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10만 마일 품질 보증` `1년안에 실직하면 되사줘`

`1년 안에 실직하면 되사준다`는 현대자동차의 파격 마케팅이 미국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미국 실물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심리를 적절히 파악해 능동적으로 대처한 결과라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올해 초부터 리스나 할부를 통해 새 차를 구입한 고객이 1년 내 실직 등 경제적, 신체적 어려움에 처하면 자동차를 반납받는 이색적인 판매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할부금이나 리스료를 잘 내던 고객이 갑작스러운 어려움을 당했을 때 할부 리스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반납을 받아주는 것이다. 다만 향후 납부할 대금과 중고차 가치의 차이가 7500달러(약 975만원) 이내일 때 가능하다.

실제 영업점에서도 이 프로그램에 대한 고객 반응이 뜨거웠다.

지난 9일 오후 현대차 디트로이트 사우스필드 영업점에서 만난 딜러 리안 짐스 씨는 "현대차의 차 되사주기 캠페인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점을 찾아오는 고객에게 혜택을 설명하면 `그런 혜택도 있느냐`며 크게 만족하는 예가 많다"고 말했다.

이날 영업점을 찾은 한 소비자는 "현대차 구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매장을 찾았는데 이 같은 혜택을 들으니 귀가 솔깃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짐스 씨는 "일단 소비자들이 들어오면 이미 알고 있는 10년-10만마일 품질 보증에 대해 설명한다"면서 "이 혜택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서 차를 되사주는 캠페인을 설명하면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도 귀가 솔깃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11일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대차 부스에서 만난 존 크라프칙 현대차 미국법인장은 "미국 소비자 가운데 50%가 자동차 구매를 연기하고 있다"며 "그 50%를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75%가 `직장을 잃을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파격 마케팅에 따른 비용 증대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보험사인 워크어웨이와 제휴하기로 결정했다. 크라프칙 법인장은 "워크어웨이가 리스크에 대한 정밀한 분석과 함께 다년간의 노하우를 갖고 있어 리스크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이 같은 노력으로 올 1월 현대차 웹사이트 클릭 수는 50% 증가했다. 권위 있는 자동차 사이트인 오토모티브에서는 현대차에 대한 구매 의향이 15%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판매량도 작년 1월에 비해 20%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현대차의 공격적 마케팅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있었다.

덴소 미국법인에 근무하는 김만순 씨는 "10년-10만마일 보증은 이미 빅3가 엔진 등 일부 제품에 대해 영구적인 보증을 해주면서도 알리지 않았던 부분인데 현대차가 이 부분을 잘 잡은 측면이 있다"면서 "실직자 차를 되사주는 마케팅은 굉장히 위험 부담이 큰 방법으로 업계에서는 결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제네시스가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도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현순 현대차 부회장은 "제네시스는 이미 미국시장 충돌 안전성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연비가 좋으면서도 안전한 차로 평가받고 있다"면서 "경기가 조금만 풀리면 제네시스 판매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크라프칙 법인장은 "이번 수상으로 현대차도 크고 고급스러운 차를 만드는 브랜드라는 사실을 인식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른 차에도 제네시스를 만들었던 정신이 깃들면 미국 시장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