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체리자동차(奇瑞 치루이, Chery)가 브랜드의 다양화로 시장에서 보다 높은 인지도를 얻기 위해 2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MPV와 SUV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렐리(威麟 웨이린, Rely)와 고급모델들로 해외시장에 주력할 리치(瑞麒 루이치, Riich)가 그것. 이로서 체리자동차는 먼저 선보인 농촌시장 전용브랜드인 캐리(开瑞 카이루이, Karry)와 함께 총 4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게 되었다.

새로운 브랜드가 추가되어 시장 배분이 가능해진 만큼 체리 자체는 소형차 시장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는 A1, A3, A5와 일명 마티즈 짝퉁 자동차인 QQ까지 10대의 소형차 라인업을 갖추었으며 QQ의 3도어 버전인 QQme를 비롯한 산샹펑윈2(三厢风云2)와 량샹펑윈2(两厢风云2)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캐리 브랜드는 중국 내 미개척 대규모 시장인 농촌시장을 위한 라인업을 맡는다. 이는 각종 메이커들의 본격적인 농촌시장 경쟁에 앞서 선점효과를 노리기 위한 것이다. 특히 중국 중앙정부가 농촌지역 소비자들의 배기량 1.3ℓ 이하 저가차 구입을 촉진시키기 위해 판매가격의 10%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빠른 성장을 기대되는 시장이다. 현재는 요우이(优翼), 요우야(优雅), 요우파이(优派), 요우요우(优优)의 라인업을 갖추었다. 향후 요우파이의 리무진버전과 요유진(优劲)을 출시하는 등 요우시리즈를 강화시켜나갈 계획이다.

렐리 브랜드는 체리의 가장 부실했던 MPV와 SUV모델만을 전문으로 한다. 현재는 동팡즈즈(东方之子)Cross와 한후3(悍虎3) 등의 체리모델에 엠블럼만 바꿔 출시하는 상태에 불과하지만 향후 B13, H13 등을 출시하여 라인업 강화에 매진할 예정이다.

리치 브랜드는 준중형 이상의 고급차만을 생산한다. G6가 바로 리치 브랜드의 시작을 알리는 모델. 전장x전폭x전고 각각 4,968x1,845x1,526mm이며 2,820mm의 휠베이스는 현대차의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위치하는 크기이다. 엔진은 2.0리터 터보엔진과 V6 3.0리터 자연흡기엔진이 준비되며 각각 170마력/23.9kg.m와 195마력/28.3kg.m를 발휘한다. 90km/h정속주행시 연비는 12.1~13.1km/L수준. 배기가스 기준은 유로4와 国4를 만족한다.

외관은 체리 엠블럼이 아닌 리치 엠블럼을 사용하여 기존모델과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전면부는 분할그릴과 분할 헤드램프를 적용하여 통일성을 강조했으며 외관 곳곳에 중국인의 취향에 맞춰 크롬을 대폭 적용했다. 후면부는 링컨 모델을 연상시키는 가로줄 크롬이 적용되었으며 LED램프와 듀얼 배기파이프를 적용시켰다. 휠은 17인치사양이며 215/55 R17사이즈의 타이어와 매칭된다.

특히 뒷좌석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각종 전자장비 및 안전장치를 대폭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체리 측은 아우디 A6L 2.4 모델보다 동력성능에서는 부족하지만 탑재된 편의장비에서는 부족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30만~100만위안(약6,150~2억500만원)에 거래되고 있는 아우디 A6보다 최고 1/5수준의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국 소비자는 물론 해외 소비자까지 공략해 보이겠다고. 리치 G6의 현지가격은 18만~22만위안(약3,690~4,510만원)에 책정되었다.

한편 지난 1월 3만 5천대의 매출을 기록하여 월간 판매대수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체리자동차는 올해 판매대수를 41만 9천 대로 전년대비 17.7%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체리는 올해만 16가지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체리, 지리, BYD와 같은 메이커들은 소도시에 본사를 두고 카피자동차를 제작 판매하여 크게 성공한 대표적인 소규모 메이커이다. 하지만 이제는 국가자동차기업들과 비교될 정도로 대규모를 자랑한다. 카피자동차 메이커라는 과거를 지우기 위해 새로운 엠블럼과 브랜드, 독자모델출시와 해외메이커 인수 등 끊임없이 발전을 위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는 중국자동차 메이커의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