 신형 `에쿠스`의 출발점

현대차가 최근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고 야심적으로 내놓은 신형 `에쿠스`는 엄격한 품질과 첨단 신기술로 무장한 모듈부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현대모비스가 신형 `에쿠스`에 장착하는 모듈은 크게 운전석모듈과 섀시모듈이다.

차체 뼈대를 이루는 섀시모듈에 적용한 에어서스펜션, 알루미늄 소재 특수암 등은 훨씬 개선된 승차감과 차량 경량화를 통한 연비 효율 개선효과를 가져왔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제동장치의 자체 통풍기능을 향상시켜 차량 떨림을 억제하고 제동력을 높이는 `벤틀 레이티드 디스크`나 주행상황을 비교 판단해 바퀴를 자동 제동함으로써 조향성능을 높인 `첨단 전자식 브레이크(ESC)` 등도 이 모듈에 숨어있는 첨단장치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