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급차는 껍데기만 국산?\'

자동차 부품회사 컨설팅업체인 \'서플라이어 비즈니스(supplier business)\'에 따르면, <U>현대차</U>의 대형SUV인 베라크루즈에 들어간 핵심부품 100여 개 대부분이 외국 제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차체 부품은 ZF(<U>독일</U>), 변속기는 아이신(<U>일본</U>), 연료분사·와이퍼 시스템은 보쉬(독일), 배기 계통은 포레시아(<U>프랑스</U>), 베어링류는 쉐플러(독일), 램프·안테나는 옴론·하라다(일본), 발전기·점화코일은 덴소(일본), 에어백은 오토리브(<U>스웨덴</U>), 레인(rain)센서·좌석벨트는 TRW(<U>미국</U>), 4륜구동 계통은 보그워너(미국)·JTEKT(일본)가 공급하는 식이다.

이처럼 고급 부품을 전적으로 외국 업체에 의존하는 이유는 국내 완성차 회사가 이미 검증된 외국회사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국산 완성차 회사들이 고급차를 만들면 만들수록 외국 부품회사 이익만 챙겨주고, 국내 부품회사는 저가(低價)부품만 만들다 고사(枯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완성차 생산량 세계 5위인 <U>한국</U>의 부품회사들은 2007년 전 세계 100대 자동차부품회사 순위에서 빠져 있다. 100위권 내에 <U>미국</U>이 30개, <U>일본</U>이 26개, <U>독일</U>이 21개, <U>프랑스</U>가 7개 회사를 올려 놓고 있지만, 한국은 <U>현대모비스</U>(27위), <U>만도</U>(76위) 2곳뿐이다. 그나마 현대모비스는 이미 만들어진 부품을 덩어리(모듈)로 만들어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전달창구\'이기 때문에, 사실상 만도가 100위권 내 유일한 한국회사인 셈이다.

서울대 경영대 김수욱 교수는 "완성차 업계의 발전은 부품 업계의 뒷받침 없이 불가능하다"며 "지금이라도 부품업체의 기술력과 몸집을 키우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산업 발전은 곧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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